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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는 삶에 홀리다 - 손철주 에세이
손철주 지음 / 생각의나무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글맡에서
눈이 나빠져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시야가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야가 좁으면 어떻게 될까. 나쁠 게 없다. 보이는 것만 보면 된다. 본다고 다 보이지도 않는다.
귀가 나빠져 병원에 갔다. 의사는 가는귀라고 걱정했다. 큰소리치기를 바라지 않거니와 들리는 것만 들으면 된다. 듣는다고 다 들리지도 않는다.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모았더니 책이 되었다. 보고 들은 바가 적다. 게다가 희고 곰팡슨 소리다.
아뿔싸. 문 열자 봄이 가고 버들개지가 진다. 구름 가고 구름 와도 산은 다투지 않는데, 봄이 오고 봄이 가면 삶은 이운다. 짧아서 황홀하다. 말하고 싶다.
글맡에서 4-5
들어가는 글이 너무나 시적(詩的)이며 인상적이다.
그의 미술 이야기는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글귀는 곱씹어볼수록 아름답다. 어떤 풍경이나 사건도 내게는 낯선 한시(漢詩)들이 읊어 나오며 엮어지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