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도시에서 길을 찾다 - 부부가 함께한 유럽 문화 기행
권순긍 지음, 최선옥 그림.사진 / 청아출판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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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유럽하면 갈증이 났다.

정작 한참을 파리에서 살다온 친구는 ‘박물관이 많은 유유럽은 과거의 나라‘라며, 불평을 해댔지만 너무나 볼거리가 많아 오래 머물며 제대로(이 제대로 본다는 게 불가능하단 걸 알면서도 말이다.)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아예 그곳에서 몇 년을 살면서,  가고 싶었던 도시, 자꾸만 더 보고 싶은 박물관, 미술관 들을 돌아다니며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그러나 직장 생활에 오랜 시간을 낼 수 없는 지라 여행이라 하기엔 부끄러운 보름간의 관광을 다녀온 뒤로 그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싶은 마음에 유럽 여행에 관한 책들을 많이도 봤다. 이 책도 그런 생각의 내게 눈에 띄었다.

 

이 책에 나오는 부부가 그래서 너무나 부러웠다. 게다가 여행 후 게다가 남편은 글을 쓰고, 아내는 사진과 그림을 맡아 책까지 낼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가 말이다. 다소 무뚝뚝한 국문학과 교수님의 글이 읽을 수록 새록새록 잘 들어오고, 사진도 수준급 이상이다.

나와 같은 생각의 갈증으로 아예 부다페스트를 베이스캠프로 두고 1년 간 24번의 비행에 70여개 도시를, 150여 일간 여행했단다. 이 책은 그 중 골라뽑은 13개 대표도시의 역사, 문화, 예술에 관한 이야기이다. 파리, 로마 기타 등등의 유명(??) 도시는 두세 번씩 반복해 돌고 와우~~!! 정말 내가 원하는 게 바로 이거야 싶었다.

그래서인지, 우리 나라 사람들이 제일 가고 싶어하는 도시, 파리도 이렇게 정의된다.

 

파리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규정하는 것은 어렵지만 굳이 의미를 찾는다면 ‘근대’의 상징적인 도시라는 것이다. 로마는 분명 고대와 중세의 중심이었고, 피렌체는 르네상스의 중심이었다. 그리고 파리는 근대문화의 중심이자 그것을 확대 재생산한 곳이다.

근대성의 수도, 파리 中 180


파리에서 가장 좋은 곳이 어디냐 물으면 서슴없이 몽마르트르Montmartre 언덕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파리의 중심축을 이루는 개선문에서 콩코르드 광장을 거쳐 루브르에 이르는 곳은 너무 위압적이고 피 냄새가 난다. 그리고 파리의 상징 에펠탑은 거만하고 도도하여 이방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너무 자기중심적이어서 지배와 식민의 역사를 공인하지 않았던가. 숱한 프랑스인들이 이 성당에서 감사를 드리고 식민지 개척에 열을 올렸을 것을 생각하면, 성모의 자비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몽마르트르 언덕은 어느 누구라도 거부하지 않고 받아 준다. 마치 우리네 오래된 골목처럼 정겨운 곳이다. 그래서 우리도 파리에 갈 때마다 편안한 마음으로 즐겨 찾는다.

정겨운 파리의 산동네, 몽마르트르 언덕 中 200-201



마지막의 부다페스트는 1년 간의 생활 근거지였던 터라, 여지껏 그저 관광지에 해당하는 정도의 헝가리 수도를 상세하게 이야기하고 있어 그 곳에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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