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장마리도르, 파리의 작은 창문
김지현 지음 / 달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사실 김지현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뮤지션인 그의 오빠 홈페이지를 통해 이 책이 출판된 것도 알고 있었다.

그냥 그림을 전공하는 정도...?였는 데다 그저 그런 파리 유학기라고 생각했는데, 프랑스어도 거의 할 줄 모르는 그녀가 어학연수부터 시작하여 고군분투하여 설치미술을 학위 심사를 패스하는 동안의 오랜 파리의 모습이 전개된다.

예상 외의 넓은 인맥(??^&^)으로 사람들과 접하며 파리 유학 생활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 차분한 글로 읽혀진다.

 

 


비 오면 우울해 죽겠지? 그래도 좋아해야만 해. 그렇지 않고는 파리에서 살 수가 없거든.


그러면서도 그는 누구보다 우울한 파리의 공기를 힘들어했다. 앓는 소리를 하며 몇 주간 잠적하고 나타나서는 ‘이거 한 번 들어볼래?’라며 새로 만든 음악을 내놓았다. 몸 안에 쌓여 있던 우울함을 꺼내 작업으로 소화시키고 다시 웃는 얼굴이 파리지앵으로 돌아오는 과정. 그의 감정을 흔들어 놓던 파리는 이미 그의 손바닥에 있는 것 같다. 파리의 우울한 날씨와 사람들의 풍경이 그에게는 작업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그도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까. 그는 파리를 떠나 있으면 그 우울함마저 너무나 그립다고 했다. 내 파리에서의 생활이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예전에 재형 오빠가 했던 얘기들이 나에게도 똑같이 돌아왔다. 돌고 도는 감정의 순환은 파리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게 하고, 그럴수록 작업의 농도는 더욱 짙어졌다. 비가 와도 그러려니 하게 되었고, 어둡고 긴 겨울이 지나면 어느 순간부터는 또다시 헤죽헤죽 웃오 있을 거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우울은 파리가 주는 최고의 선물 中 315-318


‘지독하게 우울해. 겨울엔 온도는 서울보다 따뜻한데 습도 높은 음산한 추위 뼛속까지 시려’

파리에 10여 년을 살다온 친구가 하던 말이 생각나게 하는 말이었다.^^ 이 장마리도르 통신을 읽고 있으니, 그 우울한 도시가 더 살고 싶어지는 건 왜일까?


각설하고, 계속 그리운 그곳을 떠나왔지만 파리의 기운을 담은(??^^) 좋은 미술 작업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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