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 20대와 함께 쓴 성장의 인문학
엄기호 지음 / 푸른숲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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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간 중 베스트셀러였던 ‘청춘’에 관한 책을 읽으며 왠지 납득되지 않는 무엇인가 개운치 않은 느낌이었다. 그러다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는데, 아~ 너무나 막연한 꿈이 문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며 들었다.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징글징글한 청춘의 이야기들을  

 

이들이 생각 없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전혀 다르게 경험하고 판단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 (240p)

라고 한 것 처럼 실지로 덕성여대와 연세대 원주 캠퍼스 학생들과 과제로 또는 토론으로 생각해본 청춘에 관한 내용들의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가볍지 않은 주제로 이야기하는 청춘들이 안타까워 보인다. 

 

고려대 김예슬 선언을 보며 느끼는 감정들을 보면서 서연고/서성한/중경외에서 SKY하늘대니까...지잡대에 속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이들의 이야기가 꽤나 처절하게 들린다.


착취조차 당하지 못하고 완전히 잊힌 존재가 되어 한번 쓰이지도 못한 채 용도 폐기될지도 모른다. 이들은 자신이 잉여가 될지 모른다는 공포를 넘어 이미 하루하루의 삶에서 자신들이 잉여로 만들어지고 있음을 경험하며 자학하게(55p)하게 되는 이들에게 고려대 김예슬 선언은 차라리 사치일 수밖에 없다.  

바쁜 척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스펙을 위해 이리저리 분주하게 쫓아다니는 지금 대학생들의 삶이야말로 적극적 수동성의 대표적인 예 247

로 취부해버리며 열정을 네가 하니 ‘삽질’로 격하해버리고, 열정을 순식간에 냉소가 되게 해버리는 이 사회에 살고 있는 청춘들이 서글프게 느껴진다.


왜 지금까지 자기가 살아온 것을 한순간에 부끄러워해야하는가? 이것은 이제껏 피땀 흘리며 살아온 자신의 삶에 대한 모독이다. 아무도 이렇게 일방적으로 타인의 삶을 재단하고 평가할 권리 따위는 없다.

김예슬 선언을 보면서 다른 대학생들에게 너희는 왜 움직이지 않느냐고 질타하는 사람들은 다른, 보통의, 많은 대학생들이 어떻게 고군분투하며 살아가고 있는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 사회의 맨 꼭대기만 살아남는 구조에서 한 번도 제대로 셈이 되어본 적이 없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지금까지 이들이 우리 사회의 계산에 포함되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은 생각하지 않고 갑자기 너희는 왜 이 셈법에 항의하지 않느냐고 질타한다. 이들은 지금까지 자기들도 셈에 넣어달라고 필사적으로 노력해왔는데 말이다. 졸지에 자신들이 하던 모든 노력은 비겁하고 바보 같은 짓이 되고 만다. 바보같이 편입하려고 기를 쓸 것이 아니라 멋있게 탈주를 꿈꾸라고 한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이 체제로부터 ‘탈주’할 바깥이 없다. 이들은 이미 바깥으로 내쳐진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착취당할 권리’조차 박탈당했다. 그래서 이들은 바깥이 아니라 안으로의 편입을 위해 목숨을 걸고 노력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들은 착취조차 당하지 못하고 완전히 잊힌 존재가 되어 한번 쓰이지도 못한 채 용도 폐기될지도 모른다. 이들은 자신이 잉여가 될지 모른다는 공포를 넘어 이미 하루하루의 삶에서 자신들이 잉여로 만들어지고 있음을 경험하며 자학하게 된다.
- 우린 아직 인간이 아니다 中 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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