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미술관
이은 지음 / 노블마인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미술관의 쥐]라는 책을 재밌다고 추천을 받았었는데, 읽어보지 못했다.
그의 미술관에 관한 다른 책을 이번 기회에 접했다.
미술과 사진을 전공하여 미술학 박사인 작가답게 역시 이번의 추리소설도 미술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아내와 다투고 난 나간 아침에 나의 미술 평론 때문에 인생을 망쳐버렸다고 하는 아내를 납치한 이의 요구에 따라 숨 가쁜 하루가 지나간다. 
 

패러디는 좁은 의미로는 문학이나 미술이나 음악에서 어떤 원작을 모방하여 풍자나 익살의 효과를 노리는 것을 말하고, 넓은 의미로는 원작의 모방을 통해 원작에 대한 경의를 표하거나 새롭게 해석하는 일‘ 이라면, 표절은 ‘창작에 대한 절도’ 행위 (52p)라고 한다.
영향은 내적인 것으로 ‘내면’을 자극하는 것이고, 패러디는 외적인 것으로 ‘외면’을 자극하는 것입니다.(141p)  

 

  “일반적으로 서양 근대미술과 우키요에의 관계는 ‘영향’으로 설명하지 ‘패러디’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영향과 패러디는 확실히 다르고요.”
“그래? 그 차이가 뭐지? 한번 설명해봐.”
“저는 학교에서 패러디와 영향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어떤 집에 아버지와 아들이 있는데, 그 아버지는 시도 때도 없이 코를 후비는 버릇이 있습니다. 이때 아들이 아무 이유도 없이 아버지와 똑같이 코를 후비면 단순한 모방입니다. 하지만 패러디는 아들이 아버지의 그런 모습이 보기 싫어서, 아니면 더 우스꽝스럽게 따라하려고, 두 손가락으로 코를 후비거나 발가락으로 코를 후비는 겁니다.”
“영향은?”  

“아버지의 그런 더러운 습관이 아들의 행동 전체에 파급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방 청소를 안 한다든지 잘 안 씻는다든지, 이럴 때 어머니는 이렇게 말합니다. ‘넌 어쩜 그렇게 아빠를 닮아서 더렵나.’ 이게 바로 영향입니다. 서양 근대미술 화가들이 그림을 그릴 때 우키요에를 많이 참조했지만 이것은 영향을 받은 것이지 패러디의 차원이 아닙니다. 영향은 내적은 것으로 ‘내면’을 자극하는 것이고, 패러디는 외적인 것으로 ‘외면’을 자극하는 것입니다.”
- P.M. 01:00 中 140-141p

패러디와 표절에 대한 정의를 창작과 모방, 패러디와 표절의 차이를 이야기하며 모든 예술 작품이 진정한 독창성과 창조성이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있는 추리소설이다. 

이런 주인공을 열심히 쫓아다니다 보니 직접 주인공이 문제를 풀게 되는 그림들의 도록이 있는 것이 책을 읽는 재미를 한층 더 있게 해주고, 끝까지 숨 가쁘게 읽고 난 다음의 마지막 부분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예상치 못한 엔딩은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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