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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의 여행법 - 딸과 함께 떠난 유럽 사진기행
진동선 지음 / 북스코프(아카넷)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열흘 동안이라는 짧은 기간동안에 운전을 하며 전시회와 비엔날레를 돌아보며, 빛이 중요한 새벽 촬영까지...쉽게 할 수 없는 고단한 일정의 사진가의 여행법이다.
얼마 전 그의 사진집을 접하게 되었다. 사진의 느낌이 좋았었는데, 이번에 이 책을 만나 읽어보게 되었다. 함께 사진작업을 하는 딸과 함께 떠나는 사진여행에서 늘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은 ‘사진 여행에서 찍은 사진은 평범한 여행사진, 혹은 관광엽서 같은 사진이어서는 안 된다. 사진가의 사유와 철학이 배어나야 하고 무엇보다 사진가 자신이 드러나는 사진이어야 한다.’(159p)한다는 것이다.
각 사진마다 사진에 관한 정보가 친절하게도 담겨있다.
책의 말미에 도움말 [사진 여행을 떠나려면]의 내용은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고민하는 렌즈에 대한 내용 등과 실제 여행 중에 사진을 찍을 때 이동 중이나 빛 때문에 다들 너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밤과 새벽의 촬영, 대도시 촬영이나 인물, 풍경 사진 찍을 때의 팁이 짤막하게 정리되었지만 알차다.
길은 그를 대하는 사람에 따라 풍경을 달리 드러낸다. 사진가에 따라 흑백으로 대하는 이가 있고, 컬러로 다가가는 이가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것을 훗날 사진의 연주인화에 의해 나타나지만 길 위의 풍경이 컬러 이미지인지 흑백 이미지인지, 빛, 색, 구도, 조형은 물론 초점, 노출, 디테일까지도 길이 사진가에게 보여주고 사진가가 길을 보았던 시선 속에서 결정된다. 모든 사진은 ‘되돌리는 시선’이다. 그때 그 자리에서 보았던 것을 또 다른 시선으로 되돌리는 것이 사진이다.
-유로기행5ㅣ로맨틱 가도 93-94p
걸으면 걸을수록 점점 더 구시가지의 좁은 골목길에 매료된다. 촬영의 어려움, 노출의 어려움, 프레임의 어려움 등이 있지만 가장 사진다운 사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심의 뒷골목은 밝음과 어둠이 공존하는 ‘빛의 향연’이다. 사진의 생명도 존재도 그곳에 있으며, 오로지 사진으로 만날 수 있는 도드라지지 않은 삶의 이야기들이 그곳의 빛과 어둠 속에 있다.
이런 길들을 만날 때면 거의 황홀경에 빠져 셔터를 누르기에 내 사진들은 대부분 도심의 이면 도로에서 탄생한다. 좁고 긴 길은 사진적 원근감perspective을 갖고 있어서 좋고, 그 원근감 속에 사람이나 사물 등 뭔가를 담을 수 있어서 좋다. 특히 좁을 길 어느 곳에 점점 멀어지고 사라지는 지점을 둘 수 있는 것이 좋다.
-유로기행6ㅣ인스부르크에서 109-110p
계속 되는 그의 길에 관한 이야기에서 지난 번 봤던 그의 ‘길’에 관한 책 [그대와 걷고 싶은 길](예담.201004)에서의 사진이 자꾸 생각이 난다.
하지만 어떤 말보다도 그의 이야기는 그의 사진이 이야기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