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그 황홀한 유혹 - 마음을 두드리는 감성 파리 여행
최도성 지음 / 시공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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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知人 중에 해외에 나가면 파리여야만 한다는 이가 있다. 그를 생각하며 웃었는데, 솔직히 내게도 짧게 다녀왔던 유럽 여행에서 프랑스, 아니 파리의 인상은 강렬해서 나가 살게 된다면 파리에서 얼마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그곳에서 오랜 유학생활을 하고 온 친구는 음산한 겨울 날씨며 몇 가지 이유를 들면서 한사코 만류했지만 말이다. 
 

이 글에서도 이런 이야기들을 들은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 나온다.

  파리에 처음 왔을 때 이곳에서 1년쯤 살아봤으면 어떨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이 생각엔 변함이 없는 걸 보면 파리는 분명 매력적이고 유혹적인 도시임에 틀림없다. 도통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분위기와 거리 자체가 예술인 도시 파리. 고만고만한 오래된 건물 사이로 올려다보는 하늘은 서울에 비해 훨씬 넓어 저절로 숨통이 트인다. 그래서 언제나 파리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마음이 그곳으로 내닫는다.

  그렇다고  파리 거리가 서울의 거리보다 더 깨끗하고 센 강이 한강보다 더 나아보이는 것은 결코 아니다. 잠시라도 긴장을 풀면 어느새 나의 호주머니를 휘치고 지나가는 반갑지 않은 꼬맹이들, 도시 곳곳에 아무렇게나 널려진 담배꽁초와 쓰레기 그리고 개들이 남겨놓은 배설물 등 결코 살기 좋은 도시는 아니다. 지하도 조명은 음산하기까지 하고 각종 오물 맨새가 코를 자극하며 센 강의 탁한 녹색 물빛 등을 생각하면 파리의 로망은 저 멀리 사라진다. 더구나 대부분의 건물이 오래되어 낡았고 계단은 좁아 걷기가 불편하다. 엘리베이터가 있어도 두 사람만 타면 벌써 배가 벽에 닿을 정도로 협소한데다 요란한 기계음과 수동 개폐 등의 불편함이 곤혹스럽기만 하다.

결점이나 오점까지도 기꺼이 파리를 사랑한다.

  그럼에도 몽테뉴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오랜 역사 속에 있는 예술의 향기 때문이리라. 오랜 시간을 들여 정성스럽게 만든 때 묻은 도시가 전하는 자연스러움이 도시의 결정마저 쓸어내린 것이다.

  그렇다고 또 파리가 낡고 고리타분만 한 것만은 아니다. 개선문이 있는 에투알 광장(Pl. de l'Etoile)에서 곧게 뻗은 샹젤리제, 몽테뉴, 카퓌신 거리에는 샤넬, 루이비통, 카르티에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명품숍들이 행인의 얼을 빼놓는다. 노상 카페에서는 영화에서 갓 튀어나온 멋쟁이 배우들처럼 파리지앵들이 연인과 담소를 나눈다.

  이렇듯 파리는 이중성의 도시인 것이다.

- 이중성의 도시, 파리 中 155-158


파리에 가보고 싶었던 사람도, 살고 싶었던 사람도 이 책을 보면 다시 한 번 그런 생각에 불을 붙일 것 같다.

물론 맨 먼저 파리하면 많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떠오르는데, 이름만 소개되고 대표적 몇 개만 이야기하고 있다. 그보다 이 책은 파리 도심을 몇 개의 부분으로 나뉘어 소개하고 있어, 면면의 지역에 얽힌 역사를 살펴보고 역사적 장소들을 두루 구석구석 살펴보고 있다.  노트르담 성당의 시테 섬에서 시작해, 파리의 많은 다리들을 걸어보고, 카페 기행을 하고 예술의 장소들을 돌아보는 등 소소한 볼거리가 많다.  

마지막 장에서는 고흐와 관련된 오베르와 모네의 지르베니, 몽 생 미셸로까지 파리 근교를 둘러보며 파리 기행을 끝내는데, 상세한 지도와 함께 역사적 장소들을 함께 걷는 느낌이다.  

부록으로 있는 파리 시내지도와 파리 여행 정보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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