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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디자인 산책 ㅣ 디자인 산책 시리즈 1
안애경 지음 / 나무수 / 200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핀란드라는 나라에 대해 아는 것은 종이 한 장도 못된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속해있고, 호수와 숲이 많은 나라 정도.
그러던 그 나라를 교육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들 때문에 요즘 간간히 들었는데, 이번에는 디자인에 대한 내용으로 접하게 되었다.
책을 읽어갈수록 드는 생각 하나
'부.끄.럽.다.’
우리는 이렇게 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
인간(人間)보다 자연(自然)이 우선되는 생각 자체가 몸에 밴 핀란드 사람들.
자연을 우리가 빌려 쓰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그들의 생활 곳곳에 배인 실천이 가져온 아름다운 디자인이 아닌가 싶다.
건물 하나도 허투루 올리지 않고, 조명으로 더욱 빛나게 하는 그들의 마음 씀씀이가 예쁘다.
일회용품 사용을 극히 않으며,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도 일상이 디자인이며, 디자이너와의 소통(048p)을 생각한다.
공원을 만들면서도 청소년 놀이 공간과 노인을 위한 휴식 공간 등 색깔이 분명한 공간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배려한다. 땅이 숨쉴 수 있도록 사람들이 다니는 거리는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고 돌을 사용하며, 광고판 등도 함부로 요란스럽게 나서는 일이 없다.
벤치 하나를 바꾸는 데도 디자이너에게 의뢰를 해 몇 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바꾸며 조사를 하고, 같은 디자인이라도 도심지와 공원의 벤치 색깔 자체를 바꾸어주며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그들이 디자인 정신이 우리에게 놀랍다. 또, 아주 넓은 도로도 직선이 없이 자연의 모습을 닮은 그네들의 생활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한편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앞 다투어 뽐내려 도시 미관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튀는 색상과 디자인으로 올라가는 우리 나라 도시의 미관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전에도 일관성 없는 도시 디자인에 소리를 높이는 디자이너들이 있었지만, 아직은......이라며 일축해버린 일이 있었긴 했다.
한 번 망가지면 다시 고치기 힘든데 말이다.
그도 가끔 한국을 들를 때 머물게 되는 집에서 겪었던 새집 사건과 차도에 까지 튀면서 물놀이를 하는 공간을 만드느라 그늘을 치워버린 광화문의 광경에 섬뜩해한다.
춥고 겨울이 긴~~~ 어둡고 암울한 기후(295p)의 이 곳의 사람들이 따뜻할 수 있는 것이
물질을 생각하기 전에 먼저 인간을 먼저 생각한다. 그래서 옛날과 현대 작업이 나란히 공존하면서 균형을 이루고, 같은 자리에서 어색하지 않게 동등한 대접을 받는다.
1-4 에코 디자인 中 078p
예술은 일상의 연수이라는 것을 살아갈수록 점점 더 느낀다. 핀란드 사람들은 예술과 디자인에도 실용성이라는 리얼리티가 담겨 있어야 한다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난 이런 삶의 배경에서 사람들 누구나 예술가이고 디자이너이며 철학자임을 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3-3 친구의 날 中 280p
이런 생각이 몸에 밴 민족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름도 낯선 그녀는 일선에 있는 디자이너로서 디자이너들과 가까이 할 수 있는 모양이다. 멋진 디자인 작품들의 사진도 좋고, 교육이나, 사우나 등 그곳의 일상들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고, 그 곳에 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4계절의 이런저런 모습이 인상적이다.
언젠가 핀란드를 방문할 기회가 된다면“왜 교회같이 구는가?”(185p)하며 동양인으로부터 항의를 받았던 음악회가 열리는 빛이 아름다운 교회‘뗌펠리아우끼오 교회(즉, 암석교회)’도 꼭 보고 싶다.
스스로를 대접하는(048p) 마음으로 일회용 컵이 아닌 머그컵에 커피 한 잔을 마셔보는 여유를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