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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주세요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월
평점 :
'인간을 좋아했던 적이 없'는, 자살을 생각하고 어설프게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는 육아원 리리카의 첫 번째 편지가 끝나가기도 전에 묘하게 J.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가 떠올랐다. 물론 키다리 아저씨의 주디보다 훨씬 비관적 사고 방식인 듯이 보이기도 하지만, 육아원 선생님들은 명랑한 인간으로 규정되어 있는 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물론 다른 점도 있다. 먼저 경제적 도움보다는 정신적 도움(?)을 주기 위해 모토지로가 먼저 편지를 시작했다는 점과 언제나 답장을 주고받는 사이라는 것이다.
어설프게 시작했던 그 편지들이 편한 어투로 바뀌면서 어느 누구에게도 얘기 못할 내용까지 털어놓은 사이가 된다. 물론 절대 만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그래야만 '남녀의 성별을 뛰어넘어 참된 친구가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이루어지고 있긴 한 친구사이이지만. 물론 만나지 않기로 한 그 배후에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지만...
여러 곳에서 책 소개를 보고 뭔가 개운치 않은 두 사람의 관계 종말이 있는 듯한 뉘앙스는 있지만 모토지로의 병 외에 의외의 결말이 또 있었다.
각설하고, 원작자도 번역가도 모두 남자인데, 왠지 모토지로의 편지조차도 여자가 쓴 냄새가 난다. 왜일까??^^ 사랑을 담아서 아니, 사랑을 담지 않고서라도 누군가에게 e-메일이 아닌 편지를 써 본 적이 언제쯤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