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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훈 meets 지연 - 광화문연가 그리고 가야금연가
영훈 meets 지연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10년 3월
평점 :
컨셉은 너무 좋다.
그 좋았던 가락과 가사의 이영훈 곡을 가야금 연주로 만나다니...
인상적인 컨셉.
하지만 첫 곡부터 ‘이게 아닌데...?‘ 싶다.
이영훈 곡의 가사가 얼마나 중요했는지 다시 한 번 생각나게 했고, 이문세의 목소리랑 멜로디의 어울림이 얼마나 절묘했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12현 가야금에 비해 멜로디를 더 생동감 있게 연주하는 요즘 18현, 22현, 25현 개량 가야금들은 전에도 연주를 들어보면 하프 소리 비슷한 청아한 소리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농협(弄絃)이 느껴지지 않아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하자면 솔직히 국악기 같지 않다고나 할까?
아무튼 너무나 맑고 청아한 가야금의 소리가 차분했던 멜로디를 조금 들뜨게 만드는 느낌이 들었다. 템포를 조금 늦추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가지며 듣고 있는데, 가야금3중주 마지막 곡인 10번 트랙 [옛사랑]에 가서야 조금 느낌이 난다. 몇 번을 듣다가 나중에 자켓 내용을 보니 다른 스튜디오에서 제작되었다. 헉! 그게 그렇게 차이가 있을 수가 싶다가 프로듀서의 역량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차피 가사를 전달하지 않는 연주곡이라면 굳이 템포를 조금 늦추는 게 문제가 되었을까 싶어 다시 한 번 아쉬웠다.
그리고 조금 아쉬웠던 느낌을 가야금&현악4중주 곡 3곡에 기대를 걸고 들었는데, 이런....
현악 4중주 위에 가야금은 물 위에 기름처럼 떠도는 느낌으로 들린다. 꼭 따로 연주해서 그 위에 가야금을 입힌 것 같은 느낌의 연주라고나 할까? 왜 그런 느낌이 들까? 생각해봤는데 편곡에 있어 현악4중주가 그저 화음을 입히는 역에만 충실해서가 아닐까? 싶다. 함께 가락을 연주하여 섞이고 했다면 덜 어색하지 않았나 싶어 아쉬움이 많은 앨범이다.
많은 트집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가을 이영훈의 곡이 가야금 선율에 얹혀 들리는 시간이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