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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전혀 고통스럽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조차
우리는 사랑 때문에 고통스럽다.
-크리스티앙 보뱅
397p
맨해튼에서 사는 일류 변호사 네이선에게 어느 날 문득 찾아와 누군가의 죽음을 예언하는 메신저인 일류의사 가렛 굿리치를 만나 곧 죽을 운명리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냉정한 가슴에 사랑을 담아가는 이야기이다.
가정부의 아들로 태어나 출세지향형 인간이 되어 결국 아내 말로리를 사랑하지만 이혼까지 하게 된다. 딸 보니와 함께 우연히 장인을 찾았다가 장인 제프리 웩슬러의 실수 때문에 다시 연결의 끈을 가지게 되어 말로리랑 기쁨의 순간을 갖게 되는가 싶더니..
하지만 곧 죽을 사람이 내가 아니라 가장 사랑하는 이 말로리의 죽음을 알게되면서 네이선 자신이 메신저가 된다는 걸 알게 된다.
역시나
또 그렇게 엇갈리는 사랑이야기가 아닐까? 하면서도 뮈소의 책 이야기가 나오면 꼭 읽어보고 싶게 된다.
늘 곁에 있는 삶의 뒷면 죽음에 좀더 가까이 다가서 있는 네이선의 이야기가 역시나 책을 들자마자 빠른 스피드로 읽히고 마지막이 궁금해진다. 하지만, 이번에는 해피 엔딩이 아니라고 해야 하나? 끝부분이 좀 아쉽다. 그렇지만 한편 생각해보면 네이선처럼 죽음의 때를 미리 알고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렇게 사랑하지만 다 말하지 못했던 말로리에게도 심정을 고백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간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
지난 며칠 동안 벌어진 일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네이선은 죽음이 목전에 임박했다는 걸 알고 난 처음 한순간은 그 어느 때보다 살아있다는 느낌이 더욱 강렬하게 들었다. 그러다 금세 다시 주변을 배회하는 죽음의 어두운 그림자와 마주치게 되었다.
오늘 밤, 네이선은 처음으로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디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직 두려움이 완전히 가신 거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두려움과 함께 일종의 설렘 같은 걸 느꼈다. 신대륙을 향한 호기심과 흡사한 죽음을 향한 호기심.
비록 미지의 세계로 떠나지만 사랑으로 충만한 네이선은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굿리치 식으로 말하자면 ‘자기 자신 그리고 다른 사람과 화해하고’ 떠나게 된 것이다.
398-39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