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뻬 씨의 행복 여행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오유란 옮김, 베아트리체 리 그림 / 오래된미래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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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삐뇽과 같은 환자를 만날 때보다, 많은 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훨씬 더 피곤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불행하지도 않으면서 불행해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꾸뻬는 점점 더 피곤해졌고, 마침내는 그 자신 역시 점점 불행해져 갔다. 자신이 과연 좋은 직업을 선택한 것인지, 자신의 삶에 진정으로 만족하고 있는지, 아니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중요한 어떤 것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질문하기에 이르렀다.
이쯤 되자 꾸뻬는 약간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그런 불행한 사람들의 병이 전염성이 있는 것은 아닌가 새삼 의심이 들었다. 그는 약을 복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몇몇 동료 의사들이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 깊이 생각해보고는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님을 곧 깨달았다.
-불행하지도 않으면서 불행한 사람들 -20-21쪽

꾸뻬가 장 미셸에게 행복하냐고 묻자, 그는 그 질문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 질문이 남자들은 잘 웃게 만들지만, 여자들은 울게 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96쪽

장 미셸이 말했다.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난 내가 행복하다고 생각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다, 그 일을 잘하고 있고, 또 여기서는 내 자신이 정말 필요한 존재라는 느낌을 받아. 사람들도 내게 친절히 대하고, 너도 봤지. 우리가 진정한 한 팀을 이루고 있는 걸."
장 미셸은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 다시 말했다.
"여기서의 내 모든 나날들은 의미가 있어."
-행복은 자신이 쓸모 있는 존재라고 느끼는 것 -96-97쪽

그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만일 지금 죽는다고 해도 이미 좋은 삶을 살았다고. 그에게는 다정하고 따뜻한 어머니와 아버지가 계셨고, 좋은 친구들이 있었다. 몇 번인가 진정한 사랑도 했으며, 자신에게 열정을 주는 일을 갖고 있고, 아름다운 여행도 했다. 자신이 세상에 쓸모 있는 존재라는 느낌도 자주 받았으며, 한 번도 큰 불행에 빠진 적이 없었다. 그가 아는 많은 사람들은 물론,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훨씬 더 풍족한 삶을 살아왔다. 물론 꾸뻬라는 성을 가진 남자 아이나 여자 아이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다행한 일이었다. 만일 그에게 자식들이 있었다면, 오늘로 그들은 고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꾸뻬 씨, 죽음에 대해 명상하다 -114쪽

얼마간은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삶이란 어느 한 순간에 정지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아는 것과 느끼는 것은 다른 것이다.
-살아 있음을 축하하는 파티 -122 쪽

노승은 한바탕 그 특유의 웃음을 웃고 나서 말을 이었다.
"진정한 행복은 멋 훗날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행복을 찾아 늘 과거나 미래로 달려가지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자신을 불행하게 여기는 것이지요. 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요. 지금 이 순간 당신이 행복하기로 선택한다면 당신은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을 목표로 삼으면서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다는 겁니다."
노승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미래의 행복이 아니라, 가난이나 부, 과거와 미래의 일들과는 상관없이 누구라도 지금 이 순간, 생각으로부터 벗어나 눈을 뜨고 바라보기만 하면 발견할 수 있는 행복이었다.
-다시, 노승을 만나다. -190-191쪽

꾸뻬는 너무 깊은 슬픔이나 큰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들, 정말로 불행한 사람들 또는 불행하지 않으면서도 불행해 하는 사람들을 계속해서 만났다. 여행을 다녀온 후 그는 자기 일을 더 많이 좋아하게 되었다. 이 특별한 여행에서 발견한 배움들을 자신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나눠 주는 것이 그의 삶이 되었다.
-에뜨 부 꽁땅- 당신은 행복한가 -208-209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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