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는 당나귀답게 마음이 자라는 나무 4
아지즈 네신 지음, 이종균 그림, 이난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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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이 끝나자, 다른 늑대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갈라핀톱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 세상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인데, 자신이 방금 꾸며 냈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위험이 실제로 존재하는 위험보다 더 끔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존재하는 위험은 그 정체가 조금이라도 알려져 있을 수 있지만,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위험은 그 실체를 파악할 길이 전혀 없기 때문에 더욱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이었다
늑대들은 곧 양들에게로 가서, 그들이 갈라핀톱이라는 위험에 처해 있다는 소문을 퍼뜨리기로 하였다. 그리고 다음 단계로, 급작스럽게 위기 상황에 빠진 양들을 보호하기 위해 늑대들이 최선을 다하겠노라고 공포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 양들의 제국 -47쪽

레일에서 벗어나 먼 곳을 보려 했던 기차는 그 자리에서 뒤집히고 말았다. 비행기는 작은 바퀴로 마음대로 달리다가 날개가 그만 벽에 부딪혀서 고장이 나 버렸다.
자전거는 전차 레일에 바퀴를 안착시키려 안간힘을 쓰던 트럭이 넘어지는 바람에 그 밑에 깔렸다. 육지에서 안전한 곳을 찾던 배는 모래에 처박혀 갑판이 부서지고 말았다. 전차는 레일을 채 벗어나기 전에 옆으로 고꾸라져 버렸다.
전선에서 벗어난 무궤도 전차 역시 스스로 굴러갈 힘이 없었기 때문에 그 자리에 멈춰서고 말았다. 택시는 비행기처럼 날려고 몇 번이나 펄쩍펄쩍 뛰다가 나무에 부딪히고 말았다. 배처럼 정해진 노선과 자유를 원했던 버스는 바다로 뛰어들었다가 곧바로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결국 이 교통 기관들은 아무것도 해 보지 못했다. 자기 이외에는 그 무엇도 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사건이 있은 후, 각 교통 기관의 역사가들은 책에다 아래와 같이 기술하였다.

어떤 교통 기관이든 간에 자신이 아닌 것으로 바꿔 보려는 순간, 그 자신으로도 남아 있을 수가 없기 때문에 그 무엇도 될 수 없다.
- 내가 제일 운이 나빠! -103쪽

여러분,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이 되도록 하라. 옛것을 대신하려 하는 새로운 것의 정체를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억지로 바꾸려 들지 말라!
새로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의 정체가 실제로는 겉모습만 살짝 바꾼 옛것일 수도 있다. 그것에 속으면 모든 것이 옛날보다 더 나쁘게 될지도 모른다.
- 자신을 죽인 파디샤 -137-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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