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젊은이들은 혼자 지내는 것에 익숙하다. 타인보다 자기 자신을 더 잘 견딜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 같다(과연 그럴까?). 낯선 세 명의 남녀가 한 테이블에 앉아 있는데, 여자 하는 책을 읽고 다른 여자 하나는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남자는 이어폰을 꽂고 있다. 모두 필사적으로 타인의 시선을 외면하고 있다. 한 명은 책의 저자와, 또 한 명은 다른 곳에 있는 친구와 마지막 한 명은 뮤지션과 소통 중이다. 나는 상상해본다. 토스토옙스키와 에미넴과 잘 차려입은 20대의 여자 회사원이 영문을 모른 채 멀뚱히 앉아 볼이 통통한 프랑스 처녀가 만든 크레이프와 뱅쇼를 말없이 먹는 장면을........
- 크레이프와 뱅쇼 中-216-218쪽
도쿄에서 절과 신사, 미술관과 백화점만 보고 돌아가는 사람은 불운하다. 도쿄에서는 적어도 하루를 들여 골목골목에 숨어 있는 작고 아담한 가게들을 순례하는 시간을 가져봐야 한다. 그것은 도쿄가 세계의 여행자들에게 주는 선물이다. 전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취향과 고집을 가진 인간들이 친절하기까지를 기대하는 것은 본래 무리한 일이다. 오직 도쿄만이 그 예외이다.
- 상점 中-28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