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안 2 - 마리 이야기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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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가 없네."
마리는 중얼거린다. 아주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전혀 다른 인생을 살면서도 우리는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371쪽

죽은 사람을 가슴에 안고 죽은 사람의 말을 인생의 지침으로 하는 사람에게 삶이란, 시간이라 슬쩍 비켜서 있으면 마냥 흘러만 가는 무엇이었습니다. 흐르고 흘러 뒤에는 운명이란 이름으로 뭉쳐지는.
마리의 삶에 운명적으로 많았던 요소는 멀리 떠나간 사람들입니다.
~
하지만 아무리 멀리 떠났어도 삶이 지속되는 한, 돌고 돌아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은 내가 만나야했던 사람, 그리고 내가 마주해야 했던 내 삶이 아니었나 싶군요. 작품의 말미에서 서로의 긴 인생을 돌고 돌아, 엽서 한 장의 끈으로 만나게 되는 마리와 큐처럼 말이죠.
한편, 놀라운 것은 사람의 기억 속 내가 타인이 기억하는 나와 참 다르다는 것입니다. 함께 했던 생의 한 장면인데, 훗날 그날을 더듬다 보면 기억의 오차에 그 순간의 어긋남에 그저 경악할 따름입니다. 결국 사람이란 자신의 생의 흐름 속에서만 나와 타인을 판단하고 가늠하나 봅니다. 그래서 흐를 만큼 세월이 흐른 후에야, 그 순간에 진의를 그 진실을 깨우치게 되나 봅니다. -405-4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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