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벌이의 지겨움 - 김훈 世設, 두번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그의 책은 <풍경과 상처>를 처음으로 늘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짧은 문장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기자 출신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상기시켜가면서도 기자가 이런 감성으로...하는 생각이 들어가면서 말이다. <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에서 기자적 문체(?)를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는데, 이번에도 그가 뒤늦게 다시 기자생활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들이 '거리에 관한 짧은 기록'에 많이 담겨 있는 듯 했다.

그의 일상도 얼마간 훔쳐볼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은데, '아날로그적 삶의 기쁨'에서부터, 자주 등장하는 얘기들을 종합해보면, 컴퓨터가 아닌, 연필과 지우개로 글을 쓰는 작가. <자전거 여행>에서도 이미 느껴졌지만, 자전거에 대한 사랑과 함께 운전을 하지 않고, '허공을 휘저으며 흔들리는 두 팔은 직립보행 이전의 아득한 원시적 추억을 실현~(5p)하는 인라인스케이트에 거의 열광적(?)인 그를 만난다. 마지막 부분의 인터뷰도 그에 관해 더 알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기자 생활에서의 글들과 <자전거 여행>에서의 글들을 모두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낸 느낌이 매우 강하다. 실제로 <자전거 여행>을 다시 열어보니 중복되는 문장이 많아 아마도, 그 책을 내기 전의 초고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 강했다. 여행기 같은 경우엔 책으로 내게 될 때는 다시 한 번 길을 가고 문장을 다듬기도 한다던데, 그 전의 문장이 아닐까 하는 느낌 말이다.

또, 어느 책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것처럼 여성에 대한 시선의 문제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저런 것 때문에 조금은 성의 없어 보이는 책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읽혀지는 매력이 많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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