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 전10권 세트 - 반양장본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아리랑]에서 [태백산맥]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책은 예고가 있었던 터라 그 전부터 기대되고 있었다. '우리의 현대사는 곡절도 많았고 변화도 많았다. 그래서 어려움과 아픔도 그만큼 많았다. 소설로 써야 될 의미가 큰 것도 그 까닭이 아닌가 한다. [태백산맥]의 뒤를 이은 시대적 배경에서 전후 6년에서부터 80년 5월의 그날까지의 이야기이다.

일제하의 친일파들이 다시 권력을 잡기 위해 온갖 술수를 다 부리는 얘기하며, 서독으로 가는 광부와 간호사, 월남전 파병, 경제 계획에 따른 도시 삶의 모습. 살기 힘든 농촌을 벗어나 도시로 흘러든 도시빈민들의 삶의 모습들이 여러 매체가 글로 봐왔지만 왜 새삼 요즘의 우리네 삶과 별반 다르지 않은 걸로 느껴지는 걸까?

'서울 생활 15년을 하면서 보니 이놈의 세상은 온통 속임수 판이었고, 걸리지 않고 잘 해먹는 놈이 장땡인 세상이었다. 정치하는 놈들은 권력이 있어 해먹고, 돈 많은 놈들은 돈힘으로 더 큰돈을 해먹고, 말단 경찰들은 행상들의 등까지 쳐먹고, 크고 작은 장사들은 세무공무원들과 짜고 해먹고, 해먹지 않는 놈이 없는 세상에서 못해먹는 놈만 병신이었고, 병신만 못해먹었다.'(8권 159p 천두만의 말 중)

신문에 연재되었던 것이란 얘길 들어서인지 조정래 작가의 힘찬 글의 감이 좀 떨어진 게 아닌가 싶었고, 난데없이 나타나는 '전태일'이야기라든가 대하소설이다 보니 나타나는 많은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편집의 묘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단락 구분이 되지 않아, 또 너무 가까운 시대의 현대사다 보니 좀 함부로 건드리기 힘든 부분이 있지 않았나, 아님 자료의 미비가 있어나 싶어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십여년에 걸쳐 현대사를 재조명하여 우리에게 눈을 열어 준 조정래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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