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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 - 이젠 그를 만나고 싶다
신경림 외 지음 / 책만드는집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 넘치면 모자라는 것보다 못하다고 한다. 사랑의 시들로만 모여 있는 이 책을 한참이나 읽으면서 사랑, 그리움 따위들의 언어들의 홍수 속에 마비되어 오히려 무감각해져 가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접하지 못하는 젊은 시인들과 새로운 시들의 만남은 참신했고, 학교 시절 우연히 알게 돼 원문을 찾아 헤매던 함형수 시인의 <해바라기의 비명>이나 문병란 시인의 <호수> 등도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책머리도 맺음말도 없어서 모르겠는데, 왜 그렇게 단락을 나누고 순서를 배치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시인의 성명 순도, 시의 제목 순도 어떤 정보도 드러나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굳이 그렇게 단락을 나눌 필요가 있었을까? 다소 촌스런(?) 제목에 겉 표지가 맘에 들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지고 있을 만한 책이었다. 그러나, 모둠집이다보니, 원 시에 그렇게 띄어쓰기가 돼있었던 건지, 편집의 실수인지 의아스러웠던 여러 시의 부분에서의 의문을 풀 수 없어서 서운(?)했다. 이런저런 불평의 소리에도 불구하고, 가까이에 두고 자주 읽고 싶은 그런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