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다와 독약
엔도 슈사쿠 지음, 이평아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話者인 내가 신주쿠에서 한 시간이나 떨어진 낯선 마을에서 만나게 되는 이상한 분위기의 의사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이 화자는 어찌됐는지 이야기를 시작만 해놓고선 사라져 버린다. 이야기 구성의 허점인가? 역사적 사실을 가지고 편집된 소설이라 짜임새가 엉성한 구석이 없지 않았던 것 같다.
만주 마루타 생체 실험이 바로 떠올랐는데, 아! 일본에서도 있었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미군 포로를 대상으로 하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자기 민족이 우월하다고 여기는 선민의식이 여기서도 발동하는 순간이었다. 어두운 분위기의 스구로 의사가 제2차 세계 대전 말기 일본 內 규수 대학 의학부에서 실제 행해진 생체 실험에 함께 참가하게 된 내용이다.
생체 실험의 목적이 혈액에 어느 정도 생리 식염수를 주입하면 죽는지, 어느 정도의 공기를 혈관에 주입하면 죽는지, 양쪽 폐를 어느 정도 절단해 내면 죽는지를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 중 스구로는 폐를 어느 정도까지 절단해 내면 죽는지를 알아보고자 하는 실험에 참여하게 되고, 그 후에 간을 가져가 실제 먹었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戰後 재판대에 올랐던 사람들의 이야기한 내용 속에 나타나고 있다.
사람의 병을 고치는 일을 하고 있는 의사들이 모여서 이런 일을 한다는 것에 스구로는 절망한다. 이 책은 소설이니 그리 결말을 내고있지만, 과연 그 당시 수없이 저질러진 생체 실험자들도 그렇게 여길지 새삼 의문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