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텐베르크의 가면 반덴베르크 역사스페셜 1
필리프 반덴베르크 지음, 최상안 옮김 / 한길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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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거의 하루도 아니 한시도 활자가 없인 생활할 수 없게 된 지금, 직지심경을 가지고 있는 우리로선, 안타까운 일이지만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로 꼽히고 있는 구텐베르그의 금속활자에 관한 내용이다. 과연 구텐베르그가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으로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을 동원한 흥미진진한 이야기.

반덴베르그의 이야기들은 일관되게 종교적 문제들을 건드리고 있다. 시스티나 천정화 이야기에서 시작된 '미켈란젤로의 복수'나 제5복음서의 비밀을 파헤치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진실'도 그렇고, 심지어 이집트의 얘기한 '파라오의 음모'에서도 콥트교도들의 모임 등이 나오더니 이 책도 금속활자를 만들었다고 가정된 주인공 멜처가 이교도들의 성서 제작으로 위대한 금속활자 주인공을 놓쳐 버리게 되었다는 얘기다.

크리스찬이 아닌 나로선 이슈거리로 읽고 있지만 과연 크리스찬들도 단순하게 그렇게 읽어질 수 있을지. 이 책은 '구텐베르그의 가면'이란 제목이라 단순하게 인쇄술에 얽힌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교황청이 면죄부로 재산을 늘리기 위해 시작된 것이라는 게 아이러니 였고, 과연 처음 금속활자 인쇄술을 사용한 사람이 구텐베르그였을까 하는 의문을 다시금 가지게 한 책이라고나 할까.

여기선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게 되는 주인공인 유리 세공사 미헬 멜처가 중국인과 함께 유리 제조에 사용하던 납등을 녹이는 기술의 도움으로 금속활자 인쇄술을 만들게 되는 것으로 나온다. 그의 연인 시모네타를 구하기 위해 이교도의 새로운 '성서'를 제작하느라 정신이 팔린 사이 멜처의 도공 구텐베르그-실제의 실명이 요하네스 겐스플라이슈였다고 하는데 멜처의 도공으로 나옴- 가 마치 그의 기술을 자기의 것인 양 만들어 버리는 내용이었다.

1500년대를 배경으로 콘스탄티노플과 베네치아 등의 풍경들이 상세하게 묘사되고, 또 교황의 행차 모습은 지리할 정도로 그려져 있었다. 말을 하지 못하는 딸 에디타와의 아야기와 멜처의 연인 류트 연주자 시모네타와의 사랑얘기를 버무린 이 책은 만만치 않아 보이던 두꺼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수월하게 읽히어졌지만, 미흡한 끝마무리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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