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 나이트'가 '걸리버 여행기'가 다시 번역되어 나왔다는 소릴 들으며 느꼈던 꼭같은 감정. '저거 애들 책 아냐?' 그 뒤를 이어 '떠다시 읽어보나? 아님,그만둬??' 한참을 망설이게 했다.'걸리버 여행기'에서 느꼈던 감정...'그 책이 아니구나'가 되어버린 게 단순하게 나이들어서(?)가 아니라 너무나 오류투성이에 마구 잘라먹는 영화처럼 되어버린 얘기를 읽었었다는 걸 알았는데다, 어느 일간지에 명사 추천에 나와있는 걸로 다시 한 읽게 되었다.마크 트웨인의 얘기에 빠짐 없이 나오는 미시시피 강을 따라 만나게 되는 숱한 사람들과 허클베리 그리고 흑인 노예 짐. 그리고 허클베리의 영원한 친구 톰 소여까지 후반부에 등장하면서 새삼 즐거웠다.물론, 처음에는 정말 꺼내는 말마다 거짓말인 허클베리가 그저 예쁜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미워 못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는 그런 주인공이었다. 후반부에 자유인이 이미 되어버린 흑인 짐을 자유롭게 풀어주려고 벌이는 톰소여와 헉의 '구출작전'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그 두꺼운 분량에도 수월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1800년대 후반에 지어진 소설이란 걸 아는데, 초반부에 자주 등장하는 생경스럽게 어우러진 현대적인 비속어들 때문에 당황스라웠지만, 번역가의 뒷얘기에서처럼 미국 남부 지역의 여러 사투리를 사용한 원작때문이라는 게 이해가 됐다.헉이나 톰이 작가의 반영이라면 너무 한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