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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기행 - 삶과 죽음을 넘어서, 개정판
법정(法頂) 글.사진 / 샘터사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1
과거와 현재, 원시와 문명이 한데 뒤엉켜
혼돈과 무질서를 잉태한 채 도도히 흐르는 거대한 강.
인도에 오니, 인간의 삶과 죽음이라는
원초적인 물음 앞에 서게 된다.
2
도심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초록이 눈부신 숲에 오니
마치 물 만난 고기가 된 듯 싶었다.
인류의 위대한 사상과 종교가 대자연의 숲 속에서
잉태된 그 비밀을 넘어다볼 수 있었다.
3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렵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4
자기 자신과 진리를 등불 삼고
자시 자신을 의지할 곳으로 삼으라.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서는 안 된다.
진리를 등불 삼고 의지할 곳으로 삼으라.
다른 것에의지 해서는 안 된다.
5
사랑하는 사람이나 친한 사람과는
언젠가 헤어지지 않을 수 없다.
태어난 모든 것은 죽게 마련이다.
죽지 말았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부질없는 생각이다.
6
일므도 성도 모르는 사람들.
스쳐 지나가는 나그네들끼리 인사를 나누는 이 인연.
마주치면 아는 체하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뿔뿔이 흩어진다.
말없이 굳은 얼굴로 지나쳐버리는 것보다는 훨씬 '인간적'이다.
바람직한 관계란 보다 더 인간적일 수 있어야 한다.
그 관계를 통해 우리는 한걸음 한 걸을 인간이 되어간다.
7
갠지스는 모든 것을 받아들인 채 무심히 흐른다.
흐르고는 있지만, 전혀 흐름이 드러나지 않는다.
인도의 무한한 잠재력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안으로 침잠한 채 흐르는 것 같았다
8
참으로 산다는 것은
당신이 집착하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릴 때만 가능합니다.
그래야 하루하루가 새로운 날이 됩니다.
당신은 날마다 죽으면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그렇다. 우리는 날마다 죽으면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만일 죽음이 없다면 삶 또한 무의미해질 것이다. 삶의 배후에 죽음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삶이 빛날 수 있다. 삶과 죽음은 낮과 밤처럼 서로 상관관계를 갖는다. 영원한 낮이 없듯이 영원한 밤도 없다. 낮이 기울면 밤이 오고 밤이 깊어지면 새날이 가까워진다.
이와 같이 우리는 순간순간 죽어가면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러니 살 때는 삶에 전력을 기울여 뻐근하게 살아야 하고, 일단 삶이 다하면 미련없이 선뜻 버리고 떠나야 한다.
열매가 익으면 저절로 가지에서 떨어지듯이, 그래야 그 자리에서 새로운 움이 돋는다. 순간순간 새롭게 태어남으로써 날마다 새로운 날을 이룰 때, 그 삶에는 신선한 바람돠 향기로운 뜰이 마련된다.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나그네인지 때때로 살펴보아야 한다.
인생에서 나그네길이란 결국은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과 찰의 계기이고, 자기 탐구의 길이라는 걸 새삼스레 알아차렸다.
280 p
인도를 나여온 여행자를 크게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 한쪽은 '인도'라는 말만 들어도 넌더리를 내는 사람들이고, 다른 한 쪽은 그토록 고생고생하고 다녔으면서도 다시 가고 싶어하는 인도에 대한 그리움을 지닌 사람들이다. - 서문 중에서
난 인도에 관한 피상적인 책들과 지인들의 이야기 만을 듣고도 넌더리를 내는 사람들 중에 들어가버렸나 보다. 전부터 읽어보려다 이제야 읽어보게 된 책이다.
89년에 여행을 하고 나서 쓴 글인데도 어차피 인도를 가보지 않은 이상 금전의 가치가 와닿지 않으니 별 무리 없었다. 사람을 만나고,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과 풍경을 만나고 풍경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일이니.....
김홍희의 사진이 인도人에만 맞추어져 있어 풍경들을 많이 볼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지만 것도 계속 되다 보니 괜찮았고, 인도의 지도가 나와 있었지만 행적을 제대로 알 수 없는 간단한 지도라 아쉬웠지만 것도 참을 만 했다....언제쯤이면 직접 가서 넌더리를 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