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텍 제국 : 그 영광과 몰락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16
세르주 그뤼진스키 지음 / 시공사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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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은 코르테스가 아즈텍에 침공하기 전까지의 역사에 대해서도 지면이 허락하는 한 충분히 설명을 해두었다. 톨텍부터 삼각동맹, 그리고 아우이트소틀까지. 얘넨 진짜 종교가 문제인 게, 수도 테노치티틀란에 대신전을 완공하고 개관식을 하는데 나흘 동안 80,400명을(80명, 400명이 아니다) 대상으로 - 대신전 루프탑에서 산채로 심장 적출 대환장파티를 벌였다. 이런 일이 서기 1487년에 벌어지고 있었다. 무려 조선 성종 때다.

인신공양 제물은 대부분이 적국 포로들인데, 차라리 말 안 통하는 이민족들 데리고 학살을 하면 모를까 얘네는 말 안 통하는 야만족들은 신께서 맛없어 한다면서 자신들과 말이 통하는, 최대한 자신들과 가까운 민족들을 잡아다가 저런 쇼를 벌이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공포정치가 거기서는 잘 먹혔던 모양이다. 왕들의 권력은 실로 대단했다. 일례로 텍스코코의 왕 네사우알피이는 첩이 2,000명에 자식이 144명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인적자원을 그렇게 낭비하는데도 테노치티틀란의 인구는 15만~30만 명에 이르렀다고 하니 그 국력의 기이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즈테카曆에서 케찰코아틀이 강림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1519년이 오고 말았다.


아즈텍에서는 이미 코르테스가 오기 전부터 여러 이상징후들이 발견되었다고 하나, 어차피 자기들 딴엔 케찰코아틀이 돌아오는 상징적인 해이니 백성들이든 지배층이든 뭔가 불안한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 와중에 철기를 쓰고 말을 타며 화기를 사용하는 大軍이 상륙했다. 아즈텍 황제 목테수마는 이미 쫄았다. 두 문명이 만났을 때, 스페인 사람들은 도시의 웅장함과 화려함에 놀랐고, 아즈텍 사람들은 신이 강림했으니 그들에게 무엇을 제공해줘야 하는지를 생각했던 것 같다. 스페인 애들은 이미 아메리카 원주민들 다루는 법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테노치티틀란의 웅장함과 화려함에 압도되기는 커녕, 거기서 얻게 될 전리품에 대해 계산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직 간을 보고 있던 아즈텍에서는 우이트실로포츠틀리라는 축제에 스페인군이 참석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문제는 그 축제가 규모 큰 鴻門宴이었다는 사실이다. 거기서 아즈텍 고위인사 대부분을 포함하여 1만 명 정도가 도륙 당했다고 한다. 이후에는 익히 알려진대로 케찰코아틀이 멕시코 땅의 새로운 주인이 되었다.


나는 문명이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것이라고 배웠고, 그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아즈텍은 진짜 아닌 것 같다. 나는 이들의 악행을 또다른 악행으로 저지한 코르테스가 선녀로 보인다. 어쨌든 흥미롭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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