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망디 1944 -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사상 최대의 연합군 상륙작전 세계의 전쟁 2
스티븐 배시 지음, 김홍래 옮김, 한국국방안보포럼 감수 / 플래닛미디어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국민학교 고학년 때 비비탄 총 가지고 놀게 되면서부터 무기, 전쟁 등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중학교 때를 정점으로 그 정도는 줄어들었으나 아직도 어느 정도의 흥미는 가지고 있다. 특히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경우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전쟁에서 승부의 분수령이 되었으므로 누구나 흥미를 가질 만한 주제이고, 나 스스로가 상륙전을 목적으로 하는 해병대를 갔다 왔기 때문에 더더욱 그 내막이 궁금해졌다.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구해 본 이 책은 비교적 무난한 책이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연합군의 기만 전술에 독일군이 철저하게 말려들었기 때문에 수행될 수 있었다. 내가 고등학교 때 아마도 외국어영역 모의고사 지문에서 2차대전 때 미군의 암호는 아메리카 원주민 나바호 족의 언어를 활용하여 만들었다고 본 것 같은데, 그 암호는 독일군이 해독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독일군의 암호는 - 무선으로 송출되는 신호의 경우 연합군 측에서 모조리 잡아내어 해독을 하였다고 한다. 또한 연합군은 노르망디가 아닌 다른 해안을 칠 것처럼, 그리고 그 예정일 또한 다른 날인 것처럼 독일군을 속이고 있다가 노르망디를 급습했다. 이는 마치 조조의 허허실실 전략을 보는 것 같은데, 어찌 되었든 정보전에서부터 이미 독일군은 밀렸던 것이다.
 또한 독일군의 경우 히틀러 일인 독재 치하에서 개념없고 경직된 지휘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반면 연합군은 전장에 있는 사령관이 직접 모든 권한을 행사함으로써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이 역시 중국의 격언에 있듯이 전장에 나가 있는 장수는 왕의 명령도 듣지 아니할 수 있다는 말의 진정성을 실감케 했다. 

「그러나 그(히틀러)는 자기 구역 내에 있는 부대에 대한 통제권과 필요할 경우 후퇴를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는 그들(롬멜, 폰 룬트슈테트)의 요청을 거부했다. 그 뒤에 그는 곧바로 다시 600마일(950킬로미터)을 비행해 라스텐부르크로 돌아와서는, 노르망디 전장은 단 한 차례도 방문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자신의 본부에 있는 지도만 보고 전쟁을 지휘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아이젠하워 장군은 노르망디 전투 기간 동안 몽고메리와 브래들리, 뎀프시의 사령부로 여러 차례 그들을 방문했지만, 그들의 전투 수행에 대해 결코 간섭하려 들지 않았다.」 

 독일군이 이렇듯 정보전에서나 지휘 계통의 유연성 면에서 연합군에 비해 상당히 뒤쳐지는 입장이었지만 그래도 그들이 강하게 느껴지는 건 역시 그들의 기갑군단 때문이었다. 

「이렇게 해서 독일군이 개발한 전차가 5호 전차 '판터(Panther)', 6호 전차 '티거(Tiger)'와 '킹 티거(King Tiger)'이다. 이것들은 사거리가 200미터 이상 떨어진 경우 대부분의 연합군 전차 포탄이 그대로 튕겨나갔고, 그보다 다섯 배나 먼 거리에서 연합군의 전차를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봤을 때 이 모든 사실들보다도 연합군이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제공권 장악에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연합군의 대규모 공습에 관한 내용은 수도 셀 수 없이 많다. 아군 보병이나 기갑병이 땅에서 주춤하는 기세가 보이면, 어김없이 전폭기 수천 대가 날아가서 적 진영을 초토화 시켜 버렸다. 내가 전차대대 소속 대전차화기중대에 복무했었기 때문에 잘 알지만, 전차의 장갑 중에 가장 약한 부분이 바로 전차 윗부분, 뚜껑 부분이다. 하늘에서 떨어진 포탄은 전차 옆구리를 맞추기 보다는 윗부분을 박살내 버렸을 공산이 크다. 독일의 공군력은 연합군에 비하면 형편없었다고 한다. 그러니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군대에 있을 때 상륙작전을 수행할 경우 사상률인지 사망률인지가 90퍼센트에 달한다고 교육을 받았었다. 때문에 우리의 머리도 짧게 돌격머리를 치는 것이고 악과 깡을 중요시 여기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D-데이 당일 상륙작전을 수행한 15만6천 명의 병력 중에서 사상자는 1만 명으로 비교적 적은 피해를 받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상률이 약 7퍼센트...? 역시 해병은 이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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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rano0523 2023-08-16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체적으로 잘 분석한 리뷰이지만 독일 공군이 형편없다는 것은 너무 결과론적인 이야기 같네요 노르망디 상륙 시점에 제트 전투기를 배치한 공군은 루프트바페 뿐이고 지금 현재까지도 이정도의 전과를 남긴 공군은 없습니다 영,미 연합군이 독일본토항공전에서 제공권을 장악하는데까지 2년이 넘게 걸렸고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게임 체인저와 같은 머스탱의 등장등 여러 요인으로 결국 제공권을 빼앗기지만 앞뒤 설명없이 형편없다는 말은 동의하기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