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순환선 - 최호철 이야기 그림
최호철 지음 / 거북이북스 / 200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군대 가기 전이었던 거 같은데, '을지로 순환선'이라는 작품에 대해 신문에서 보고 인터넷 기사 들어가서 이미지를 저장해놨던 기억이 있다. "기가 막힌 그림이다." 처음 감상이다.

 

 알고 보니 작가가 동문 선배님이다. 심지어 와우산 토박이라고 하는데, 84학번이니 어마어마한 분이다. 이 도록 같은 책에 실려있는 첫 작품이 '와우산'이다. 95년작이라고 하는데 우리학교 위에 있던 발칸부대부터 해서 아직 공사 중인 서강대교, 63빌딩만 우뚝한 여의도, 당인리발전소, 하늘공원이 되기 전 상암의 쓰레기장 등등이 펼쳐져있다. 아직 개발 안 된 와우산 달동네엔 삼성아파트도, 쌍용예가도, 금호아파트도 보이지 않는다. 이는 풍속화이자 하나의 역사다. 나는 지금도 마포구 일대를 돌아다닐 때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 지나치게 생동하는 제2의 고향의 모습에 놀라곤 하는데, 기록을 좋아하는 나로선 이렇듯 추억의 모습을 새겨놓은 대선배님이 존경스럽기 그지없다.
 대망의 '을지로 순환선'의 내선순환열차는 지금의 '구디'역 일대를 지나는 것으로 보인다. 스케일이 다르고 전하는 바도 남다르다. 이 그림은 본 사람만이 그 느낌을 알 수 있다.
 이 외의 그림들은 퀄리티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시민 - 주로 서울시민 - 들의 일상사들을 그려놓았는데, 나름 정감있고 전달하는바도 많지만 상기한 대작들에 비해 달리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림책이라 주절주절 쓰기도 애매하다. 난 여기서 '와우산'이랑 '을지로 순환선' 건진 것만으로도 매우 만족한다. 민족사학! 단결홍익! 마포의 아들, 마포의 추억, 영원하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