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아이처럼 스위스 아빠처럼 - 두 아들과 스위스로 날아간 외교관 아빠의 육아휴직 분투기
임상우 지음 / 미래의창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 때문에 해외에 나가 있는 사람들이 쓴 육아서를 기회가 되는대로 읽고 있는데, 육아서이긴 하지만 육아 자체보다 그 나라의 교육환경, 진료형태나 의료환경 등이 궁금해서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 바지가 한달만 되어도 무릎에 구멍이 나버려서 옷을 구입하는 빈도가 높다는 얘기, 웬만한 병은 자연치유가 권장되는 분위기! 그 동안 읽어봤던 여느 나라 얘기들과 다르지 않았다.

 

내 아이 바지 무릎이 구멍나서 허구헌 날 바지를 사날라도 좋으니 제발 아이 좀 뛰어놀게 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진 이 엄마는 그저 이 그지같은 현실에 속이 쓰릴 뿐이다.

 

아이를 치과에 데려갔더니 금이 씌워진 아이 이를 보고 이걸 도대체 누가 해준 거냐고 물었단다. 아이에게 그런 고통을 참도록 요구하는 게 용납되지 않는 사회, 대학에 가는 걸 오히려 이상하게 바라보는 나라! 읽을 때마다 내 현실에 좌절감이 든다.

 

마트 근무 시간을 연장하자고 투표에 부쳤더니 소비자는 좋겠지만 관련 업계 근무자들과 그 가족들이 피해 볼 것이 우려돼 부결되었단다.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의 행복은 희생되어도 된다는 생각이 자연의 이치 정도쯤으로 여겨지는 사회에 살다보니 이런 인간적인 모습은 도덕책에나 나오는 얘기인 줄 알았다.

 

한 개인이 발버둥 친다고 원하는 스타일의 육아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니 그저 안목 없고, 철학 없는 행정을 탓해야 되나..., 눈뜨지 못하는 부모들을 탓해야 되나... 진심 떠나고 싶다.

 

주체성이 결여된 이런 제목을 참 안 좋아하다보니 도서관에서 이 책이 눈에 뜨였을 때도 그냥 건너뛰었다가 혹시나 해서 집어들었다. 잠깐 읽다가 오려고 앉아서 읽다가 결국 빌려와서 다 읽어버렸다. 내 현실을 자각하면서 또 며칠 속앓이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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