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성전, 인자의 재림 - 마가복음 13장 주석
로버트 H. 스타인 지음, 안철훈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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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 보면 혼란스러운 것을 분리해서 보니 분명해진다'는 말로 이 책은 요약됩니다. 마가복음 13장을 가지고 면밀하게 주석하여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낸 것은 단순히 저자의 필력만 가지고는 어려운 일입니다. 꼼꼼하게 본래 저자의 의도를 연구한 결과가 더해졌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성전 파괴와 예루살렘의 멸망으로만 몰아가는 해석과 인자의 재림의 관점에서만 해석하려는 두 갈래의 경향에서 벗어나 성전의 임박한 멸망의 전조들과 그렇지 않은 전조들을 차분하게 구별하는 과정을 통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해석이 아니라 두 답변이 모두 담겨있음을 밝히는 주해적 설득력이 돋보입니다. 모든 전조들을 자칫 예루살렘 멸망 혹은 인자의 재림에 뭉뚱그리지 않고 따로 구별된 전개를 펼치고 있음을 조금씩 드러내는 과정은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했습니다. 특히 무화과나무의 비유(13:28~31)와 32절의 그 날의 구별은 예루살렘의 멸망과 인자의 재림 사이의 혼란과 혼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습니다. 

13:4, 13:30을 자세히 살피며 "이런 일들과 이 모든 일에 의해 예루살렘의 멸망에 관한 가르침과 밀접히 연결된다"(206쪽)는 저자의 결론과 37절의 '깨어 있으라'를 "깨어 있어 인자의 재림을 바라며 기도할 것을 독려하려는 의도로 주어졌다"는 결론은 13:4에서 던지는 제자들의 질문에 가까운 미래와 먼 미래를 동시에 담는 답변을 하셨음을 분명히 합니다. 

성경을 넓고 깊게 본다는 것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경우 좁고 얕게 보고 맙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더 폭넓게 성경을 보고, 얕게 보고 성급하게 결론짓기 보다는 이것이 과연 그런가하여 성경을 상고했던(행 17:11) 베뢰아 사람들의 자세가 여전히 오늘에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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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선교, 세상을 바꾸다 - 성경에서 발견한 위대한 이야기, 위대한 사명
크리스토퍼 라이트 지음, 정효진 옮김 / IVP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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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선교를 성경적 재조명한 저자의 시선이 반갑게 느껴지는 책이다. 저자는 성경을 새로운 관점으로 정의한다. 성경은 하나님의 자서전, 하나님의 선교의 기록으로 보았다. 하나님의 백성은 세상 속에서 자신들이 이해한 하나님의 계시와 구속 행위를 설명하고 살아 내야 한다는, 도전적이고 끝없이 변화하는 과업을 부여받았다. 많은 성경 텍스트들이 바로 그런 과업을 수행하는 중에 탄생했다. 성경을 선교의 도구로 볼 때 우리는 성경에 대해 생각하는 자가 아니라 성경과 함께 생각하는 자들이다. 우리는 단순히 성경 이야기 안에서 살 뿐이 아니라 성경 이야기를 위해 살도록 부름받았다. 이로 인해 하나님이 하시는 선교에 동참하는 것이다.

존재의 새로운 인식은 이 책의 핵심이다. 이스라엘의 존재가 열방 가운데서 하나님이 인간 사회에 원하시는 바를 보여 주는 모형 혹은 모범이 되기 위한 것이듯 우리 또한 긍휼과 정의를 통해 그렇게 하시기를 원하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우리의 모든 말과 행동 그리고 삶을 통해 하나님이 하신 일들을 세상에 들려주는 것을 기뻐하신다. 결국 선교란 하나님의 온전한 교회를 이루는 모든 구성원들의 삶 전체를 규정하는 존재 양식인 것이다. 어떤 존재가 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선교는 그것에 대한 답이다. 우리의 존재는 이미 하나님의 선교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선교의 실재를 위해 존재하며 그것을 살아 내는 자들이다.

그동안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는 하나님과 그분의 구속 사역과 관련이 있을 뿐, 교회와 우리가 하는 일과는 관련이 없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저자는 이 관점을 훌륭하게 깨고 오히려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도록 부름 받았음을 강조한다. 저자가 말하는 선교는 우리의 삶 전체이며 존재이다.

‘선교로 존재하라 그리고 존재로 선교하라’ 이 말로 나는 이 책을 요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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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은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 - 신학과 인문학의 대화
김용규 지음 / IVP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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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신학과 인문학의 대화'입니다. 참고문헌을 제외하면 110쪽에 불과한 얇은 책입니다. 한 손에 잡히는 책의 두께처럼 신학과 인문학의 관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습니다. "시대를 불문하고 인문학이 신학에-크든작든,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부단히 영향을 끼쳐 왔다"는 저자의 말처럼 철학과 역사는 물론 문학, 수사학, 논리학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신학은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하나님의 계시를 이해하는 통찰력이 깊어졌습니다. 사실 모든 지혜의 근원이 하나님이시니 일반은총 속에 주신 지혜라도 계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옳지 않겠습니까. 


신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영원히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계시를 공부하지만 동시에 시대 속의 존재이기에 시대의 제한과 영향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특히 중세신학의 아리스토텔레스주의는 플라톤주의 반대급부의 성격이 강하고, 종교개혁의 인문주의는 신본주의에 눌려있던 인간의 이성이 반란을 일으킨 사건입니다. 자유주의 신학은 이제 인간이라는 전체가 아니라 '나'라는 개인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저자는 이러한 사상의 변화를 마치 이야기하듯이 이끌어 갑니다. 

이제 우리는 진리의 상대성과 다양성을 외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저자는 기독교 신학의 본질과 사명을 이렇게 말합니다."성서를 지주로 삼음으로써 기독교 신학은 하나님 나라에 닿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문학을 지주로 삼음으로써 기독교 신학은 이 땅에 뿌리내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무엇보다 저자의 경고가 이 책에서 너무나 크게 울림이 됩니다. "인간의 이성이 신으로 등극한 근대 이후, 자연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되었고, 인간의 삶은 갈수록 무의미해졌으며, 사회는 무한 경쟁의 지옥으로 변했다는 것은 이제 어린 아이까지 아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마침내 우리가 깨달은 것은 신의 죽음이 곧바로 인간의 죽음으로 이어진다는 것,신본주의 가치의 몰락은 동시에 인본주의 가치의 몰락을 의미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시대의 어둠과 그늘 앞에 온전한 신학을 추구하는 삶과 사명이 우리에게 놓여있다면 우리는 주저없이 공부하는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이제 선택이 아닙니다. 신학을 공부했고 지금도 하고 있는 자로서 여전히 일반 은총 속에 지혜인 인문학과 대화를 통해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계시를 보다 선명하게 분별해야 할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과학과 기술분야도 더 이상 문외한 영역으로 방치해서는 안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배워야 할 것도 많아졌고,알아야 할 것도 많아졌습니다. 쌓인 지식 앞에 벌써 지치지만 여기서 대화를 중단할 수 없기에 차근차근 따라가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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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함이 길이다 - 우리의 힘, 그리스도
제임스 패커 지음, 윤종석 옮김 / 디모데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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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강해지기를 원합니다. 약육강식의 동물의 세계처럼 서로 먹고 먹히는 사회에서 강함은 너무나 큰 매력입니다. 강하지 않으면 비굴한 인생, 비참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평범한 인생조차 가만히 두지 못하고 괴롭히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약함이 길이라니... 제임스 패커라는 이름은 익히 들어보았고 그의 책들도 읽어 보았을 것입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그가 말하는 약함이 궁금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약함이란 '철저히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개념'입니다. 죄는 우리를 모든 면에서 무능하게 만들었다는 저자의 견해에 동의합니다. 여기까지는 이미 우리가 동의하는 바가 아닙니까? 저자는 '자신의 무력함을 깨달아야 비로소 의존하게 된다'라고 강조합니다. 아 그렇습니다. 믿음이란 의지요, 의존이 아닙니까. 어린 자녀들이 부모를 절대 의존하는 것은 그들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사춘기를 지나며 나름 자신들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부모의 곁을 떠나 마이웨이(My Way)를 외치는 것입니다. 물론 이 말의 오해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영적으로 자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성인아이(Adult Child)처럼 비정상적 미성숙의 신앙에 머물라는 말씀은 더더욱 아닙니다. 의존이란 성장과 성숙을 통해 그 깊이를 더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정말 연약함을 떠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저자의 질문이기도 합니다. 사실 바울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힘입이 연약함을 품고 살아갈 힘을 얻은 자입니다. 약함이 우리를 떠날 수 없다면 적어도 외적으로 우리의 여건이 달라질 수 없다면 내면을 날마다 새롭게 하시는 과정을 통해 힘과 에너지를 주시는 하나님을 의지하여 사는 것이 지혜일 것입니다.

연약함은 영광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고 찬양과 경배를 통해 하나님께 드리는 것도 영광이지만 하나님이 계속해서 우리 안에서 우리를 변화시키는 작업으로서의 영광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연약한 가운데 하나님을 진정으로 의지했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처럼 일시적으로, 문제해결만을 위해 또는 자신의 유익을 아버지 하나님을 의지한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연약하여 온전히 하나님을 의지한 것입니다. 그야말로 아버지와 하나가 된 것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연약함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길입니다. 약함은 그분과 하나가 되는 비결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삶으로 그것을 보이셨습니다. 출애굽에 나오는 바로를 보십시오. 그의 완악함 속에는 강함이 있어지만 그 강함은 하나님을 거부하는 교만이요 거만과 오만이었습니다. 자신의 절대적인 부족함을 알면서도 강한척 한 것입니다. 실로 약함이야말로 교만과 오만의 위장을 뚫고 나와 우리의 힘이 되시는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게 하고 뗄 수없는 아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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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우드 부인의 조선 견문록
릴리어스 호턴 언더우드 지음, 김철 옮김 / 이숲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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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어스 호톤 언더우드 / 조선 견문록 / 이숲출판사

언더우드 선교사의 부인이자 그녀 또한 조선의 선교사로서 15년동안 경험한 것을 기록한 책입니다. 서문에 밝힌대로 '한국 사람들의 관습과 성격, 그들의 도덕과 정치의 분위기를 충분히 관찰하게 함으로써' 선교 사업에 다양한 기회들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1월에 있었던 남수단 연합집회를 가기전에 이 책을 읽었습니다. 작년 7월에 있었던 단기선교와 달리 2차 남수단 사역은 현지에서 먹고 자는 생활 속에서 집회를 가졌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힘들었습니다. 씻는 것에서부터 먹고 자는 것까지 공동체 생활이었고 무엇보다 영양분이 풍성한 음식을 섭취할 수 없어서 나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특히 당조절이 되질않아 고생이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이 책이 생각났습니다. 초기 조선에 들어온 선교사들의 삶을 보며 내가 겪는 어려움이 별것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적어도 안전은 보장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겸손한 선교'
이 책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입니다.

'거칠고 검은 그들의 긴 머리털은 빗질을 하지 않아 엉망진창이었는데 더러는 한 가닥으로 땋아 내리기도 했으나...목과 얼굴 언저리에 흘러내린 머리카락들은 흉측하고 지저분해 보였다'

'가난한 사람들이 입는 이 옷은 한 달에 두 번꼴로도 갈아입지 않는 것이었다'

이 장면을 읽는 순간...남수단에서의 모든 불평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우리 조상들도 그러했다는 사실이 남수단 선교에 우리를 부르신 이유를 분명히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같은 분단의 국가로, 전쟁을 경험한 국가로 한국은 남수단 사역의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캄캄한 어둠이며, 지독한 시끄러움이며, 소름 끼치는 냄새며, 험악한 도로 상태며, 아무튼 번연의 죽음의 계곡에 딱 어울리는 모습이랄 수 있었다'
이 단란을 읽다보면 선교지에서 보았던 많은 길들이 생각납니다.
C국에서 보았던 소떼들에 의해 막힌 도로들, 밤에 손전등없이는 영락없이 추락할 좁다란 길의 필리핀, 어둠이 짙은 태국의 산악...
이러한 땅에 오신 예수님...그리고 우리를 믿고 보내신 그분의 은혜가 가득한 곳
그곳이 선교지입니다.

'헤론 박사가 죽던 날...'
죽음의 소식은 이 책에도 어김없이 등장했습니다.
낯선 땅에 와서 복음을 전하다가 객사한 그들...

겸손한 선교...문화우월주의에 빠지지 않는 낮아짐의 선교
선교 선배에게 배우는 아름다운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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