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이 음악에게 말했다
장문경 지음 / 행복한책장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지난번 박지성 선수 아버님의 저서 <가슴으로 꾼 꿈이 행복한 미래를 만든다>(☞ 리뷰)를 선물받은 계기로 팔로잉을 한 후 애정으로 지켜본 서울문화사 출판팀 트위터(@smgbooks)에서 눈이 번쩍 뜨이는 소식을 만났다. 그래서 매일 담당자님을 채근하며, 출간일까지 손꼽아 기다렸다가 온라인 서점에서 개시를 하자마자 주문하기에 이르렀는데... 국내 최고의 뮤지션 그리고 그들과 함께했던 라디오작가 장문경(@moon_kyung)님이 만든 음악과 사랑에 관한 에세이 <사랑이 음악에게 말했다>가 그 책이다.
하림, 김장훈, 이한철, 정엽, 김광진, 김영우, 정지찬, 에픽하이, 심현보, 알렉스, 김현철, 바비킴, 이재학....
무슨 드림콘서트 초대자 명단이 아니다. 바로 이 책 <사랑이 음악에게 말했다>에 함께 등장하고 자신의 사랑이야기와 그 얘기들이 녹아있는 음악들을 전해주는 뮤지션들이다. 책 한권에, 이렇게 내로라 하는 뮤지션들이 대거 함께하다니!! 게다가 사랑과 이별노래로 수많은 이들을 울리고 가슴 미어지게 만들었던 그런 가수들이 말이다...

많은 사람들은 슬픈 사랑과 이별 얘기 특히 그에 관한 대중가요를 들으며 '이건 내 얘기라고' 공감하고 가슴아파한다. 그리고 그렇게 기억된 곡은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른뒤에도 각별하게 남아, 우연히 길을 걷다 귓가를 스치고 지날 때 발걸음을 멈추고 허둥대게 만들거나 잠시나마 상념에 젖게 하기 마련이다.
어디서 듣기로 인류가 노래와 시를 짓게 된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그런걸 보면 유독 가요에 사랑 타령이 많은 것이 아주 당연한 현상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14명의 뮤지션들은 자신들이 만든 곡에 직접 가사도 붙이곤 한다. 나도 습작이나마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글이란게 쓰다보면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 기억들이 자연히 투사되기 마련인데, '아.. 대체 이 곡을 쓴 사람은 어떤 시간을 지나왔을까' 싶은.. 그런 명곡들을 만들어 낸 뮤지션들이기에 이 책에서 들려주는 자신과 주변인들의 사랑 얘기가 하나같이 다 드라마틱하기 그지없다.

별밤, 음악도시에서부터 텐텐이나 푸른밤까지 심야의 라디오에 취해 웃고 울며 여러가지 이야기에 공감하고, 가슴시린 내 사연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써 본 경험이 있는 FM 팬들이라면.. 누구나 이 사람들의 이야기와 이 책에 감격할 것이다. 나 또한 그랬었고, 아직까지도 쭉 그렇게 지내고 있기에...
이 책은 게다가 연초에 비슷한 느낌으로 나왔던 가수 윤건씨의 공저서 <커피가 사랑에게 말했다> (▶ 리뷰)과 제목도 비슷하고, 책 느낌도 많이 닮아있어 읽는내내 특히 좋았다. 누구나 다 그런거 아닐까, 남의 사랑얘기도 내 얘기인양 들으며 공감하고 가슴아파하며 '너도 그렇구나.. 나도 그랬는데..'라고 함께 한숨쉬며 서로에게 위안을 얻어가는 것. 그런데 상대가 마치 모든 사랑을 낭만적으로 영화처럼 해왔을것만 같은 이들이 '나 또한 당신들과 같아요'라고 말하며 다가올 때, 그 감격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만큼의 큰 울림일것이다. 적어도 난 그랬다.
책을 읽고나서, 이 책에 소개된 이미 알고있었고 이미 많이 좋아했던 곡들이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물론 이전보다 더 좋아졌다는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사랑이 하고 싶어졌다. 이제까지 사랑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을 사랑했던것과 달리 정말 순수하고 뜨겁게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어졌다. 책을 읽은지 한참이 지나, 이제서야 이 감상을 적고 있는 지금에도 그렇다. 나이 서른이 넘어서 만나오던 애인에게 이별통보를 받고는 버스에서 어쩔줄을 몰라하며 엉엉 울어버렸다는 심현보씨의 말처럼, 당장 그 사람이 아니면 안될거 같은.. 그래서 다 주고싶고... 내 자신을 통제하지 못해 안절부절 몸이 닳는 그런 사랑이 너무나 하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