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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
바바라 드 앤젤리스 지음, 서영석 옮김 / 학지사 / 2008년 1월
평점 :
5,000권 이후로 읽은 책을 세지 못했다는 자칭/타칭 독서왕 지인이 강력 추천해 준 책이었다. 인간관계에 대한 바이블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책 제목의 영향인지, 최근에 읽은 <그 남자 그 여자> 시리즈의 잔상 때문인지 왠지모르게 감상적인 러브에세이의 느낌을 기대했다가 된통 당해버렸다.

지난 8일간의 입원 기간동안에는 혼자서 사색의 시간을 많이 누릴 수 있었던게 가장 좋은 점이었는데, 그 때 읽은 책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책 카피에서 제시되는 문장 "당신은 우리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거나 말해 본 적이 있나요?" 이 문장만으로도 정말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많은 생각들이 뒤따르게 된다. 지금까지 실패했다고 생각되는 나의 지난 관계들은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그럼 앞으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것 등등의...
인간은 사회적 동물
가정은 제 1차 사회화 집단
이 말은 표현만 달리 할 뿐, 초등학교 바른생활부터 인문계열 고3 수험생들의 정치 과목까지 매 해마다 반복되며 강조되는 인간 삶의 기본적인 지표이다. 사람은 절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으며, 그 모든 인과관계들의 근원은 가정환경에서 파생된다는 말을 적극 공감하게 된 책이었다. 건강한 사고를 갖고 이 책을 읽은 부모가 있다면 아마 자신의 자녀를 포함한 세상 모든 자식들에 대해 연민과 조심스러움을 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이 책이 인간관계에 대한 바이블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긍정적으로 진행중인(혹은 그렇게 진행하고 싶은) 관계에서 자칫 불화가 조장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이정도야 뭐.. 누구나 다 결점은 있지' 하고 넘어가곤 하는 문제들을 결코 간과하지 말라고 지적해주고, 이것이 어느 관계에서든 적용될 수 있는 사안임을 거듭 강조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쩌면 아주 자극적인 '불편한 진실'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누구나 불완전하고, 그렇기에 거듭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단 사실을 계속해서 가르쳐주는데.. "아 그 사람은 뭐가 문제였어, 그래 그때 그 사람은 그랬어"라고 과거의 관계들을 힐난하면서, 정작 자기 자신의 문제는 짚을 줄 모르는 이들에게 당신의 사고는 병들었다라고도 일침을 놓아주기 때문이다.
관계속의 불화는 정말 슬픈 현실이다. 특히나 내가 그 사람의 허물조차 인내해 감싸안고 싶을 만큼의 애정을 느낀다면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을 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당신이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 만큼 그 사람도 당신을 사랑하고 존중해 줄 의무가 있으며, 당신은 어느 누구에게든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 또한 있는 사람이라고 말이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건강한 관계 구축은 더욱 그럴 것이다. 자존감과 자만은 분명히 다른 단어이듯이 이제는 좀 더 겸손하되 나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우리 인생을 즐기도록 하자. 그 방향을 잡는데 스스로 기준을 마련하기 힘들다면 이런 책을 통해서 조언과 깨달음을 구하는것도 결코 나쁜일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