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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학적 전통에서 볼 때, 축제는 하나의 문화현상에 다름 아니다. 문화가 매 순간 특정한 양식을 생산하면서 동시에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는 특성을 지니듯이, 축제 또한 그러한 문화의 양면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독일 출신의 사회학자 하버마스가 축제를 가리켜 ‘인종과 문화, 종교와 사상이 하나로 통일되는 화합의 장'이라고 평가한 것도 |
신명나는 축제 속에 감춰진 문화적 양면성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한 사회, 나아가 한 나라의 문화적 역량이 집약된 축제의 흥분과 의미를 전 세계 60억 인구가 함께 즐기고 누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제는 세계 평화의 상징으로서 모자람이 없다. 더욱이 신명나는 축제의 장에는 많은 것이 담겨져 있다. 일상의 굴레에서 벗어난 여유의 기쁨과 함께 ‘우리’가 되어 어울리는 즐거움, 공동체로의 삶을 확인시키는 의식과 함께 단순히 보고 즐기는 ‘관광’으로서의 여행이 아닌, 그 나라와 도시, 민족의 ‘문화 체험’을 만끽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여행이 되는 까닭이다.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간직한 지구촌의 다채로운 축제의 현장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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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다 주(州) 최대의 도시로, 우리에게는 관광과 도박의 도시로 알려진 라스베가스가 오는 5월 15일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라스베가스는 1700년대 초 에스파냐인들이 부근 지역을 발견한 것이 그 시초로, 19세기 말까지는 소규모의 광업과 축산업을 하는 작은 마을에 불과했지만, 1905년 남캘리포니아와 솔트레이크시티를 잇는 철도가 완성되면서 지금의 현대적인 도시로 거듭났다. 1936년, 당시로서는 세계 최대의 후버댐이 완공되었고, 도박장이 늘어나면서 관광·환락지로서 각광을 받게 되면서 네바다 주의 최대의 재원이 되었다. |
오는 12월 31일까지 장기간 진행될 이번 축제의 첫 포문을 여는 행사는 1934년 시작된 헬도라도 이벤트. 헬도라도(Helldorado)는 라스베가스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게임과 도박 외의 다양한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웨스턴 빌리지에서 열리는 퍼레이드와 로데오 경기, 음악회와 화려한 불꽃놀이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라스베가스 민속 예술축제, 라스베가스 스타의 광장, 라스베가스 생일 파티, 에어쇼 퍼레이드, 다운타운에 위치한 우체국 오픈, 라스베가스를 주제로 한 실험적인 다큐멘터리 영화 시사회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들이 펼쳐질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100주년 타임캡슐 행사는 라스베가스 100년의 역사에서 기억될 만한 일들과 물건들로 가득 채워질 예정인데, 타임캡슐의 위치와 캡슐 아이템들을 공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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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7월부터 3주간에 걸쳐 펼쳐지는 세계적인 연극 축제, 아비뇽 페스티벌은 프랑스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축제로, 1947년 9월에 연극배우이자 무대감독인 장 빌라르가 ‘아비뇽에서 예술의 주간을'이라는 기치 아래 교황청 마당에서 세 개의 작품을 무대에 올림으로써 시작되었다. 아비뇽 페스티벌의 출발은 연극이었고, 지금도 연극을 가장 중요한 장르로 여기지만, 1964년부터 뮤지컬, 무용, 현대음악 등 다른 예술 분야로까지 그 영역을 넓혔으며,최근에는 시, 미술 및 연극사 전시회, 영화와 비디오 아트에 이르기까지 문호를 개방했다. |
연극제는 매년 색다른 형식과 주제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행사는 셰익스피어로부터 그리스 비극, 프랑스 광대극, 모던 댄스, 발레 등에 이르는 국제 공연 행사들. 거리와 광장에는 거리 공연가와 악사, 마임 등 다양한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매일 밤 선보이는 새로운 작품들은 수많은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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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는 국민의 94%가 독실한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관련 종교 행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바이킹 축제'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국경일 퍼레이드는 매년 5월 17일에 열리는 비종교적이면서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축제이다. 더욱이 5월 17일은 1814년 노르웨이 민족의 독립이 선포되어 제헌 정부가 수립된 의미 깊은 날. 때문에 노르웨이 국민들은 이날을 커다란 봄의 축제로 여겨 왔다.축제가 열리는 오슬로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
전국에서 모여든 수만 명의 아이들이 소속된 학교의 악단과 교기를 앞세우고 행진하는 중에 왕과 왕족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왕궁을 지난다. 이 날의 긴 행렬에는 다양한 형태의 악기가 연주되고, 빨간색에 십자 무늬가 새겨진 노르웨이 국기가 현란하게 휘날린다. 바이킹족의 후예답게, 바이킹 시대의 전통 복장을 한 남녀들이 호수 위에 띄워 놓은 배 위에서 연극과 다양한 공연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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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1년 내내 여름을 기다린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열리는 7~8월이 되면 도시 전체가 전 세계 음악 애호가들과 음악가, 예술가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기 때문. 모차르트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1920년 시작된 이 페스티벌에는 베를린 필, 빈 필 등 세계의 정상급 연주 단체들이 영광스러운 마음으로 무대에 선다. 잘츠부르크 대성당 앞마당에서 열렸던 공연이 그 모태로, 이후 1922년에 마구간을 개축한 ‘구 축제극장'에서 이 고장 출신 천재인 모차르트의 오페라들을 중심으로 이어져 왔다. |
1960년에는 절벽에 동굴을 파서 만든 거대한 ‘신 축제극장’으로 축제의 무대가 바뀌었는데, 모차르트의 음악뿐 아니라 거의 모든 공연 예술 장르가 무대에 올려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이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유망한 기대주를 발굴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이 고장 출신인 카라얀이 대표적이다. 그는 빈 필과 베를린 필을 매년 불러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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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1년 내내 여름을 기다린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열리는 7~8월이 되면 도시 전체가 전 세계 음악 애호가들과 음악가, 예술가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기 때문. 모차르트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1920년 시작된 이 페스티벌에는 베를린 필, 빈 필 등 세계의 정상급 연주 단체들이 영광스러운 마음으로 무대에 선다. 잘츠부르크 대성당 앞마당에서 열렸던 공연이 그 모태로, 이후 1922년에 마구간을 개축한 ‘구 축제극장'에서 이 고장 출신 천재인 모차르트의 오페라들을 중심으로 이어져 왔다. |
섹세로이텐 페스티벌은 취리히의 오랜 민속 축제로, 매년 4월 셋째 주말에 열린다. 스위스의 다른 도시들처럼 취리히에도 해마다 열리는 오랜 민속제가 있는데, 그 이름이 바로 섹세로이텐으로 ‘6시에 울리는 종소리’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일요일 오후, 전통 의상을 입은 어린이들이 취리히 중심가를 가장행렬하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대열을 이끄는 커다란 눈사람인 ‘보오그’는 행진이 끝나면 넓은 잔디에 마련된 ‘섹세로이텐 플라츠’에 옮겨진다. 다음날인 월요일 오후에는 25개의 길드 회원들이 각 조합의 특색을 나타내는 의상을 입고 악대와 함께 음악을 연주하면서 거리를 행진한다. 6시, 취리히의 가장 큰 성당인 그로뮌스터의 종이 울리면 사람들은 보오그를 올려놓은 짚단에 불을 붙이고 섹세로이텐 행진곡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그 주위를 돌게 된다. 보오그에는 화약이 들어 있어 불을 붙이면 요란한 폭음을 내며 터지게 되는데 사람들은 빨리 보오그의 최후를 보고 싶어한다. 빨리 최후를 맞이할수록 봄이 더 일찍 찾아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섹세로이텐은 취리히의 공식적인 공휴일로도 지정되어 있을 만큼 스위스가 자랑하는 축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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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8월이면 에든버러는 크고 작은 축제로 떠들썩하다. 그중에서도 올해로 58주년을 맞는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은 전 세계 유명 예술인들이 모여 한여름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세계적인 예술축제이다. 연극, 무용, 오페라, 오케스트라, 미술품 전시, 등불 행렬, 거리 공연 등 매일 500개가 넘는 공연이 펼쳐지는 유럽 최대의 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이 축제는 제2차 세계대전의 상처와 그림자가 유럽 전역을 무겁게 덮고 있던 1947년에 시작되었다. 글린데본 오페라단의 행정관이던 루돌프 빙과 몇몇의 사람들이 재기의 바람을 불어넣어 전쟁 |
여기에서 나온 대안이 바로 축제였고, 이는 유럽 전체에서 호응을 받아 몇 개의 도시에서 참가를 알려오기 시작하며 발전했다. 에든버러 페스티벌은 영국의 약 650가지의 예술 문화 축제 중 영국의 문화를 가장 잘 표현한 축제이며, 규모와 수준에 있어서도 최고를 자랑한다. 또한 참신한 신진 작가들의 연극, 음악 작품들이 런던이나 세계의 다른 도시로 진출하기 전에 이곳에서 초연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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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호주에서 최고의 음식과 와인을 선보이는 미각 축제로, 매년 10월에 열리는 호주의 대표적인 축제이다. 다른 축제와 달리 해외 구호 활동과 극빈자 구제를 위한 기금 모금을 위해 시작되었으며, 맛있는 음식과 와인을 맛볼 수 있는 행사, 라이브 밴드의 연주와 춤 공연, 기금 모금을 위한 경매 등의 다채로운 행사로 구성되어 있다.때문에 어느 한 도시에서 지속적으로 열리지 않고 멜버른과 브리즈번, 시드니, 퍼스 등의 도시에서 번갈아 가며 열리는 것이 특징이다. |
200여 명의 요리사와 음식·와인 비평가, 작가와 언론인이 참석하며, 일반 시민들이나 참가자들은 완성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하지만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최고의 음식과 와인을 맛보는 시식·시음 코스. 일류 요리사들의 음식 조리 시연을 눈앞에서 직접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또한 최근 급부상하고 신생 와인국답게 호주산 최고급 와인들을 함께 맛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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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4월 초부터 5월 말까지 튤립기간을 정해 전국 곳곳에서 튤립 축제를 개최하는데, 이 짧은 기간 동안 1백만 명의 관람객들이 다녀갈 정도이다. 네덜란드 전역에서 열리는 튤립 축제 중에서 가장 화려하고 유명한 것이 리세 시(市) 교외에 있는 큐켄호프 공원의 축제이다. 튤립이 가장 아름답게 피는 4, 5월에만 개방하는 이 공원에는 2,000여 종 600만 송이의 튤립이 관람객들을 맞이할 뿐 아니라, 수선화, 히아신스 등 다양한 꽃들이 전시되어 유럽 최대의 ‘꽃 박람회'라는 또 다른 이름을 얻기도 했다. |
매주 일요일에는 튤립으로 장식한 꽃마차가 시내를 행진하는 튤립 퍼레이드가 펼쳐지며, 공원 내 호수에서는 백조, 오리 등 30여 종의 조류를 방목해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전 세계 상인들이 벌이는 열띤 흥정도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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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유럽의 가장 유명하고 매혹적인 카니발 중 하나인 베니스 가면축제는 전통적인 가장무도회와 정교한 18세기 복장을 부활시킨 것으로, 시내 중심가인 산 마르코 광장과 극장, 유명한 캄피 등에서 뮤지컬, 연극, 곡예, 댄스 공연 등이 펼쳐진다. 매년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축제의 통일성을 유지하는데, 지난 2004년 가면축제의 주제는 ‘오리엔탈 익스프레스, 실크로드로의 가면 여행'이었다. 마르코 폴로와 그의 전설적인 순례여행지인 ‘백만'과 관련된 동방과 극동의 나라들인 인도와 태국, 중국, 일본식 가면이 주를 이루었다. |
올해는 작년보다 축제기간 7일이 늘어나 18일간에 걸쳐 운하와 광장, 궁전 등에서 행렬과 가장무도회, 전통 행사, 음악, 다양한 축제들이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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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1일부터 6월 4일까지 73일간 열리는 타이베이 전통예술제는 1988년에 시작되어 올해로 18회를 맞는 장수 예술축제로, 타이완의 전통을 가장 국제적으로 표출해내는 문화의 장인 동시에 타이완 전역에서 가장 성대하게 열리는 축제이기도 하다. 타이완과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20여 개의 공연단과 연주자를 초청해 전통 중화 현악연주를 들을 수 있는 ‘타이베이 중화 전통현악기 페스티벌', 타이완 캠퍼스 포크송의 30년 역사를 기념하는 포크송 시리즈와 몽골의 목가 민요, 오케스트라 콘서트 시리즈, 타이완 전통인형극 |
부따이시(布袋戱) 등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으며, 경극의 기원이자 유네스코로부터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쿤취(崑曲)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타이베이 12개 행정구 곳곳에서 동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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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일의 주(州) 단위 축제인 알로하 페스티벌은 하와이의 음악과 춤, 역사에 관한 다양한 문화 행사를 보고 즐길 수 있는 기회로, 올해는 8월 25일 오아후 섬을 시작으로 막을 올릴 예정이다. 이 축제는 1946년, 하와이의 다양하고 풍부한 문화를 기념하고자 시작했던‘알로하 위크(Aloha Week)'에서 시작되어 지난 50년간 무려 300여 개의 행사를 개최해 왔다. 올해의 테마는 ‘노 나 카말리이(No Na Kamali'i)'로 ‘어린이들을 위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하와이 주요 6개의 섬이 각자 다른 일정을 가지고 6주간 축제를 진행시키게 된다. |
오아후 섬의 경우 8월 25일 오전에 열리는 왕궁 대관식을 시작으로 하와이의 월 스트리트인 비숍 가(街)가 통제되며 주민과 관광객이 한데 어우러져 댄스파티와 퍼레이드를 벌인다. 9월 17일에 실시되는 꽃 퍼레이드는 알로하 페스티벌의 백미로, 왕과 왕비가 등장해 하와이 성가와 훌라를 열연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각종 음악과 훌라 공연, 경연대회가 9월 19일까지 화려하게 펼쳐지며 몇몇 전시회는 10월 초까지 계속된다. 행사의 마지막 날에는 6개의 섬에서 모두 거대한 가두행진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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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1일부터 6월 4일까지 73일간 열리는 타이베이 전통예술제는 1988년에 시작되어 올해로 18회를 맞는 장수 예술축제로, 타이완의 전통을 가장 국제적으로 표출해내는 문화의 장인 동시에 타이완 전역에서 가장 성대하게 열리는 축제이기도 하다. 타이완과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20여 개의 공연단과 연주자를 초청해 전통 중화 현악연주를 들을 수 있는 ‘타이베이 중화 전통현악기 페스티벌', 타이완 캠퍼스 포크송의 30년 역사를 기념하는 포크송 시리즈와 몽골의 목가 민요, 오케스트라 콘서트 시리즈, 타이완 전통인형극 ‘투엔응 축제'로 |
알려져 있는 이 축제는 미로 강(江) 주변에서 탄생한 지역 축제로, 부패한 정부에 맞서다가 미로 강에 빠져 죽은 중국의 국민적인 영웅, 쿼유안을 기리는 행사이다. 전설에 따르면 마을 사람들이 쿼유안를 구하기 위해 드럼을 쳐서 물고기를 쫓고, 바다에 경단을 던져 고기들이 그의 시신을 먹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물 위를 가르는 거친 용선들이 연출해내는 장관. 20여 명으로 이루어진 팀들은 커다란 북소리에 따라 정성스럽게 머리와 꼬리를 장식한 용선을 모는데, 10m가 넘는 용선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 축제에 맞춰 홍콩 사람들은 대나무 잎으로 싼 쌀과 고기로 만든 경단과 갖가지 음식을 먹으며, 미로 강에서 수영을 하거나 손과 발을 담그는 것으로 축제의 의미를 되새긴다. 용선 축제는 매년 음력 5월 5일 거행되는데, 애버딘, 스탠리, 샤틴, 타이포, 청차우, 란타우 섬 등 홍콩 각지에서 동시에 열리므로 홍콩을 방문한 이라면 쉽게 목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