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없는 동화 - 독창적 논술을 위한
조대현 외 지음, 안준석 그림 / 그린북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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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편의 이야기들로 구성된 이 책 <제목 없는 동화>는 왜 제목이 '제목 없는 동화'일까? 그 해답은 바로 책 안에 들어있다.

   각 이야기가 갖는 구성은 말하자면 이렇다.  각 이야기를 지은 작가가 그 이야기를 짓게 된 동기를 우선 설명해준다. 다음으로 본론으로 들어가 동화를 삽화와 함께 보여주고, 요즘 한창 유행하고 있는 개인 블로그 형식을 통해 아이 스스로 제목을 짓게하고, 그 이유를 적어보도록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그것에 대해 친구들이 정한 다른 제목들을 덧글 달 듯이 적도록 해두었다. 다음 페이지에서는 그 동화를 통해 사고력을 높이기 위한 확장된 질문을 하고, 그 생각을 적도록 배려해두었다. 또한, 친구들이 정한 제목에 대해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을 적도록 해두었다. 마지막으로, 지은이의 생각ㅡ지은이가 지은 제목도 볼 수 있어, 자신이 지은 제목과 비교해보면서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ㅡ을 엿볼 수 있도록 구성해두었다.

   아이 스스로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적어보고 사고력을 확대시킴으로써 논술력을 한 층 더 높이도록 능력을 끌어올리는 책이다. 더욱이, 각 이야기가 가지는 마지막 장의 지은이의 생각을 읽어봄으로써 지은이가 의도했던 교훈과 자신이 동화를 읽고 느낀 점을 비교해볼 수 있어 더욱 좋은 것 같다.

   그냥 단순하게, 수동적으로 이야기를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직접 제목을 정하고 생각을 정리해봄으로써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인 책이다. 또한, 지루하고 어려운 내용이 아닌 옛날 이야기를 읽는 것 같이 편안하고 재미있는 동화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욱 흥미를 갖고 적극적으로 책에 몰입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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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토지 제1부 1 - 박경리 원작
박경리 원작, 오세영 그림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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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라 함은 어려서부터 드라마로, 책으로 수도 없이 접해왔던 작품이다. 그만큼 대작이란 말이렸다. ㅡ이상하게도 나는 요즘에 나오는 로맨스나 기타 소설 등은 별로 흥미가 가지 않는다. 이전 작품들이 재미있게 느껴진다. 가장 흥미있어 하는 책은 외국과 우리나라 고전문학, 역사 소설, 생활철학 부문이다. ㅡ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던 이야기가 만화로 새롭게 태어났으니 어찌 기대를 안할 수 있겠는가만, 책을 펼치고 읽는 내내 두 눈과 양 손이 쉴새없이 움직여댔다.  

 

   과연, 원작의 그 느낌을 잘 살려냈을까 하는 걱정도 잠시, 금방 숨죽이며 몰입하게됐다. 또한, 책의 본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작품 소개와 등장인물 소개란이 있어 책을 읽기 전,후로 이야기를 쉽게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내가 젊은 세대라 그런지 젊고 신선한 그림체를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책 만큼은 오세영님의 그림체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토속적이고, 우리의 전통 문화를 잘 묘사하고 감정을 잘 드러낸 듯한 표현력에 내심 흐뭇하다. 컴퓨터 그래픽을 통한 채색 작업이 이루어진 것 같은데, 깔끔해서 좋긴 했지만 손맛이 그립기도 했다. ㅡ요새 컴퓨터로 그림을 그려서인지, 이전에 손으로 직접 그리던 그 손맛이 많이 그리운 시기이기 때문일까.ㅡ 수작업으로 이루어졌으면 더 멋진 작품이 나왔을까 하고 잠시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러려면 이 방대한 스토리를 언제 만나보게 될지 까마득하기 때문에 금방 생각을 접었다.

 

   정감있는 그림체와 토속적인 말투가 어우러져 흥겨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등장인물 저마다의 생생하고 리얼리티한 표정들이 나를 울고, 웃게 만들기도 했다. 소설로 읽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 소설을 읽을 때는, 내내 머리속으로 그 장면들을 그리며 글을 읽는 재미가 있었는데 그때 떠올렸던 나만의 그림과 이 책의 실제 그림과 비교ㅡ내 머리 속에 그렸던 등장인물들의 생김새와 이 책의 등장인물들의 생김새를 비교하는 재미가 참으로 일품이랄까.ㅡ하는 재미도 있었다. 소설은 모든 것들을 머리 속으로 그려야한다는 단점이 있고, 드라마는 장면 묘사에 제한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만화에는 그런 단점들을 찾아볼 수는 없다. 물론, 만화가의 재량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어떤 매체로 접하든지간에 그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는 모두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서희가 아버지께 문안인사를 드리고 나와 구토를 해대는 장면, 구천이가 깊은 산 속에서 깊은 한을 토해내며 우는 장면이었다. 정말 생생하게 내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처럼 느껴졌다. 묘사가 잘 되어 그런 것일까?

 

   또 한가지 내가 주목한 것은, 서희의 아버지의 생김새였다. 소설책을 읽으며 내가 생각해왔던 그 이미지보다 좀 더 차갑고 냉랭하고, 살포시 무서운 듯한 인상이 인상 깊었다.

 

   아직 1부의 1권 밖에 읽어보지 못했다. 책을 덮으면서 무척 아쉬웠고, 빨리 서점으로 달려가 다음 책을 사서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좋은 작품을 접할 수 있다는게 고마울 따름이다. 또한, 이 책으로 하여금 만화가 더 이상 아이들만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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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쉽게 하기 : 인물 드로잉 - 그림 그리는 즐거움을 배운다! 스케치 쉽게 하기 3
김충원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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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 시절에 동물 스케치하는 방법에 대해 저술한 김충원님의 책을 읽어본 적이 있다. 좋은 책이었던 탓에 이 책에도 많은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스케치를 할 때 가장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 바로 연필이다. 연필에 대한 설명과, 그 외의 스케치 도구에 대한 설명이 우선적으로 나와있다. 그리고는 인체의 비밀을 하나씩 들려준다. 거창한 내용은 아니고, 동서양의 생김의 차이나 두개골에 대한 내용 등을 쉽게 설명해주는 내용이다. 그런 다음에 바로 윤곽 드로잉 하는 법을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마지막으로 얼굴 그림자, 얼굴 드로잉의 테크닉을 설명해주고 있다. 스케치에 앞서 꼭 알아두어야 할 중요한 사항들이기 때문에 이렇게 쉽게 설명해주어 고맙다.

 

   설명과 곁들여 놓은 예시작들이 실려 있어서 눈으로 직접 보면서 글을 읽으니 한 층 이해하기가 쉬웠다. 이론 수업을 마치고 나면, 실전에 돌입하기 전에 이론에 입각한 연습을 도와주는 부록을 펼쳐보자. 김충원님이 그려놓은 스케치를 따라그리기 쉽도록 가이드라인을 잡아주고 있다. 심화 학습까지 놓치지 않는 세심한 배려에 감사할 따름이다.

 

   솔직히,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직접 그려서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이 책을 통해서 더욱 쉽게 인물 드로잉에 다가갈 수 있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수야 없으니, 꾸준히 그리면 언젠가는 실물과 꼭 닮은 그림을 그려낼 수 있지 않을까? 사진은 실물의 있는 그대로의 색감과 생김을 표현해 주지만 어찌 정성이 가득 들어간 손맛나는 그림에 견줄 수 있으랴. 앞으로도 열심히 그려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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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푼첼 아이즐 그림책방 6
그림 형제 지음, 이상희 옮김 / 아이즐북스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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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이 큼지막하니 아이의 상체를 충분히 가리고도 남는다. 일단은 시원시원해서 좋은 것 같다. 먼저 말하지만, 유아기를 7세까지라고 볼 때 5~7세 아이들이 보기에 적합한 것 같다. 일단은, 4세 이하의 아이들이 보기에는 글밥이 제법 되고, 색상이 원색적이거나 그림이 선명하게 딱 트이는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 연령의 아이들은 색이 선명한 그림에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니까.

 

   글씨가 빼곡하지 않고 적당한 크기로 쓰여져 있어 읽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 그림은, 선명한 색상은 아니지만 은은하니 서정적인 느낌이 든다. 꼼꼼하고 완성도 있게 그린 그림들이다. 그래서 볼거리가 많다.

 

   시대가 변해도, 대를 이어서 부모와 자식 간에 똑같은 이야기를 보고 듣고 자라는 사실에, 당연한 것이면서도 신기하게 느껴진다. 어릴 때 읽었던 추억을 떠올리며, 아이와 함께 라푼첼을 읽고 당시의 부모 자신이 느꼈던 점들도 들려주면서 좀 더 깊이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줄거리는 동화적인 내용이다. 말 그대로 동화책이니까. 현실성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지만 아이들에게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마녀가 입는 옷은 라푼첼로 엮은 옷인데 어떻게 채소를 가지고 옷을 만들 수 있겠는가. 이런 점은 아이들에게 정형화되고 고정된 생각을 버리고 독창적인 생각을 하도록 발판을 마련해준다고 본다. 또한, 라푼첼의 길게 땋은 머리칼을 잡고 탑을 오르락 내린다는 특이한 설정 또한 아이들이 좀 더 창의적인 생각을 하도록 유도한다. 궂이 현실적으로 따지자면 머리칼을 잡고 오르기도 전에 라푼첼의 목이 꺾이겠지만 말이다. 마녀에 의해 갈라졌다 다시 재회하여 행복하게 사는 왕자와 라푼첼의 결말은 아이들에게 착하게 살면 결국에는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교훈도 준다. 모든 아이들이 그렇게 똑같은 생각을 하진 않겠지만......

 

   좀 더 나아가 책의 내용을 무시하고, 아이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지어서 들려달라고 한다면 좀 더 창의적인 생각을 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어떻게든 만들면 학습이 된다. 평소에도 고정관념을 강요하기 보다는 좀 더 창의적인 생각을 갖도록 부모가 도와줘야  할 것이다.

 

   사실, 아이보다 내가 더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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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움직이는 급소는 따로있다. -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타인활용술
나카지마 다카시 지음, 천채정 옮김 / 멘토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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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내용이 어렵거나 분량이 많지 않아 읽기에 편한 책이지만, 읽으면서 밑줄도 긋고 내 생각도 써보느라 오랜 시간을 공들여 읽었다. 솔직히 말하면, 사람을 이용하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 어찌보면 아둔한 타입인지라 인간관계에 있어서 머리 속으로 계산을 하고 행동하지 않고 살았다. 소위 말하는 처세술이라는 것과도 친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의도하지 않은 적들을 종종 만들기도 했다. 물론, 그들이 내게 질투심을 갖고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것이었는데, 나는 '당신들 마음대로 하세요. 그런 인간성이라면 나도 당신들이 필요없어요.'라는 생각으로 그냥 지나쳐버린 것이 문제였을 것이다.

 

   인간 관계에 있어서 절대 계산적이지 않고 진심으로 사람을 대해왔다. 그래서 솔직하게 내 모든 것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오히려 독이라는 것을 인생 경험을 통해 깨닫기도 했다. 사람들은 종종 진실이란 것을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고,  '경쟁'이 중심이 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서 그런지 사람들 마음 속에는 여유란 것이 존재하기 힘들었으니까. 그런 적을 만드는 일이, 속 좁은 그들까지 온전히 내 편으로 만들지 못한 나의 과오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담긴 모든 내용을 다 수긍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배워야 할 점은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평소에 생각하고 있었던 내용들도 많이 있기는 했다. 실천을 못했을 뿐이지......

 

   이 책은, 다섯 가지의 파트로 구분되어 있다. <상사를 움직이는 급소> <부하직원을 움직이는 급소> <동료를 움직이는 급소> <고객을 움직이는 급소> <이성을 움직이는 급소> 이렇게 말이다. 이미 나는 임자가 있는 몸이라 마지막 파트인 <이성을 움직이는 급소>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ㅡ궂이 연애 대상이 아니고 순수한 사람대 사람으로, 단순한 여자와 남자라는 관계라는 것에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ㅡ지만, 나머지 네 파트는 참 신중하게 읽었다.

 

   이 책의 가장 큰 목적은 '살짝 약아빠진 사원(교묘하게 남을 잘 이용하는 '깍쟁이'지만 은혜를 입은 사람에게는 반드시 몫을 나누어주고, 자기 몫을 줄이더라도 많은 이익을 주려는 사람이다.)'의 비법을 익히는 것이다. 그 비법들을 읽다보면, 어떤 면에서는 약간은 비열해 보이기도하고, 다른 한편으론 참 영악하단 생각이 든다. 하지만, 사람을 이용하는 그 핵심들을 콕콕 잘 찝어놔서 그런지 내 가슴을 다 뚫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다 읽고서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내용은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칭찬을 잘 활용할 것과 어느 정도는 짜여진 연극을 시연할 필요성과 인맥을 넓히고 유지하려는 치밀한 계획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한 부분들이다.

 

   인상 깊었던 <상사를 움직이는 급소> 파트의 일부를 적어보겠다. 

 

   엉성한 업무편람을 외우는 것보다 눈앞의 '살아 있는 편람' '걸어 다니는 편람'을 본보기로 일을 배우는 것이 빠르게 업무를 숙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p.18) 이라면서 우선 철저하게 어수룩한 척 행동하고 자신의 실력을 숨겨둔 채 상대를 칭찬하고 상대를 추켜세워 많은 비법을 알아내라고 한다. 그 말에는 참으로 일리가 있다. 다들 자신의 비법을 알려주지 않고 꽁꽁 숨기고 있는데 그 비법을 알아내려면 그들의 경계심부터 풀도록 해야하는 것이 가장 우선순위일 테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상사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감히 말을 붙이기도 어려운 상대를 이용까지 한다니? 이거 대단한 능력이지 않은가?

 

   "왜 계약을 못 따내는 거지? 그 회사는 원래 내가 뚫어 놓은 곳인데 말야."

   "네,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장님, 어떻게 뚫은 거예요? 다음에 저도 써먹게 방법 좀 가르쳐주세요."

   (p.33)

   거래처로부터 계약을 따내지 못해 상사에게 혼이 나고 있는데, 역으로 상사를 추켜세우므로써 그 비법을 배우는 기회로 만들어버리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었다면 나는 변명도 하지 않고 그저 "잘못했습니다."로 일축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또한, 나는 큰 사고가 터지면 상사에게 맡기자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이런 불만을 잠재우는 데는 명함과 직책이 효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p.39) 라면서 상사에게 책임을 떠맡기면서 자신과 회사 모두의 이익을 챙기는 교묘한 수법을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내용에 수긍하는 것은 아니다.  25~29 페이지의 내용을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직장인이긴 하지만 일이 주어질 때마다 모든 것을 다 맡아서 한다면 시간이 제아무리 많다 해도 역부족이다. 따라서 '이것은 내 일' '이것은 남에게 맡겨도 되는 일' 등으로 나누어 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 (p.25)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 가장 '여린 양' 은 누구일까?

   이때 여린 양의 연령이나 직책은 상관없다. 상사든, 선배든 향상심이나 야심이 없는 사람은 거세된 '여린 양'이다. (중략) 별 볼일 없는 일은 가장 '여린 양'에게 맡기면 된다. (p.27)

 

   "우와~벌써 다 한거야? 정말 손이 빠르네. 게다가 이렇게 꼼꼼하게 해주다니 너무 고마워! 다음에 한 턱 쏠게." 이 정도로 이야기해두면 된다.

   (중략)

   "이 은혜 절대 잊으면 안 돼!"

   그때는 '이런 잡스러운 일 따위에 은혜를 갚으라니!'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결코 얼굴이나 입으로는 표현하지 않았다.

   "네,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라는 대답만 했을 뿐이다. (p.29)

  

   내 생각은 다르다. 이용하는 것이 영악하기는 하나 나의 성공을 위해 이용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보지만, 아무리 하찮은 일이었더라도 나 대신 수고한 사람에게 적어도 음료수 한 잔이라도 베풀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일을 해준 사람이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자기 스스로 다음에 한 턱 쏜다고 해놓고서 말로 끝내버리는 것은 경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적인 도리로서도 그렇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ㅡ 좀 더 영악하게 굴자면, 두고 두고 이용할 텐데, 사람이 바보가 아닌 이상에 여러번 당하고 나면 자신을 이용한 사람을 나쁘게 인식할 수 있고 그 생각이 입소문으로 퍼져 평판도 나빠질 수 있다. 더욱이, 사람 일이란 것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라서 더 큰 사회에 나가 다시 안 볼 사이가 아니고서는 최소한의 성의라도 고마움을 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ㅡ 도 손해가 난다고 본다.

 

   <고객을 움직이는 급소> 파트의 세 번째 영역, 비행으로 고객과 긴밀한 관계 만들기라는 내용이 있다. 그 부분에서도 나는 용납이 안되는 부분이 있다.

 

   함께 도서관에서 공부한 친구는 오래 기억될 리 없다. 같이 학교 규칙을 위반했거나 벌을 섰던 친구들이 훨씬 오랫동안 기억된다. 그리고 여기서 비행이라는 것은 (중략) 술, 여자(남자) 만나기, 온천, 여행, 스포츠와 같은 '놀이'를 통한 비행을 말한다.

   "열 번의 면담보다 한 번의 접대, 열 번의 접대보다 한 번의 풍기문란."

   이것은 빠른 관계 만들기의 철칙이다. 호스티스가 나오는 룸살롱도 좋고, 나이트클럽도 좋고, 게이 바도 좋다. 평일 낮 시간에 일이라면서 접대 골프를 쳐도 좋고, 밤에는 룸살롱, 휴일에는 마장마술, 경륜, 경마도 좋다.

   이런 장소에서는 마음의 예복을 갖추어 입지 않기 때문에 고객의 마음이 속속들이 드러난다. (p.156)

 

   마음을 터 놓고 좀 더 가깝고 긴밀한 사이를 유지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구시대적인 접대 문화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사람이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덤비는 모습을 보면 추악하게 느껴진다. 그래, 다른 것은 다 좋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상대함에 있어 치대한의 '인간 존중'이라는 윤리를 무시하지는 말아야 하는 것 아닐까? 사람을 파는 '룸살롱', '호스트 바'에서 접대를 하는 행위 ㅡ한 연구 조사 결과에 의하면, 남성들이 섹시하게 차려입은 여자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는 사리분별이 약해져서 원하지 않는 거래에도 승낙을 쉽게 한다고 한다.ㅡ 는 인간을 인간으로 대접하는 아름다움이 결여되었다고 본다. 내 자녀가 그런 곳에서 몸을 판다면 몸을 묶어서라도 그런 곳과는 차단을 시킬 것이 뻔한 사람들이 자신의 출세가도를 위해 그런 것을 이용한다는 것에 치가 떨릴 뿐이다. 그런 접대를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매 한가지의 보잘것 없는 인품을 가졌다는 것은 거부할 사실이 못되지만, 한가지 짚고 넘어가자. 그런 곳에서 자신을 접대하고 있는 그 사람이 그런 여성이나 남성들을 사람이 아닌 물건 대접을 하고 있는데 과연, 그 사람이 고객인 당사자를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있을까? 고객인 당사자도 그저 자신의 실적을 올리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인 것이다.

 

   이런, 악습은 좀 그만뒀으면 좋겠다. 성을 떠나서 사람을 인격적으로 대우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접대를 꼭 몸파는 가게에서만 해야 하는 것인가? 최근에는 이런 악습을 버리고 깨끗한 음식점에서 거래처 사람이나 고객에게 접대를 하는 움직임이 많아지긴 했다. 그래도, 아직은 어두운 접대 문화가 만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도 좋지만, 어느 정도의 선은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 두가지 사항만 거부감이 들었다. 나머지 내용들은 조금 영악하긴 하지만, 진심으로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살짝 이용하면 자신의 인생을 성공의 위치에 올려 놓는 좋은 발판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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