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 이중섭 전시회를 보러 다녀왔다.한여름의 이글거리는 태양이 나를 집에서 한발작도 떼어내지 못하게 했으나 이제 더 미루다간 그의 전시회를 놓치고 만 후회로 한참을 고생할 것만 같아 아이들과 집을 나섰다.지금까지의 어떤 전시회보다 최대규모라한다.예술가로서의 천재성, 그리고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의 고뇌,성공하지 못한 가장과 화가로서의 고통 그 모든것이 너무나 가슴에 와닿아 당분간은 그의 예술세계에 빠져 지낼 것 같다.그리고 다시 책장속의 책을 꺼내들었다.
범인이 처음부터 공개되어 있는 조금은 다른 형식의 범죄소설.전개가 조금 지루한 듯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으나 가장 마지막 장의 반전은 깜짝 놀랄만함.마지막을 읽고난 뒤 진정한 가해자와 피해자는 누구라고 할 수 있을지....누군가의 죽음이 참으로 허무해지는 순간이다.
아이들 방학이라 나는 개학했다.기타 연습도 자수놓기도 뒤로하고 더위와 싸우며 책에 몰두하는 요즘이다.제대로 된 감상문하나 쓰지 못해도, 몇달 지나면 내용이 가물가물 이 책이 저 책인지 분간 조차 못하고, 주인공 이름조차 떠오르지 않겠지만 책을 읽고 있는 이 순간 만큼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