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죄
윤재성 지음 / 새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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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의 죄』

윤재성 장편소설
새움 출판

⚔️줄거리

어린 권순조는 희국보육원으로 납치를 당한 후 그곳에서 불법 마약 제조상들과 장기 인신매매 조직의 아동 학대, 노동 착취로 탈출을 꿈꾸지만 돌아오는 것은 매질뿐이다. 쇠꼬챙이로 원생과 원장을 찌르고 불을 질러 12명을 살해한 후에야 보육원에서 벗어나지만 어느 한 검사의 도움으로 죄값을 받지 않고 어른이 된 후 검사가 된다. 외적으로는 평검사의 삶을 사는 것 같지만 사람을 죽인 일 이후 자신이 죽인 아버지와 원생들의 환영을 보고 자신도 누군가 습격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으로 접이식 나이프를 지니고 다니며 매끼 약을 먹어야 한다. 중앙지검의 칼잡이 검사로 유명해진 어느 날, 선배 검사가 눈앞에서 피살당하며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상대는 재계, 정계, 법조계 결탁한 카르텔임을 알게된다. 권력 위에 있는 자들에게 맞서기 위해 권순조는 문희철, 차미도, 윤중탁과 함께 하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다. 권순조는 자신의 죄가 드러나고 검사 복을 벗게 되지만 악의 권력에 맞서 무력을 사용해 거대 카르텔을 향해 법의 재판을 한다. 


📝
시작부터 주인공 권순조의 분노가 느껴진다. 팔자에도 형을 다루는 사람은 검사가 되고 형을 다루지 못하는 사람은 범죄자가 된다고 했다. 검사라는 직업에 대해 무수히 드라마, 영화들이 쏟아짐에도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는 법이라는 것에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고 잘 알아야 하지만 잘 알지 못하기에 호기심 있고, 두려움이 있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듯하다. 

마냥 멋있는 검사들의 세계가 아니라 퇴폐적이고 어두운면이 있어 호기심 멈출 줄 모르고 계속 됐다. 권순조보다 차미도가 여성검사들의 차별과 조직의 한계에 대해 잘 보여주었다 생각한다. 부패검사로 인해 아버지 회사가 타겟이 되어 사업이 몰락하게 되고 자신이 가족의 가장이 된 것에 대한 방황과 복수를 해야한다는 명분으로 검사가 되었지만, 여성평검사는 중앙지검으로 가는 것조차 도움을 받아야 가능했다. 차미도 검사의 일탈이 재미있었다. 동아와는 진심이 아니라고 하지만 서로의 외로움을 채워주는 관계에서 신뢰하는 사이로 된 것처럼 만약 2권이 나온다면 둘의 로맨스가 기대된다.

죄를 지은 자라 그런지 늘 경계태세였다. 진정제 같은 약을 한웅큼 먹어도 아버지의 환영은 계속이다. 자신이 죽인 사람들이 응원인지 방해인지 모를 행동과 말을 하는데 눈앞에 환영으로 나타나는 것은 죄를 지은 자가 스스로 만든 고통 속에서 자신과의 싸움인 듯 보였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과거에 발목잡혀 현재도 잃어버릴테니까. 

비밀의 숲 드라마 정주행한 듯 검사들의 비리 이야기들과 상명하복, 정경유착, 부정부패, 로비 등 뭔가 뻔한 스토리 같으면서도 거대한 힘에 맞서 싸우고자 하는 권순조 검사의 모습은 아직은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 같아 재미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스토리가 탄탄해서 몰입감이 최고였다. 
이 소설은 영화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주인공들의 매력이 넘치니까 😎

조직의 우두머리는 자신의 죄가 드러나면 머리를 숙이고 반성하고 뉘우치는 행보를 보이지 않고 무엇을 지키지 위해 자살이라는 결말을 지었을까. 사회적 지위, 남겨진 가족들을 위해서 였다고 말할 수는 없다. 가해자가 없는 사건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가족이 겪어야 하는 추문과 가족을 잃은 고통에 대해서는 사건 종결이라는 말로 끝이 나버리니 말이다. 

마지막 법의 집행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인상을 찌푸릴만큼 잔인하게 밀어붙인다. 악을 단죄하기 위한 방법으로 과연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을까 생각하면서도 법도 통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눈에 직접 보이는 무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도 안다. 권력이 없고 법을 모르는 이들에게 법은 자신에게 칼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은 현실도 마찬가지 아닌가.  
이런 생각과 반대로 독자인 내가 검사 권순조가 되어 법의 힘을 갖고 악의 무리를 단죄시키는 행동은 현실에서는 혼자 무력으로 권력에 대응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기에 무협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속시원함도 있었다. 

이 소설은 고구마 같은 장면없이 빠른 전개로 흥미진진하지만 이 주인공을 두고 나는 원죄를 지은 사람이 폭력으로 정의를 구현하는 것에 대해 가슴으로 이해되지만 머리로는 결론을 지을 수 없다. (소설이기에 권력에 맞선 무력진압, 범죄소굴 탈출이 가능한 것이므로^^)


📖책속에서

돌연 분노가 솟았다. 아버지가 쥐약 탄 소주병을 입술에 짓누를 때, ‘희국어린이집’ 봉고에 실려 산 중턱 축사로 끌려갈 때, 정당하지 못한 것들에게 정당한 권리를 빼앗기며 터지던 폭발이었다. P14

형법서와 씨름하던 그때나, 형법상의 죄인들과 씨름하는 지금이나 신세는 비슷했다. 터널을 빠져나온 줄 알았는데 비좁은 하수관으로 들어온 기분이었다. P40

집에 오면 항상 하는 일들이 있었다. 그는 나이프를 쥐고 소파 밑부터 베란다까지 집을 싹 뒤졌다. 원래는 빈집털이범 색출 작업이었지만 오늘 같은 날은 더 신경 써 검문해야 했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평범한’일상이 시작됐다. P64

순조는 직업적인 견지에서 그 말에 동의했다. 남들을 천 번 찔러도 제가 한 번 찔리면 가능 것이 인간이요. 검사였다. 따라서 우수한 방어 체계가 필요했다. 방검복과 장 차관 인맥 같은 것들. 육체적으로는 칼을 맞지 않고, 직업적으로는 내사를 맞지 않을 안전한 장치들이. P66

“누군가는 해야만 해요. 어떤 검사, 어떤 수사관, 어떤 판사는 싸워야 합니다. 세계가 타락하고 사법이 힘을 잃어도.” P114

살기 위해 그 많은 이들을 죽였음에도, 정작 죽음 자체는 두렵지 않았다. 두려운 것은 죽음에 이르기까지 찾아올 부당함과 부조리였다. 놈들은 의지를 거세하고 인간을 흰쥐로 만들었다. P133

생매장의 기억은 공포스러우면서도 안온했다. 지렁이인지 딱정벌레인지, 발가락 근처에서 꿈틀거리는 감촉을 느끼며 그는 눈을 감았다. 주일학교에서 읽은 성수는 백 마디 말보다 중요한 깨달음을 주었다. 네가 죽기 싫다면 남을 죽여야 한다. P177

공책을 복사하기 전, 모든 글은 육필로 썼다. 필적 감정을 거치면 내 필체임이 밝혀질 것이다. 이는 내 말이 힘을 가지게 하는 증거다. 현직 검사가 권력에 쫓기면서 만든 명부. 이 명부를 통해 죄 있는 자가 벌을 받고 죄지은 자가 두려워하기를 바란다. 산 권력에 관대하고 죽은 권력에 엄혹한 검찰이 변화하기를 바란다. P215

벌거벗은 허수아비처럼 지는 해를 멍하니 바라보다 시력을 잃을 뻔한 적도 있었다. 손상된 망막은 천천히 회복됐지만 심장 부근의 상실감은 영영 메워지지 못했다. 그것이 마지막 남아 있던 애정과 양심, 죄책감 따위였다는 사실은 오랜 시간이 흐르고서야 깨닫게 되었다. P274

#검사의죄 #윤재성 #장편소설 #소설 #한국소설 #소설추천 #검사 #정의 #새움 #신간도서 #독서 #요즘뭐읽지 #책추천 #서평 @saeum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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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월간 샘터 2023년 01월호 - 나이 월간 샘터 635
샘터 편집부 / 샘터사(잡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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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TOH』 샘터 2023. 01 '나이'

샘터 출판




 

사람사는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 좋았다.

가족도 친구도 직장동료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할 수 없을 뿐더러 속마음의 이야기를 할 만큼의 여유는 없었던 것 같은데 이번 샘터는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아모르파티> 노래 가사인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글을 보고 한 해 지날 때마다 마음과 달리 체력이 따라주지 않는 다는 것을 실감하니 나이를 부정하고 싶지만 삶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새해 다짐을 한번 해본다.

 

‘오수진’ 기상캐스터의 이야기는 현재를 즐기고 삶에 감사해야한다는 생각을 다시 할 수 있게 밝았다.

심장이식수술로 면역억제제 같은 약을 먹어야 하지만 힘들어하기보다 새 삶을 살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나이보다 하루, 한 달, 한 해 새로운 시간이 주어지는 것을 콩닥콩닥 뛰는 심장으로 알려주는 듯하다. 이렇게 병과 싸워 이긴 이야기, 현재 진행형이지만 기적이라 생각하며 삶을 즐기는 마음들을 전해주는 밝은 이야기들은 힘든 병과 싸우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내면의 어둠과 싸우는 사람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자주 실렸으면 한다.

 



 


최근 읽은 서랍에서 꺼낸 미술관의 ‘이소영’ 작가님의 글이 있어 무척 반가웠다.

미술에 대하여 진심인 작가는 아트컬렉팅에 대하여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미술을 보고 즐기고 수집하는 향유의 가치에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웃사이더 미술작가를 세상 밖으로 꺼내 소통해주기도 하고 미술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먹고 살기 힘들어도 미술작품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면 삶을 희망으로 바꿀 자신만의 작은 안식처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샘터 1월호 나이는 이제는 중장년층으로 접어드는 나에게는 ‘아직은 젊다’라는 메세지를 주었다.

나도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일상에서는 잘 느끼지 못하다가 사진으로 변한 내 모습을 보거나 청년층에게 밀려 구직난에 힘들어 할 때, 체력도 예전 같지 않아 자주 아픈 것 같을 때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에 서글펐다. 젊을 때와 달리 부딪혀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힘은 부족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조금 더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산다면 내 삶은 이런 축척된 시간들로 채워져 훗날 되돌아보았을 때 그 때의 과거인 지금을 생각하며 미소 지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책 속 밑줄긋기

🌿이달의 초록문장

‘본질적으로 흥미로운 것은 장소가 아니라 그곳을 보는 사람이다. 장소가 어디든 그곳은 세계의 일부이므로 시간과 장소의 법칙이 여전히 적용될 것이다. 해가 뜨고 지고 달도 뜨고 질 것이다.’

-데이비드 호크니 《봄은 언제나 찾아온다》 중-

P53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캐나다의 단편소설 작가 앨리스 먼로는 <파리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나이가 들면서 상황에 반응하는 능력이 어떤 면에서 차단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는데 그의 말에 크게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

” 모든 걸 잃을 가능성, 전에 삶을 가득 채웠던 것들을 잃을 가능성을 이제는 좀 더 의식하고 있다“는 말을.

P21 더는 스무 살이 아니지만. 염승숙


걸맞는 나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지나치게 정적이고, 안 좋은 의미로 너무 어른스럽다. 흥분하고 도전하고 좋아하고 호기심이 넘치는 것은 어린이이고 그것들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어른이라면 나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 어른이 되면 더 잘 놀 수 있다. 더 많은 기회와 더 많은 경험 때문에 행동의 폭은 넓어지고 생각은 깊어지기 때문이다. 이전 세대의 가르침과 깨달음에는 지켜내고 존중하고 배워야 할 훌륭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모두 맞는 것은 아니고 모두 받아들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 특히 나이에 덧씌워진 관념은 더더욱 그렇다.

P23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정용준


 


시간에 쫓기는 기분이 들 때, 그 시간을 잠시 멈춰 세워줄 장소가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언제든 숨어들어 마음껏 머리를 비울 아지트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상을 열심히 살아낼 힘이 샘솟을 테니 말이다.

P63 제주에서 찾은 푸른 아파트. 이승희


이제 와 생각해보면 삶이란 대책 없는 안심과 알 수 없는 불안 사이 균형을 잡으며 어찌 되었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아닌가. 그때 내가 배운 건 그저 자전거 타기가 아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어린이가 그와 같은 방식으로 두발자전거를 배웠다. 나를 넘어지게 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 아래서, 결국 배반을 당하면서 값진 교훈으로 균형을 얻었다. 그즈음 치러낸 일들이 대체로 그렇다. 이를테면 유치를 빼는 일. 흔들리는 이를 실로 묶은 뒤 부들부들 떨다 보면 누가 탁 이마를 때린 사이 벌써 이는 빠져 있었다. 겪고 보면 별일 아닌 일. 누구나 그렇게 사는 법을 배운다. 그렇게 어른이 된다.

P69 자전거 이야기. 유희경


미술가들은 나와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표현을 하는데 그들이 창작한 예술작품이 우리 집 벽에 걸려있으면 나는 예술가들과 생각을 나누는 기분이 든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집안에 미술작품을 걸어놓고 사는 삶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신기해하기도 하며 의아해하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반응을 향해 확실히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그림이 걸린 벽은 예술가들의 생각이 걸린 벽이며, 그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P77 예술가의 생각이 걸린 벽.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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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3.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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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TOH』 샘터 2023. 01 '나이'

샘터 출판




 

사람사는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 좋았다.

가족도 친구도 직장동료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할 수 없을 뿐더러 속마음의 이야기를 할 만큼의 여유는 없었던 것 같은데 이번 샘터는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아모르파티> 노래 가사인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글을 보고 한 해 지날 때마다 마음과 달리 체력이 따라주지 않는 다는 것을 실감하니 나이를 부정하고 싶지만 삶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새해 다짐을 한번 해본다.

 

‘오수진’ 기상캐스터의 이야기는 현재를 즐기고 삶에 감사해야한다는 생각을 다시 할 수 있게 밝았다.

심장이식수술로 면역억제제 같은 약을 먹어야 하지만 힘들어하기보다 새 삶을 살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나이보다 하루, 한 달, 한 해 새로운 시간이 주어지는 것을 콩닥콩닥 뛰는 심장으로 알려주는 듯하다. 이렇게 병과 싸워 이긴 이야기, 현재 진행형이지만 기적이라 생각하며 삶을 즐기는 마음들을 전해주는 밝은 이야기들은 힘든 병과 싸우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내면의 어둠과 싸우는 사람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자주 실렸으면 한다.

 



 


최근 읽은 서랍에서 꺼낸 미술관의 ‘이소영’ 작가님의 글이 있어 무척 반가웠다.

미술에 대하여 진심인 작가는 아트컬렉팅에 대하여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미술을 보고 즐기고 수집하는 향유의 가치에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웃사이더 미술작가를 세상 밖으로 꺼내 소통해주기도 하고 미술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먹고 살기 힘들어도 미술작품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면 삶을 희망으로 바꿀 자신만의 작은 안식처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샘터 1월호 나이는 이제는 중장년층으로 접어드는 나에게는 ‘아직은 젊다’라는 메세지를 주었다.

나도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일상에서는 잘 느끼지 못하다가 사진으로 변한 내 모습을 보거나 청년층에게 밀려 구직난에 힘들어 할 때, 체력도 예전 같지 않아 자주 아픈 것 같을 때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에 서글펐다. 젊을 때와 달리 부딪혀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힘은 부족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조금 더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산다면 내 삶은 이런 축척된 시간들로 채워져 훗날 되돌아보았을 때 그 때의 과거인 지금을 생각하며 미소 지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책 속 밑줄긋기

🌿이달의 초록문장

‘본질적으로 흥미로운 것은 장소가 아니라 그곳을 보는 사람이다. 장소가 어디든 그곳은 세계의 일부이므로 시간과 장소의 법칙이 여전히 적용될 것이다. 해가 뜨고 지고 달도 뜨고 질 것이다.’

-데이비드 호크니 《봄은 언제나 찾아온다》 중-

P53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캐나다의 단편소설 작가 앨리스 먼로는 <파리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나이가 들면서 상황에 반응하는 능력이 어떤 면에서 차단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는데 그의 말에 크게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

” 모든 걸 잃을 가능성, 전에 삶을 가득 채웠던 것들을 잃을 가능성을 이제는 좀 더 의식하고 있다“는 말을.

P21 더는 스무 살이 아니지만. 염승숙


걸맞는 나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지나치게 정적이고, 안 좋은 의미로 너무 어른스럽다. 흥분하고 도전하고 좋아하고 호기심이 넘치는 것은 어린이이고 그것들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어른이라면 나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 어른이 되면 더 잘 놀 수 있다. 더 많은 기회와 더 많은 경험 때문에 행동의 폭은 넓어지고 생각은 깊어지기 때문이다. 이전 세대의 가르침과 깨달음에는 지켜내고 존중하고 배워야 할 훌륭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모두 맞는 것은 아니고 모두 받아들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 특히 나이에 덧씌워진 관념은 더더욱 그렇다.

P23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정용준


 


시간에 쫓기는 기분이 들 때, 그 시간을 잠시 멈춰 세워줄 장소가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언제든 숨어들어 마음껏 머리를 비울 아지트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상을 열심히 살아낼 힘이 샘솟을 테니 말이다.

P63 제주에서 찾은 푸른 아파트. 이승희


이제 와 생각해보면 삶이란 대책 없는 안심과 알 수 없는 불안 사이 균형을 잡으며 어찌 되었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아닌가. 그때 내가 배운 건 그저 자전거 타기가 아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어린이가 그와 같은 방식으로 두발자전거를 배웠다. 나를 넘어지게 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 아래서, 결국 배반을 당하면서 값진 교훈으로 균형을 얻었다. 그즈음 치러낸 일들이 대체로 그렇다. 이를테면 유치를 빼는 일. 흔들리는 이를 실로 묶은 뒤 부들부들 떨다 보면 누가 탁 이마를 때린 사이 벌써 이는 빠져 있었다. 겪고 보면 별일 아닌 일. 누구나 그렇게 사는 법을 배운다. 그렇게 어른이 된다.

P69 자전거 이야기. 유희경


미술가들은 나와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표현을 하는데 그들이 창작한 예술작품이 우리 집 벽에 걸려있으면 나는 예술가들과 생각을 나누는 기분이 든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집안에 미술작품을 걸어놓고 사는 삶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신기해하기도 하며 의아해하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반응을 향해 확실히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그림이 걸린 벽은 예술가들의 생각이 걸린 벽이며, 그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P77 예술가의 생각이 걸린 벽.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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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임준희 지음 / 해커스금융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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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임준희 공저 | 해커스금융 | 2023년 01월 02일




● 독학으로 충분히 공부할 수 있다!


수학공식문제도 22년 기출 기준으로 1~2문제이므로 수포자라고 해도 도전할 만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책에서 나오는 2주(전공자), 5주(초보자) 플랜은 위의 과목에 대해 전공이었거나 실무자로 유통에 대해 조금 이해도가 있는 사람들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나처럼 유통관리사 시험의 시작점에 있거나 직장을 다니면서 저녁시간동안 공부를 해야한다면 이론 4과목의 이해가 필요하므로 개인에게 맞는 수험준비기간을 확보한 후 시험에 응시해야 할 것 같다.







● 해커스 유통관리사 2급 책의 '장점'


1. 이론+기출문제가 한 권으로 되어있으며, 분리하여 사용가능하다.


이론책은 이론-OX퀴즈-문제가 단락마다 있어 OX퀴즈로는 내가 얼마나 집중있게 읽었는지 잠시 점검할 수 있고, 문제를 풀며 이론이 어떤 문제형식으로 나오는지 알 수 있다.


★ 한 단락마다의 테스트 문제들은 출제년도가 적혀있어 빈도를 살펴볼 수 있다. 시험출제 경향을 알 수 있으니 학습시 효율적이다. 자주나온 문제들은 따로 체크하니 유형 파악에 좋았다!

기출 문제는 최신 5개년(2018~2022) 기출문제 각 년도별 3회차분 수록되어있어 문제유형을 파악하기 좋다.








2. 기출 문제 요약집이 있다! 시험치러 가는 날 요약집만 있어도 든든하다.

시험장엔 기출문제 유형을 파악한 <본인만의 노하우 요약정리>와 <해커스 기출문제 요약집>만 갖고도 암기 위주의 시험이기에 ‘핵심만’ 다시 볼 수 있어 좋다!







3. 해커스 금융 사이트(https://fn.hackers.com/)활용 가능하다.

① 기출문제의 가답안/가채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② 무료 바로 채점 및 성적 분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③ 수강 후기를 볼 수 있고, 궁금한 것이 있을 때 1:1 질문을 남기면 24시간 내 교수님과 연구원이 1:1 답변을 받을 수 있다.

④ 구매한 책에 있는 쿠폰 코드로 해커스금융 사이트에서 무료 강의, 2개년도 기출해설 강의, 기출 문제 등의 자료를 다운 받아 활용할 수 있다.

● 유통관리사 2급 시험은 유통물류 일반관리, 상권분석, 유통마케팅, 유통정보 4과목으로 시험의 주 내용은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커뮤니케이션, 소비자 동향 파악 등 판매 현장에서 활약할 전문가의 능력을 평가한다.


● 유통관리사는 유통 경영 및 관리기법의 향상, 유통경영 및 관리와 관련한 계획·조사·연구, 진단·평가, 상담·자문 그밖에 유통경영 및 관리에 필요한 각종 업무를 수행한다.


유통관리사는 종합유통단지, 백화점, 대형할인매장, 각 업체 직영판매장, 물류기지, 각종 도매시장, 공판장, 소매점, 농·수·축협의 유통관련 부서 등에서 유통관리 분야의 책임자로 근무할 수 있다.


유통업체(백화점, 대형할인매장 등), 물류업체(택배사, 쿠팡 등), 편의점에서는 유통관리사 자격자를 우대하고 있는 곳이 많고, 회사 입사 및 인사 평가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회사 내규에 따라 다를 수 있음)






*유통관리사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은 알 수도 있지만, 자신이 입사하려는 회사와 근무중인 회사에 해당이 되나 모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간략하게 유통관리사가 무엇이고 급수별 시험에 대해 적어보았다.


● 유통관리사란?

국가전문자격증으로 대한상공회의소(license.korcham.net)에서 시행하는 유통관리사 시험에 합격하여 그 자격을 취득한 자를 말한다.


● 유통관리사의 급수를 고민중이라면 등급 기준은 1급, 2급, 3급 3단계로 구분되므로 본인에게 필요한 급수의 준비를 하면 되겠다. (2·3급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응시제한이 없으나 1급의 경우 응시하기 위해서는 자격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1급> 유통업 경영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터득하고

경영계획의 입안과 종합적인 관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 및 중소유통업의 경영지도능력을 갖춘 자.

(책임자급)


2급> 유통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터득하고

관리업무 및 중소유통업 경영지도의 보조 업무 능력을 갖춘 자.

(중간직급 및 물류부서 관리직급자)


3급> 유통실무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과 기술을 터득하고

판매 업무를 직접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자.

(실무자)



● 급수별 시험 정보


<1급>

(5과목) • 유통경영• 물류경영• 상권분석• 유통마케팅• 유통정보

- 객관식 100문항(5지선다형)

- 응시자격요건: ① 유통분야에서 만 7년 이상의 실무경력이 있는 자.

② 유통관리사 2급 자격을 취득한 후 만 5년 이상의 실무경력이 있는 자.

③ 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46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경영지도사 자격을 취득한 자로서

실무경력이 만 3년 이상인 자.

- 가점혜택: 유통산업분야의 법인에서 10년 이상 근무하거나 2급 자격을 취득하고 도 · 소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자에 대해 5점을 가산


<2급>

(4과목) • 유통물류 일반관리• 상권분석• 유통마케팅• 유통정보

- 객관식 90문항(5지선다형)

- 응시자격요건: 자격 제한 없음

- 가점혜택: 유통산업분야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자로서 지식경제부가 지정한 연수기관에서 40시간이상 수

료 후 2년 이내 2급 시험에 응시한자에 대해 10점을 가산


<3급>

(2과목) • 유통상식• 판매 및 고객관리

- 객관식 45문항(5지선다형)

- 응시자격요건: 자격 제한 없음

- 가점혜택: 유통산업분야에서 2년 이상 근무한 자로서 지식경제부가 지정한 연수기관에서 30시간이상 수

료 후 2년 이내 3급 시험에 응시한자에 대해 10점을 가산


● 2021년 기준 합격률(%)

1급 23.6% 응시 330명, 합격 78명

2급 41.3% 응시 15,888명, 합격 6,563명

3급 63.9% 응시 5,709명, 합격 3,65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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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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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역사 - '공무도하가'에서 '사랑의 발명'까지
신형철 지음 / 난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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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역사』

신형철 시화詩話

난다 출판

- '공무도하가'에서 '사랑의 발명'까지


이 책은 고통의 각, 사랑의 면, 죽음의 점, 역사의 선, 인생의 원 5부로 나누어 시와 시인에 대하여 말해준다. 

시화(詩話)

1. 시나 시인에 관한 이야기. 시화를 나누다. 

2. 문학 한문학에서, 시에 관한 비평ㆍ해설ㆍ고증과 시인의 일화 따위를 단편적으로 기록한 책.

작가는 이 책머리에서 2016년 한 해 동안 한겨레에서 ‘신형철의 격주시화’를 연재한 글을 거의 수정 없이 책을 엮었다고 했다. 인생의 역사는 시작부분을 읽고 아들에게 바치는 책 같았다. 인생을 사는 방법을 시를 통해 깨닫고 알게 되기를 바란 것 같은데 너무 멋진 아버지 아닌가.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아이와 관련된 책, 장난감 등으로 아이의 현재에 시선을 맞추었는데 작가는 넓은 세상의 이야기들을 동서고금에서 산발적으로 쓰린 인생 그 자체의 역사들의 이야기로 인생을 알려주니 말이다. 

‘시가 나를 사랑한다’ 말하며 자신이 사랑받는다고 느꼈던 것이 시라 말했다. 시를 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대단한 예술이라 말하며, 인생을 그 시의 행과 연에 비유했다. 책 중간 중간에 이렇게 긍정과 부정이 함께 있는 문장들이 나오는데 왠지 모르게 작가님 특유의 표현방식 같다.

시의 언어 안에서 생각하게 만들었다. 

프롤로그부터 범상치 않은 포스로 읽을 각오했냐고 물으시는 것 같았지만 한장 한장 시를 읽고 시에 대한 글을 읽으면 이 시가 이런 뜻이었는지 앞으로 넘겨가며 시를 다시 읽었다. 사실 시는 아직도 어렵다. 하지만 몇 번이고 곱씹으며 읽다보면 우연히 그 의미를 알게되는 때가 있는데 그런 시간이 좋아져서 시를 자꾸 찾게 된다. 왜 시를 썼는가도 알게 되는 것이 좋지만 시의 언어들이, 유희들이 매력적이라 빠져들 수밖에 없다. 

시와 시인에 대하여 생각들을 쏟아냈다. 

나는 아름다운 시들과 달리 정치적 시들이 많은 최승자 시인의 책을 읽고 마냥 어둡다는 생각을 했었다. 작가는 최승자 시인이 《연인들》시집 이후의 정치색이 빠져버린 것에 못내 아쉬운 듯하다. 이 부분에서 나는 과연 시인의 삶에 대해 몰랐다면 시의 해석이 서정시로 달리 해석될 수는 있지 않았을까 궁금해졌다. 

무조건 이해가 안돼서 어렵고 내가 이해한 것이 틀리면 나는 시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 같았다. 시는 내가 생각하는 방법으로 비평도 해보고 해석해보며 읽어도 될 것 같다는 자신감이 조금은 생겼다. 시인에 대한 이야기와 시가 탄생한 배경, 시를 해석하기 위해 다른 시를 인용하여 설명해줌으로 예쁜 옷을 입혀준 듯 시를 보고 읽는 즐거움을 주었다. 시화는 정말 오랜만에 읽었는데 교양인의 삶에 잠시 다녀온 기분이 들어 좋았다. 한동안 시를 찾고 읽는 즐거움에 빠져있을 것 같다. 



무신론자에게 신을 받아들이는 일이란 곧 사유와 의지의 패배를 뜻할 뿐이지만, 고통의 무의미를 견딜 수 없어 신을 발명한 이들을 누가 감히 ‘패배한’ 사람들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이 신을 발명하기 전에 먼저 인간이 인간을 구원할 생각이 없다면 말이다. P44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자기 자신을 자기 자신만의 힘으로 견뎌낸 사람, 그런 사람만이 밟을 수 있는 장소가 시의 영토에는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볼 따름이다. 가장 처절한 이야기를 할 때에도 이상하리만치 당당함을 잃지 않은 그의 시가 내 옆에 있으므로. P52

무고가 아님을 증명해야 할 책임은 이제 당신에게 있고, 당신은 자신의 고통이 진실한 것임을 필사적으로 주장해야 한다. 그러나 당신은 (“그 모든 가족들”을 포함한) 이웃들의 눈이 경찰의 눈을 닮아갈 것임을 예감하며 심리적으로 고립된다. 

타인을 ‘안다고 여기는’ 태도는 언제나 위험한 것이지만 이런 특수한 상황에서는 완전한 폭력이다. 이런 폭력은 ‘말하는 자’가 아니라 ‘듣는 자’에게 권력이 있을 때 발생한다. P59

🏷️🏷️한 시인의 삶이 객관적으로 보기에 불행한 편에 속한다 할지어도 그것을 타인이 주관적으로 확언하는 말을 하는 것은 부주의한 일이다. 당사자가 ‘나는 불행하다’고 말한다 해서 타인이 아무 때나 ‘그는 불행하다’라고 말할 자격을 얻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P67


「소네트73」

- 윌리엄 셰익스피어

한 해 중 그런 계절을 그대는 내게서 보리라.

전엔 예쁜 새들이 노래했지만 이젠 황폐한 성가대석.

추위를 견디며 흔들리는 그 가지들 위에

누런 잎들 하나 없거나 거의 남아 있지 않는 계절을.

내게서 그대는 보리라. 해가 진 후

서녘에서 스러지는 그런 날의 황혼을.

만물을 휴식 속에 밀봉해버리는 죽음의 분신인

시커먼 밤이 조금씩 앗아가는 황혼을.

내게서 그대는 보리라, 불타오르게 해준 것에 

다 태워져, 꺼질 수밖에 없는

임종의 자리처럼, 제 젊음의 재 위에

누워 있는 그린 불의 희미한 가물거림을.

그대가 이것을 알아차리면 그 사랑 더 강해져,

그대가 머지않아 잃을 수밖에 없는 그것을 더욱 사랑하게 되리라.

청년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다가 시인 자신도 그 청년에게 매혹돼버린 것. 하여 셰익스피어는 ‘시인인 내가 나의 언어로 당신의 아름다움을 기려 불멸이 되게 하리라’라는 요지의 작품들을 쓰기 시작했다. P78

🏷️🏷️내가 변함없이 존재하더라도 그대는 나를 달리 볼 수 있다는 것이고, 그대가 그렇게 보는 것을 내가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간 속에서 늙는 것은 나나 그대가 아니라 오히려 사랑 그 자체라는 뜻이 아닌가. P80


🏷️위대하다는 시인들의 시를 읽으면서 그들의 답에 놀라본 적이 별로 없다. 그 답은 너무 소박하거나 반대로 너무 거창했다. 그러나 누구도 시인들만큼 잘 묻기는 어렵다. 나는 그들로부터 질문하는 법을, 그 자세와 열도와 끈기를 배운다. 그것이 시를 읽는 한 가지 이유다. 인생은 질문하는 만큼만 살아지기 때문이다. P87

🏷️사랑은 시간을 멈추고 장소를 보존한다. P89

🏷️사랑의 관계 속에서 인간은 누구도 상대방에게 신이 될 수 없다. 그저 신의 빈자리가 될 수 있을 뿐. P90

🏷️🏷️우리는 가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어떤 시와 만난다. ‘나에게 절실히 필요한 문장이 있는데 그게 무엇인지는 모른다. 어느날 어떤 문장을 읽고 내가 기다려온 문장이 바로 이것임을 깨닫는다.’ P112

많은 문학이론가에 따르면 소설은 본질적으로 패배의 기록이다. 세계의 완강한 질서에 감히 도전하는 개인이 있는데,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끝내 포기하지 않아서, 그 비타협의 결과로 그는 패배하고 말지만, 그 순도 높은 패배가 오히려 주인공의 궁극적 승리가 되는 아이러니의 기록, 그것이 바로 소설이라는 것. P120

🏷️‘나’란 나눌 수 없는 ‘개인’이 아니라 여러 개의 나, 즉 ‘분인’들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여러 사람을 언제나 똑같은 ‘나’로서 만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누군가와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다보면 그 앞에서만 작동하는 나의 어떤 패턴(즉, 분인)이 생긴다는 것. ‘나’란 바로 그런 분인들의 집합이라는 것. P130-131

🏷️내 속에는 많은 내가 있다. 고통과 환멸만을 안기는 다른 관계들 속의 나를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당신과 함께 있을 때의 내가 나를 버텨주기 때문이었다. 단 하나의 분인의 힘으로 여러 다른 분인으로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P131

🏷️🏷️“한 사람을 죽이는 행위는 그 사람의 주변, 나아가 그 주변으로 무한히 뻗어가는 분인끼리의 연결을 파괴하는 것이다.”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는가. 누구도 단 한 사람만 죽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살인은 언제나 연쇄살인이기 때문이다. 저 말들 덕분에 나는 비로소 ‘죽음을 세는 법’을 알게 됐다. 죽음을 셀 줄 아는 것, 그것이야말로 애도의 출발이라는 것도.P132

💬죽은 사람과 가족,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모두가 살인의 고통 속에 있다. 살인은 한 사람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연쇄 살인이다! 죽은 사람만 생각하지말고 상실의 고통을 하는 사람들도 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전국의 불특정 부모들에게는 예나 지금이나 자식 가진 이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지당한 충고를 던진다. 

‘당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비난하지 마라.’ P192

자신감이 좀 붙으면, 예전에 두려워하던 이가 귀찮아지는 때가 오는 것이다. 그 무렵이 가장 바쁜 때다. 그러나 그것은 잘되고 있는 게 아니라 헤메고 있는 것이다. 당사자만 그것을 모른다. P207

“글쓰기는 ‘나’를 파괴하는 거예요. 칼끝을 자기에게 닿게 하세요.(……)피 안 흘리면서, 흘리는 것처럼 사기 치는걸 독자는 제일 싫어해요.”(《불화하는 말들》) 그의 최근 책 여섯 권은 괴롭다. 어디를 펼쳐도 ‘너는 가짜’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글쓰기의 경이라고 할까. 읽으면 비참해지지만 안 읽으면 비천해진다. P208

“내가 싫어하는 사람의 약점을 옮기고 다니면 내가 약하다는 증거예요. 그 사람의 비밀을 지켜줘야 그 사람을 싫어할 자격이 있어요.” (《무한화서》) 바로 이것이다. 생을 싫어할 자격이 있을 만큼 강한 사람의 말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 여운이 따뜻한 것이다. P210





🏷️“맞은 사람은 잊지 못하지만 맞힌 사람은 잊는다는 것.” 우리에게도 잊을 수 없는 그런 원장면이 있지 않은가. 바로 그것 때문에 이후 내내 일이 안 풀렸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일이 안 풀릴 때마다 곰곰이 돌이켜 생각해보게 되는 어떤 사건 혹은 장면. P220-221



서둘지 말고, 바라지 말고, 당황하지 말라. 이 셋은 자주 엉킨다. 바라는 것이 너무도 많은데, 이룬 것이 너무 없어 당황스러울 때, 그때 서두르게 되는 것이다. 그때가 위험한 때다. 김수영이 걱정한 것도 그것이지 않을까. 빨리 무언가를 보여주려는 마음에 지면 나를 잃고 꿈은 왜곡된다. P228


「나날들」

- 필립 라킨

나날들은 왜 있는가?

나날들은 우리가 사는 곳.

그것은 오고, 우리를 깨우지

끊임없이 계속해서.

그것은 그 속에서 행복해지기 위해 있는 것:

나날들이 아니라면 우리 어디에서 살 수 있을까?

아, 그 문제를 풀자면

사제와 의사를 불러들이게 되지

긴 코트를 입은 채로

들판을 가로질러 달려오는 그들을.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아래쪽에서 위로 점점 물이 차오르는 일이며 그렇게 한 단계를 넘어갈 때마다 지난 시간들은 수몰되는 집처럼 그 형태 그대로 가라앉는다.’ 그런데 그 과정을 막을 수는 없고 다만 잠수하듯 상기해 볼 수만 있을 뿐이라는 얘기다. 그렇게 한 층씩 아래로 내려갈 때마다 그는 역순으로 과거와 재회한다. 아직 아내가 살아 있던 때를, 딸이 결혼할 남자를 데려왔던 때를, 어린 딸이 식탁 주위를 뛰어다니던 때를, 그리고 아직 도시가 물에 잠기기 전 그와 아내가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지던 때를, 어느새 바닥(1층)까지 내려와서 올려다보니 자신의 집은 너무 높고 멀다. 언제 이만큼이나 산 것인가. 

P234-235 「나날들」 시를 이야기하기 위해 《작은 큐브로 만든 집》 영화의 은유를 한 것.

🏷️긴 인생을 짧게 줄여놓은 파노라마 영상을 볼 때면 으레 눈물이 흘렀다. 이미 살고 난 뒤에 되돌아보면 일생이란 저렇게 짧게만 느껴지겠구나 싶은 안타까움 때문이었을까. 더 근원적인 감정은 어떤 분함에 가까웠다. 일생이란 결국 하루하루가 모여서 만들어지는 것인데, 왜 살고 나서 돌아보면 그 많은 날은 가뭇없고 속절없는가, 왜 우리는 그 나날들을 ‘충분히’ 살아내지 못하는가. 시간을 사는 인간의 이런 종적 결함이 원통해서 눈물이 났던 것일까. P234


내가 변함없이 존재하더라도 그대는 나를 달리 볼 수 있다는 것이고, 그대가 그렇게 보는 것을 내가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간 속에서 늙는 것은 나나 그대가 아니라 오히려 사랑 그 자체라는 뜻이 아닌가. - P80

우리는 가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어떤 시와 만난다. ‘나에게 절실히 필요한 문장이 있는데 그게 무엇인지는 모른다. 어느날 어떤 문장을 읽고 내가 기다려온 문장이 바로 이것임을 깨닫는다.’ - P112

‘나’란 나눌 수 없는 ‘개인’이 아니라 여러 개의 나, 즉 ‘분인’들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여러 사람을 언제나 똑같은 ‘나’로서 만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누군가와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다보면 그 앞에서만 작동하는 나의 어떤 패턴(즉, 분인)이 생긴다는 것. ‘나’란 바로 그런 분인들의 집합이라는 것. - P130

"맞은 사람은 잊지 못하지만 맞힌 사람은 잊는다는 것." 우리에게도 잊을 수 없는 그런 원장면이 있지 않은가. 바로 그것 때문에 이후 내내 일이 안 풀렸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일이 안 풀릴 때마다 곰곰이 돌이켜 생각해보게 되는 어떤 사건 혹은 장면. - P220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아래쪽에서 위로 점점 물이 차오르는 일이며 그렇게 한 단계를 넘어갈 때마다 지난 시간들은 수몰되는 집처럼 그 형태 그대로 가라앉는다.’ 그런데 그 과정을 막을 수는 없고 다만 잠수하듯 상기해 볼 수만 있을 뿐이라는 얘기다. - P234

일생이란 결국 하루하루가 모여서 만들어지는 것인데, 왜 살고 나서 돌아보면 그 많은 날은 가뭇없고 속절없는가, 왜 우리는 그 나날들을 ‘충분히’ 살아내지 못하는가. 시간을 사는 인간의 이런 종種적 결함이 원통해서 눈물이 났던 것일까.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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