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서점 -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소서림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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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서점』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소서림 장편소설
해피북스투유 출판

📖 
어느 날, 어느 밤, 어느 길. 가던 방향을 잃었을 때쯤 도착할 수 있는 서점이 있다.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은 무한정. 책을 살 필요도 없으며 원한다면 서점주인의 낭독을 감상할 수도 있다. 들어오는 데 필요한 건 약간의 각오와 휴식을 원하는 피로감. 그뿐이다. 

꿈결 같은 허상과 눈부신 실재가 혼재하는 곳. 선으로 그린 심해와 글자로 쓴 우주가 빼곡하게 들어찬 장소. 
환상서점이라고. P283


🕯️서주와 연서의 첫 만남. 

남자는 저승차사의 명부에 자기의 이름을 지우고 하릴없이 시간만 보내는 세월을 지낸다. 어느 날 시장에 갔다 아끼는 책을 떨어뜨린다. 우연히 소녀가 그 책을 발견하고 남자를 따라나서는데 이 순간은 신이 이끈 필연이었다. 부잣집 소녀는 숲속에서 길을 잃고 무서움에 울고 있다 남자를 만나니 꼭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그 이후로 소녀는 요괴와 범이 있는 숲에 하룻강아지처럼 무서운 줄 모르고 뻔질나게 남자를 찾아왔다. 남자는 찾아오는 어린 소녀를 위해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고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시간을 보냈는데 어느덧 세월이 흘러 소녀는 여인이 되었고 이름 없는 남자에게 서점 주인이라는 뜻의 ‘서주’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남자는 여인을 만나고 꽃이 피고 나비가 찾아오는 봄을 느끼며 그동안 마루 밑의 차가웠던 과거에서 빠져나온 것 같다. 여인은 다른 남자와 혼인을 하고(연서는 진짜 이 남편과의 악연도 😭 ) 황폐해진 삶을 산다. 남자는 여인과 도망을 치다 절벽 아래로 함께 떨어진다…


🖋️
짧게 말한다면 서주와 연서의 길고 긴 인연의 이야기.
이건 로맨스 소설이다. 연서가 기억하지 못해도 서주가 뒤에서 안을 때 연서의 그 떨림은 어떻게 설명할 수 없다. 
처음부터 안아주었더라면 이리도 절절하게 그리워하지 않을텐데. 왜 서주가 환상서점을 떠나지 못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모아두는지 읽는데 너무 슬프기도 하고 다정함에 빠져들었다. 함께 하지 못한 연인을 평생 그리워하며 외로움으로 가득한 이 남자가 너무 매력있다. 

“잠 못 이루는 밤 동안 우린 함께할 거야.“
(내가 함께 하면 안 될까요? 😍)

저승차사(까망이), 옥토, 마고신 들이 나오고 저승과 이승의 비현실적 세계 이야기에 도깨비가 떠올랐다. 서점 주인인 남자는 망령처럼 죽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고, 여인은 매번 환생을 하지만 남자를 알아보지 못한다. 질긴 인연 속 남자가 한없는 기다림의 벌을 받는 것일까. 기억이 없는 여자가 과거의 기억을 알고나서 힘들어하는 것이 벌을 받는 것일까. 소설 속 이야기의 인물들을 환상서점에 갇힌 듯 끝날 수 없는 세계에 두고 온 것 같다. 

지루함이 없이 재미있다. 밀리의 서재에서 종합베스트 1위에 독자요청으로 종이책으로 출간된 책이라 글을 읽는데 귀에서 들리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전자책에 없던 미공개 에피소드도 종이책에 있다고 하니 전자책을 미리 접한 독자라면 종이책을 펼쳐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다 읽고 나면 환상서점 주인에게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를 듣고 나온 듯하다. 잠 못 이루는 밤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도 서주에게 연서가 찾아온 것처럼 누군가가 찾아올 것만 같아 기다려진다. 둘의 환생과 이별, 반복되는 이야기가 끝이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

🔖괜한 헛기침을 몇 번 하고 목소리를 골랐다. 대답하기 위해 눈을 마주치니 마음이 이상하게 울렁였다. 구름을 타고 오르는 듯, 버들가지가 몸을 간지럽히는 듯. 생전 느껴본 적 없는 감각이었다. 그는 애써 마음을 가라앉혔다. 이 정체 모를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는 짐짓 냉랭한 척했다. 
P241 소녀가 여인이되고 서주는 사랑에 빠졌다. 

🔖다만 나는 너에게 이야기를 들려줄게. 네가 좋아하던 기이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모아둘 거야. 그리고 네가 오면 밤새 그것들을 늘어놓을게. 그리운 어느 옛날처럼. 
잠 못 이루는 밤 동안 우린 함께할 거야. P253 


#환상서점 #소서림 #장편소설 #해피북스투유 #오리지널K판타지 #판타지소설 #로맨스소설 #신간도서 #책추천 #서주앓이 #소설추천 #서평
 
 ♥‘해피북스투유’로부터 도서지원 받았습니다.


다만 나는 너에게 이야기를 들려줄게. 네가 좋아하던 기이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모아둘 거야. 그리고 네가 오면 밤새 그것들을 늘어놓을게. 그리운 어느 옛날처럼.
잠 못 이루는 밤 동안 우린 함께할 거야.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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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위도우 : 죽음을 삼킨 여자 2
쟈오 재이 시란 지음, 심연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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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위도우』

쟈오 재이 시란
심연희 옮김
아르테 출판

🫶책이 내지를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비명 

  중국고대 배경, 여자들의 희생이 당연시 되는 곳. ‘화하’를 지키기 위해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기(氣) 금속으로 이루어진 얼굴없는 투실투실한 몸체인 ‘혼돈’이 전쟁 상대이며 전쟁에는 조종사들이 참가한다. 남자조종사들은 혼돈의 겉껍질로 만든 ‘크리살리스’ 이름의 거대 병기를 조종하는데 크리살리스는 여자들의 기를 빼앗고 목숨을 양분 삼아 움직인다.  
  여자들의 삶은 남자와 결혼하여 소유물이 되거나, 남자 조종사를 위해 크리살리스에 기를 모두 빼앗기며 죽는 것 두 가지 밖에 없다. 하지만 주인공 ‘측천무후’는 남자를 위해 죽어야 하는 여자가 되지 않을 거라고 마음을 먹는다. 화하의 제일가는 부잣집 도련님인 이치에게 마음이 있지만 이치를 뒤로하고 언니를 죽인 조종사 양광을 죽이기 위해 군대에 들어간다.

  일반첩들보다 기력이 5배나 쎈 측천은 양광의 무빈이 되어 둘은 함께 구미호 ‘크리살리스’에 오른다. 기를 이용하여 조종하는 동안 양광을 제압하고 크리살리스를 직접 조종하기에 이른 측천은 단숨에 주목을 받게 된다.
 이 계기로 최고 기력의 철의 악마 이세민의 반려조종사가 된 측천은 이세민의 주작 크리살리스에 함께 조종하면서 이세민의 정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여자들의 희생을 슬퍼하고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음에 힘들어하는 이세민을 보고 측천은 마음을 열게 된다. 
  화하의 여자는 딸이라도 물건처럼 상품화시켜 파는 존재였다. 가부장적이고 남자에게 복종해야하는 세계에 대해 반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측천은 멈추지 않고 2권에서는 ‘혼돈’의 존재까지 다가가며 비밀을 파헤친다.



  전개가 빨라 순식간에 1권을 읽었다. 음양오행 기의 흐름을 이용하여 전투력을 상승시키고, 다양한 형태의 병기들과 기력에 따라 변화되는 갑옷을 입고 출전 명령에 따라 척척 움직이는 조종사와 부하들은 규모가 큰 게임 속 세계에 있는 듯 전체적인 장면들이 화려하게 느껴졌다. 
  소설 속 인물들은 중국 고대 사람들이지만 활동했던 시기들도 다르고 신화 속 인물이나 손오공, 혼돈, 사마의, 제갈량, 이세민 등 유명인물들을 등장시키며 재미를 더해주었다. 

  남자조종사를 위해 소녀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에 대한 복수. 어찌 보면 뻔한 클리셰지만 측천이 이치와 이세민과의 삼각관계는 아침 막장 드라마같은 로맨스인데 놓치고 싶지 않았다.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판타지 소설은 유치하고 오글거림이 있어야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술자리에서 남자들이 명언이라 말하는 개똥철학같은 말들도 섞여있어야 하고.

 흔한 남자들이 영웅이되는 소설보다 여자도 된다는 것을 보여준 판타지 소설이라 대리만족감도 주었고, 앞으로 이어질 3권에서 ‘혼돈’에 대해 반전이 될 것같은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다. 


📖 1권
‘혼돈’이 다가온다. 짙은 먼지 폭풍을 밤새도록 일으키면서, 거대한 혼돈 떼가 울부짖으며 황야를 달려오고 있다. 반달이 쏟아내는 은빛과 찬란한 별빛이 가득한 하늘 아래, 기(氣) 금속으로 이루어진 얼굴없는 투실투실한 몸체가 반짝였다. P9

주체적으로 사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다. 나의 미래는 단 두 갈래뿐이다. 남자에게 아들을 낳아주거나, 아니면 나의 상대가 된 남자가 영광스러운 자리에 올라가도록 힘을 보태다 크리살리스 안에서 죽는 것. 다른 길은 없다. P31

화하엔 이런 속담이 있다. 시집가는 딸은 문밖으로 뿌려지는 물과 같다는. 내 남동생은 무씨 집안을 잇고 이 집에서 평생 살며 부모님을 보살필 테지만, 나는 이 가족 안에서 값을 매기고 맞바꾸는 수단으로 존재할 뿐이다. 그래서 굳이 침대도 주지 않았다. P48

여자란 이래야지, 라고 사람들이 정해놓은 틀에 날 억지로 맞추는게 싫었다. ‘여자답게’ 남자를 즐겁게 하고 섬기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게 싫었다. 
하지만 내게 주어진 지금의 힘은 마음에 든다. 과소평가된 모습 아래 숨은 힘. 여자에겐 불가능한 일이라는 선입견 뒤에 숨어 기회를 엿보고 있는 나의 가능성. P89

 “넌 나의 북극성이야. 네가 이끄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거야.” P236 이치가 측천에게

그는 철의 왕이 되어야 하고, 나는 철의 왕비가 되어야 마땅해. 하지만 우리에게 허락된 자리는 철의 악마와 철의 미망인뿐이지. 이래선 안 돼. 나는 이 힘을 놓칠 수 없어. P285

📖2권 
하지만 달리 어쩌겠는가. 저들에게 거리를 두고 혼자 고집스레 행동하다가 죽거나 다치는 것 역시 현명한 방법은 아니다. 뭔가를 혼자 해냈다고 해서 그게 당연히 고귀하고 존경받는 행동이 아닌 것처럼. P21

“다들 날 도구로만 봤잖아. 안 그런 척하지 마! 나를 양광의 첩으로 팔아넘겼을 때도 좋아했으면서. 그런데 말이야, 양광이 언니를 죽인 게 맞더라. 양광과 정신 연결을 했을 때 다 확인했다고! 당신들이 우리를 소중히 여겼더라면 애초에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 그러니 그 결과에 대해서도 당연히 책임져야지!” P75

매일 잠에서 깨어나 살아가기로 마음먹고, 그 삶이 주는 고통은 온몸으로 마주하며 살아왔기에, 세민은 내가 아는 모든 사람 중에서 가장 강한 인간이 되었다. 
우리 둘은 이제껏 매순간을 공포에 시달리며 살았다. 그 끝에 우리가 서로를 만날 수 있어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P109



#아이언위도우 #쟈오재이시란 #죽음을삼킨여자 #심연희  #아르테 #북이십일 #신간도서 #소설 #판타지소설 #SF소설#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책추천 #꿀잼 #서평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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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위도우 : 죽음을 삼킨 여자 1
쟈오 재이 시란 지음, 심연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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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위도우』

쟈오 재이 시란
심연희 옮김
아르테 출판


  중국고대 배경, 여자들의 희생이 당연시 되는 곳. ‘화하’를 지키기 위해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기(氣) 금속으로 이루어진 얼굴없는 투실투실한 몸체인 ‘혼돈’이 전쟁 상대이며 전쟁에는 조종사들이 참가한다. 남자조종사들은 혼돈의 겉껍질로 만든 ‘크리살리스’ 이름의 거대 병기를 조종하는데 크리살리스는 여자들의 기를 빼앗고 목숨을 양분 삼아 움직인다.  
  여자들의 삶은 남자와 결혼하여 소유물이 되거나, 남자 조종사를 위해 크리살리스에 기를 모두 빼앗기며 죽는 것 두 가지 밖에 없다. 하지만 주인공 ‘측천무후’는 남자를 위해 죽어야 하는 여자가 되지 않을 거라고 마음을 먹는다. 화하의 제일가는 부잣집 도련님인 이치에게 마음이 있지만 이치를 뒤로하고 언니를 죽인 조종사 양광을 죽이기 위해 군대에 들어간다.

  일반첩들보다 기력이 5배나 쎈 측천은 양광의 무빈이 되어 둘은 함께 구미호 ‘크리살리스’에 오른다. 기를 이용하여 조종하는 동안 양광을 제압하고 크리살리스를 직접 조종하기에 이른 측천은 단숨에 주목을 받게 된다.
 이 계기로 최고 기력의 철의 악마 이세민의 반려조종사가 된 측천은 이세민의 주작 크리살리스에 함께 조종하면서 이세민의 정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여자들의 희생을 슬퍼하고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음에 힘들어하는 이세민을 보고 측천은 마음을 열게 된다. 
  화하의 여자는 딸이라도 물건처럼 상품화시켜 파는 존재였다. 가부장적이고 남자에게 복종해야하는 세계에 대해 반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측천은 멈추지 않고 2권에서는 ‘혼돈’의 존재까지 다가가며 비밀을 파헤친다.



  전개가 빨라 순식간에 1권을 읽었다. 음양오행 기의 흐름을 이용하여 전투력을 상승시키고, 다양한 형태의 병기들과 기력에 따라 변화되는 갑옷을 입고 출전 명령에 따라 척척 움직이는 조종사와 부하들은 규모가 큰 게임 속 세계에 있는 듯 전체적인 장면들이 화려하게 느껴졌다. 
  소설 속 인물들은 중국 고대 사람들이지만 활동했던 시기들도 다르고 신화 속 인물이나 손오공, 혼돈, 사마의, 제갈량, 이세민 등 유명인물들을 등장시키며 재미를 더해주었다. 

  남자조종사를 위해 소녀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에 대한 복수. 어찌 보면 뻔한 클리셰지만 측천이 이치와 이세민과의 삼각관계는 아침 막장 드라마같은 로맨스인데 놓치고 싶지 않았다.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판타지 소설은 유치하고 오글거림이 있어야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술자리에서 남자들이 명언이라 말하는 개똥철학같은 말들도 섞여있어야 하고.

 흔한 남자들이 영웅이되는 소설보다 여자도 된다는 것을 보여준 판타지 소설이라 대리만족감도 주었고, 앞으로 이어질 3권에서 ‘혼돈’에 대해 반전이 될 것같은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다. 


📖 1권
‘혼돈’이 다가온다. 짙은 먼지 폭풍을 밤새도록 일으키면서, 거대한 혼돈 떼가 울부짖으며 황야를 달려오고 있다. 반달이 쏟아내는 은빛과 찬란한 별빛이 가득한 하늘 아래, 기(氣) 금속으로 이루어진 얼굴없는 투실투실한 몸체가 반짝였다. P9

주체적으로 사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다. 나의 미래는 단 두 갈래뿐이다. 남자에게 아들을 낳아주거나, 아니면 나의 상대가 된 남자가 영광스러운 자리에 올라가도록 힘을 보태다 크리살리스 안에서 죽는 것. 다른 길은 없다. P31

화하엔 이런 속담이 있다. 시집가는 딸은 문밖으로 뿌려지는 물과 같다는. 내 남동생은 무씨 집안을 잇고 이 집에서 평생 살며 부모님을 보살필 테지만, 나는 이 가족 안에서 값을 매기고 맞바꾸는 수단으로 존재할 뿐이다. 그래서 굳이 침대도 주지 않았다. P48

여자란 이래야지, 라고 사람들이 정해놓은 틀에 날 억지로 맞추는게 싫었다. ‘여자답게’ 남자를 즐겁게 하고 섬기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게 싫었다. 
하지만 내게 주어진 지금의 힘은 마음에 든다. 과소평가된 모습 아래 숨은 힘. 여자에겐 불가능한 일이라는 선입견 뒤에 숨어 기회를 엿보고 있는 나의 가능성. P89

 “넌 나의 북극성이야. 네가 이끄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거야.” P236 이치가 측천에게

그는 철의 왕이 되어야 하고, 나는 철의 왕비가 되어야 마땅해. 하지만 우리에게 허락된 자리는 철의 악마와 철의 미망인뿐이지. 이래선 안 돼. 나는 이 힘을 놓칠 수 없어. P285

📖2권 
하지만 달리 어쩌겠는가. 저들에게 거리를 두고 혼자 고집스레 행동하다가 죽거나 다치는 것 역시 현명한 방법은 아니다. 뭔가를 혼자 해냈다고 해서 그게 당연히 고귀하고 존경받는 행동이 아닌 것처럼. P21

“다들 날 도구로만 봤잖아. 안 그런 척하지 마! 나를 양광의 첩으로 팔아넘겼을 때도 좋아했으면서. 그런데 말이야, 양광이 언니를 죽인 게 맞더라. 양광과 정신 연결을 했을 때 다 확인했다고! 당신들이 우리를 소중히 여겼더라면 애초에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 그러니 그 결과에 대해서도 당연히 책임져야지!” P75

매일 잠에서 깨어나 살아가기로 마음먹고, 그 삶이 주는 고통은 온몸으로 마주하며 살아왔기에, 세민은 내가 아는 모든 사람 중에서 가장 강한 인간이 되었다. 
우리 둘은 이제껏 매순간을 공포에 시달리며 살았다. 그 끝에 우리가 서로를 만날 수 있어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P109



#아이언위도우 #쟈오재이시란 #죽음을삼킨여자 #심연희  #아르테 #북이십일 #신간도서 #소설 #판타지소설 #SF소설#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책추천 #꿀잼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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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아이언 위도우 : 죽음을 삼킨 여자 1~2 - 전2권
쟈오 재이 시란 지음, 심연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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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위도우』

쟈오 재이 시란
심연희 옮김
아르테 출판

  중국고대 배경, 여자들의 희생이 당연시 되는 곳. ‘화하’를 지키기 위해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기(氣) 금속으로 이루어진 얼굴없는 투실투실한 몸체인 ‘혼돈’이 전쟁 상대이며 전쟁에는 조종사들이 참가한다. 남자조종사들은 혼돈의 겉껍질로 만든 ‘크리살리스’ 이름의 거대 병기를 조종하는데 크리살리스는 여자들의 기를 빼앗고 목숨을 양분 삼아 움직인다.  
  여자들의 삶은 남자와 결혼하여 소유물이 되거나, 남자 조종사를 위해 크리살리스에 기를 모두 빼앗기며 죽는 것 두 가지 밖에 없다. 하지만 주인공 ‘측천무후’는 남자를 위해 죽어야 하는 여자가 되지 않을 거라고 마음을 먹는다. 화하의 제일가는 부잣집 도련님인 이치에게 마음이 있지만 이치를 뒤로하고 언니를 죽인 조종사 양광을 죽이기 위해 군대에 들어간다.

  일반첩들보다 기력이 5배나 쎈 측천은 양광의 무빈이 되어 둘은 함께 구미호 ‘크리살리스’에 오른다. 기를 이용하여 조종하는 동안 양광을 제압하고 크리살리스를 직접 조종하기에 이른 측천은 단숨에 주목을 받게 된다.
 이 계기로 최고 기력의 철의 악마 이세민의 반려조종사가 된 측천은 이세민의 주작 크리살리스에 함께 조종하면서 이세민의 정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여자들의 희생을 슬퍼하고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음에 힘들어하는 이세민을 보고 측천은 마음을 열게 된다. 
  화하의 여자는 딸이라도 물건처럼 상품화시켜 파는 존재였다. 가부장적이고 남자에게 복종해야하는 세계에 대해 반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측천은 멈추지 않고 2권에서는 ‘혼돈’의 존재까지 다가가며 비밀을 파헤친다.



  전개가 빨라 순식간에 1권을 읽었다. 음양오행 기의 흐름을 이용하여 전투력을 상승시키고, 다양한 형태의 병기들과 기력에 따라 변화되는 갑옷을 입고 출전 명령에 따라 척척 움직이는 조종사와 부하들은 규모가 큰 게임 속 세계에 있는 듯 전체적인 장면들이 화려하게 느껴졌다. 
  소설 속 인물들은 중국 고대 사람들이지만 활동했던 시기들도 다르고 신화 속 인물이나 손오공, 혼돈, 사마의, 제갈량, 이세민 등 유명인물들을 등장시키며 재미를 더해주었다. 

  남자조종사를 위해 소녀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에 대한 복수. 어찌 보면 뻔한 클리셰지만 측천이 이치와 이세민과의 삼각관계는 아침 막장 드라마같은 로맨스인데 놓치고 싶지 않았다.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판타지 소설은 유치하고 오글거림이 있어야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술자리에서 남자들이 명언이라 말하는 개똥철학같은 말들도 섞여있어야 하고.

 흔한 남자들이 영웅이되는 소설보다 여자도 된다는 것을 보여준 판타지 소설이라 대리만족감도 주었고, 앞으로 이어질 3권에서 ‘혼돈’에 대해 반전이 될 것같은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다. 


📖 1권
‘혼돈’이 다가온다. 짙은 먼지 폭풍을 밤새도록 일으키면서, 거대한 혼돈 떼가 울부짖으며 황야를 달려오고 있다. 반달이 쏟아내는 은빛과 찬란한 별빛이 가득한 하늘 아래, 기(氣) 금속으로 이루어진 얼굴없는 투실투실한 몸체가 반짝였다. P9

주체적으로 사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다. 나의 미래는 단 두 갈래뿐이다. 남자에게 아들을 낳아주거나, 아니면 나의 상대가 된 남자가 영광스러운 자리에 올라가도록 힘을 보태다 크리살리스 안에서 죽는 것. 다른 길은 없다. P31

화하엔 이런 속담이 있다. 시집가는 딸은 문밖으로 뿌려지는 물과 같다는. 내 남동생은 무씨 집안을 잇고 이 집에서 평생 살며 부모님을 보살필 테지만, 나는 이 가족 안에서 값을 매기고 맞바꾸는 수단으로 존재할 뿐이다. 그래서 굳이 침대도 주지 않았다. P48

여자란 이래야지, 라고 사람들이 정해놓은 틀에 날 억지로 맞추는게 싫었다. ‘여자답게’ 남자를 즐겁게 하고 섬기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게 싫었다. 
하지만 내게 주어진 지금의 힘은 마음에 든다. 과소평가된 모습 아래 숨은 힘. 여자에겐 불가능한 일이라는 선입견 뒤에 숨어 기회를 엿보고 있는 나의 가능성. P89

 “넌 나의 북극성이야. 네가 이끄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거야.” P236 이치가 측천에게

그는 철의 왕이 되어야 하고, 나는 철의 왕비가 되어야 마땅해. 하지만 우리에게 허락된 자리는 철의 악마와 철의 미망인뿐이지. 이래선 안 돼. 나는 이 힘을 놓칠 수 없어. P285

📖2권 
하지만 달리 어쩌겠는가. 저들에게 거리를 두고 혼자 고집스레 행동하다가 죽거나 다치는 것 역시 현명한 방법은 아니다. 뭔가를 혼자 해냈다고 해서 그게 당연히 고귀하고 존경받는 행동이 아닌 것처럼. P21

“다들 날 도구로만 봤잖아. 안 그런 척하지 마! 나를 양광의 첩으로 팔아넘겼을 때도 좋아했으면서. 그런데 말이야, 양광이 언니를 죽인 게 맞더라. 양광과 정신 연결을 했을 때 다 확인했다고! 당신들이 우리를 소중히 여겼더라면 애초에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 그러니 그 결과에 대해서도 당연히 책임져야지!” P75

매일 잠에서 깨어나 살아가기로 마음먹고, 그 삶이 주는 고통은 온몸으로 마주하며 살아왔기에, 세민은 내가 아는 모든 사람 중에서 가장 강한 인간이 되었다. 
우리 둘은 이제껏 매순간을 공포에 시달리며 살았다. 그 끝에 우리가 서로를 만날 수 있어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P109



#아이언위도우 #쟈오재이시란 #죽음을삼킨여자 #심연희  #아르테 #북이십일 #신간도서 #소설 #판타지소설 #SF소설#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책추천 #꿀잼 #서평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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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문학동네 시인선 187
안미옥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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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독파 챌린지

-문학동네시인선187

 

안미옥 시집

문학동네 출판

 


 

📖여름잠


네 문을 닫아보려고 했어. 가까이 가면 닫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꾸만 비틀어진 틈으로 얼굴을 밀어넣고, 안에 무엇이 있는지 보게 되었어.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네가 가진 것은 모두 문밖에 나와 있었고, 나는 그게 믿어지지 않아서 믿지 않으려 했다.

 

 

 

📖잠영


무언가 쌓여 있는 것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깊고 깊을 거라고 생각해서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해서 파고 파면 무언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서 단정 짓고 확정하고 테두리를 견고하게 만들면서

 

아래로 아래로

 

지나온 시간은 전부 수면 아래 있다고

말하려고 했었다

 


📖여름 끝물


쓰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무중력 공간에 두 눈을 두고 온 사람처럼

무엇을 보려고 해도

마음만큼 볼 수 없어서

 

그렇게 두 손도 두 발도

전부 두고 온 사람으로 있다고 한다면

 

쓰지 않는 시간을 겪고 있다고 한다면

이해가 될까



 

📖썬캐처


매일 밤 자기 전 내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오늘은 어떤 형체로 살았던 걸까. 표면이 거친 돌로 된 심장으로 뛰고 있던 걸까. 막다른 벽. 컵 속에서 깨진 물의 파편처럼 놓여 있었나. 도로 위 뒤집힌 검정 우산 속으로 비가 쏟아진다. 어려움이 지속된다.

 

 

📖사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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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노래입니다

 

그냥 배울 수는 없고요

보고 배워야 가능합니다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 작가님 북토크에서


✔️ 시를 읽는 방법은?

-잠깐이라도 머물렀던 시간이 있다면 시를 즐기는데 충분하다.

-시는 알집같은 거라 압축 내용을 나만의 방법으로 풀어가며 읽어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미지나 시간의 점핑을 어떻게 이해하면 되는지?

-쓰는 입장에서는 맥락이 줄기가 있다. 줄기를 따라가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운드 북, 선캐쳐 시 낭독

-자기 전에 하루를 돌아보며 읽으면 좋은 시는 <선캐쳐>

’햇빛 옮기기‘ 넘어지게 할 것도 기대는 것으로 대상을 만들게 하고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시를 쓰는 방법이 있다면?

-계속 질문하고 나에게, 세상에게 바른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시를 쓰는 방법같다.

-화자, 공간, 말하는 방식이 정해지면 시를 쓴다.

-시가 써지고 싶은 글들을 만나면 언어적 자극을 만나 쓴다.



◎ 작가님께서 추천하는 책


1 정재율 시집 <몸과 마음을 산뜻하게>

 

2 안희연 산문집 <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유년시절, 가족, 일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귤이 너무 오래되서 파사삭 소리를 내며 사라져버렸다’ 라는 문장을 좋아해서 한참을 문장을 읽었다.

 

3 신이인 시집 <검은 머리 짐승 사전>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고, 엉뚱한 시인같다.

나와 결이 다르지만.

 

4 김승일 시집 <항상 조금 추운 극장>

읽다보면 조금 어렵다.



**안미옥 작가님께서 올해 산문집 출간계획이라고 하셨어요^^ 기다려집니다 ♡

 

#저는많이보고있어요 #안미옥 #문학동네 #독파 #독파챌린지 #4월 #시집 #북클럽문학동네 #서평 #내돈내산

쓰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무중력 공간에 두 눈을 두고 온 사람처럼
무엇을 보려고 해도
마음만큼 볼 수 없어서

그렇게 두 손도 두 발도
전부 두고 온 사람으로 있다고 한다면

쓰지 않는 시간을 겪고 있다고 한다면
이해가 될까

-여름 끝물

네 문을 닫아보려고 했어.
가까이 가면 닫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꾸만 비틀어진 틈으로 얼굴을 밀어넣고, 안에 무엇이 있는지 보게 되었어.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네가 가진 것은 모두 문밖에 나와 있었고, 나는 그게 믿어지지 않아서 믿지 않으려 했다.

-여름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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