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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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소설

문학동네 출판




줌토크에서 기억에 남는 건 ‘조용한 열광’


뭔가 소설들이 이어지는 듯 또 따로이다. 읽으면서 엥? 하고 다시 읽기도 했지만 글 전체가 세련된 느낌이었다. 아주 날 것도 아닌 꽁꽁 숨겨두고 찾기만하는 게 아니라 눈 앞에 있는데 내가 뒤 늦게 발견하는 듯한 느낌. 



📚 <세상 모든 바다>


자신이 한 말로 인해 누군가 목숨을 잃은 일로 참을 수 없이 불편했다는 심정들을 표현하고 싶지만 자이니치 4세(재일 교포 3세 부모님)가 되기보다 국적을 포기했었기에 어떻게 전달해야할지 모른다. 나름의 해진군 바다 지역에 가보기도 하지만 여행객인척 또 다시 돌아오고 만다. 


무엇을 했어야 할 의무는 내게 없었다. 하지만 할 수도 있는 일을 하지 않았다는 기분. 내가 고작 한 일이란 나조차도 완전히 믿지는 않은 소문을 전한 것. P31


얼굴에 와닿는 차가운 물방울의 감각. 실제로 닿았을까 느낌뿐이었을까. 분명한 건 내가 뒷걸음질을 쳤다는 것이다. P36



📚 <롤링 선더 러브>


조맹희. 

일반인 데이팅 예능. 


혼자가 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아무리 멀리 떠났다가도 돌아와 몸을 눕히게 돠는 침대처럼, 있는 힘껏 뛰어올라도 바닥으로 끌어내리고야 마는 중력처럼 혼자 됨이란 자동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나. 이미 혼자인데 어떻게 더 혼자가 될 수 있을까. 어떤 혼자는 다른 혼자보다 더 완성된 것일까. P48



📚 <전조등>


계획적인 인물이 기준이 무너지는 

너무 따지는 사람이 변화하는 모습들. 


그는 경험적 지식을 바탕으로 아직 도착하디 않은 존재를 추정해야 했다. 그건 천체물리학자나 발명가의 일과 같았다. 직업이라거나 재산, 가정환경 같은 조건을 나열하지는 않았다. 그는 한 인간의 본질을 예고하는 구체적인 징후들은 따로 있으며, 정신을 차리고 눈을 똑바로 뜨면 그것들을 포착할 수 있다고 믿었다. P92



📚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진주와 니콜라이. 투표권이 있어도. 미래가 보이지 않는 자기 삶에서 투표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들. 외국인 노동자. 가진 것 없이 시작해서 성공한다는 희망적인 메세지는 운이 좋았거나 죽을만큼 노력했거나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하루하루 노력에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이지만 언젠가 라는 상상의 미래를 그리며 또 힘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주변엔. 


자아실현 같은 건 모르겠지만 견딜 만한 일을 하고, 지글지글 보글보글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는 삶. 가끔은 나란히 누워서 햇볕을 쬘 사람이 있는 삶. 이 정도면 괜찮다고 여기면서도 어두운 골목을 걸어 다시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면 불안해졌다. P133



📚 <보편 교양>


너무 소극적인 선생님 아닌가. 아이들이 마르크스를 읽을 수도 있고 자신의 자유 행동이 수업 시간과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듯한 선생님. 나는 아직 발전 전인 고정관념 속 사람같지만 학생이 선생님 수업에는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게 수업 준비를 해온 선생님의 예의 이고 그 수업 시간 존재의 이유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이런 선생님이 있다면 인생 전체를 두고 보았을 때 지성인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준 참 좋은 선생님이라 생각도 든다. 


마흔이 된 지금, 곽은 ‘동시대’라는 단어에 소유권이 있다면 자신보다는 십대들의 지분이 크다는 걸 납득했다. 교사는 어린학생들과 생활하며 유치해지기 쉬운 직업이라고들 했다. 퇴행보다는 조로 早老가 나았다. P149


아무도 예단할 권리는 없었다. 학교에서 잘 배워야 훌륭한 시민으로 성장한다는 믿음은, 제도교육에서 ‘모범적인’ 성취를 얻어서 삶의 기반을 마련한 자신 같은 교사들의 고정관념이었다. P171



📚 <로나, 우리의 별>


알듯 말듯한. 그래서 로나는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별?

노래가 좋았다가 로나의 선행적 이미지의 정치당이 만들어지면 이 세력은 정말 종교보다 더 강력할 지도 모른다. 자신의 구원을 바라는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해방을 로나의 팬 활동으로 쏟는 에너지는 순수 마음에서 이끌어 나오기 때문에 이 세력(?)은 중심이 있다. 


세상은 정치적인 음악가에게는 약간의 존경을 적선하지만, 정치하는 음악가에게는 무자비하다는 걸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언론은 정치에 발을 들였던 예술가들의 궁색한 말로와 군소정당의 반복적 실패를 부각중이다. P204


우리는 ‘모두’가 아니므로 당신의 하루를 모른다. 하지만 알고 싶다. P205



📚 <무겁고 높은>


그냥 들고 싶다고 말하지만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방법으로 무거운 바벨을 버리는 느낌에 빠졌던 송희. 점차 자신이 원하는 게 역도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신은 무거운 것을 드는 게 아니라 단지 버리고 싶었으니 선수를 계속 할 수는 없었겠지. 


나는 덤이 아니야. 

그때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선택지는 분명해졌다. 덤이 되거나, 아무것도 못 되거나. 그걸 선택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P241



📚 <팍스 아토미카>


편집증. 불안과 강박장애. 

모든 것을 통제해야하는데 우연에 의한 노출되었을 때 취약하다는 것을 안다. 


이차세계대전을 끝낸 폭발 이후 현재까지의 시대를 핵에 의한 평화. 즉 ‘팍스 아토미카 Pax Atomica’라 부르기도 한다. P292


오로라는 너무 아름다워서 한번 본 사람은 절대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절대 잊을 수 없는 것으로 절대 잊어야 하는 것을 덮어쓰는 전략은 효과적이다. P293

무엇을 했어야 할 의무는 내게 없었다. 하지만 할 수도 있는 일을 하지 않았다는 기분. 내가 고작 한 일이란 나조차도 완전히 믿지는 않은 소문을 전한 것. -세상 모든 바다 - P31

얼굴에 와닿는 차가운 물방울의 감각. 실제로 닿았을까 느낌뿐이었을까. 분명한 건 내가 뒷걸음질을 쳤다는 것이다. - 세상 모든 바다 - P36

혼자가 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아무리 멀리 떠났다가도 돌아와 몸을 눕히게 돠는 침대처럼, 있는 힘껏 뛰어올라도 바닥으로 끌어내리고야 마는 중력처럼 혼자 됨이란 자동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나. 이미 혼자인데 어떻게 더 혼자가 될 수 있을까. 어떤 혼자는 다른 혼자보다 더 완성된 것일까. -롤링 선더 러브 - P48

그는 경험적 지식을 바탕으로 아직 도착하디 않은 존재를 추정해야 했다. 그건 천체물리학자나 발명가의 일과 같았다. 직업이라거나 재산, 가정환경 같은 조건을 나열하지는 않았다. 그는 한 인간의 본질을 예고하는 구체적인 징후들은 따로 있으며, 정신을 차리고 눈을 똑바로 뜨면 그것들을 포착할 수 있다고 믿었다 -전조등 - P92

자아실현 같은 건 모르겠지만 견딜 만한 일을 하고, 지글지글 보글보글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는 삶. 가끔은 나란히 누워서 햇볕을 쬘 사람이 있는 삶. 이 정도면 괜찮다고 여기면서도 어두운 골목을 걸어 다시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면 불안해졌다.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 P133

마흔이 된 지금, 곽은 ‘동시대’라는 단어에 소유권이 있다면 자신보다는 십대들의 지분이 크다는 걸 납득했다. 교사는 어린학생들과 생활하며 유치해지기 쉬운 직업이라고들 했다. 퇴행보다는 조로 早老가 나았다. P149 -보편교양 - P149




아무도 예단할 권리는 없었다. 학교에서 잘 배워야 훌륭한 시민으로 성장한다는 믿음은, 제도교육에서 ‘모범적인’ 성취를 얻어서 삶의 기반을 마련한 자신 같은 교사들의 고정관념이었다. P171 -보편교양 - P171

세상은 정치적인 음악가에게는 약간의 존경을 적선하지만, 정치하는 음악가에게는 무자비하다는 걸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언론은 정치에 발을 들였던 예술가들의 궁색한 말로와 군소정당의 반복적 실패를 부각중이다. -로나, 우리의 별 - P204

나는 덤이 아니야.

그때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선택지는 분명해졌다. 덤이 되거나, 아무것도 못 되거나. 그걸 선택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 무겁고 높은 - P241

이차세계대전을 끝낸 폭발 이후 현재까지의 시대를 핵에 의한 평화. 즉 ‘팍스 아토미카 Pax Atomica’라 부르기도 한다. - 팍스아토미카 - P292

오로라는 너무 아름다워서 한번 본 사람은 절대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절대 잊을 수 없는 것으로 절대 잊어야 하는 것을 덮어쓰는 전략은 효과적이다.- 팍스아토미카 -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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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들
정해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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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들』


정해연 장편소설

위즈덤하우스 출판



📎 작가 소개

소심한 O형. 덩치 큰 겁쟁이. 호기심은 많지만 호기심이 식는 것도 빠르다. 사람의 저열한 속내나, 진심을 가장한 말 뒤에 도사리고 있는 악의에 대해 상상하는 것을 좋아한다. 장편소설 『홍학의 자리』 ,『더블』 ,『유괴의 날』 ,『구원의 날』 ,『누굴 죽였을까』 등을 출간했고, 앤솔러지 『깨진 유리창』, 『파괴자들의 밤』 등에 참여했다.   


 

“유정을 죽인 것은 내가 아니다.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 내가 가져야 할 죄책감 따위는 아무것도 없다.”




여고 3학년 현유정은 목이 졸린 채 폐건물의 시신으로 발견된다.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의심되는 용의자는 5명. 은파경찰서 박동규 형사는 유정의 친한 친구 한수연, 담임 민혜옥, 남자친구 허승원, 남자친구 엄마 김근미, 유정 아빠 현강수를 중심으로 수사를 한다. 소설은 용의선상에 오른 인물을 중심으로  한 명씩 수사를 하듯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 한수연

이혼 후 아빠와 사는 수연은 고아나 다름없는 무관심 속 외로운 인물이다. 무엇을 먹는지 무슨 일은 없는지 묻기보다 자신만 생각하는 아빠와 함께 사는 것이 숨 막혀 보였다. 

수연은 유정이 죽어도 슬픔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아빠 때문에 미치겠다’는 그 말이 누군가는 아빠가 좋아서 누군가에겐 죽고 싶을 만큼 스트레스여서.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를 공감했던 것이 아니라 알고 보면 질투투성이였던 관계.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 건 아니다. 그런데도 울 것 같은 기분은 들지 않는다. P33


📋 민혜옥

사업한답시고 번 돈을 모두 날리다 못해 빚까지 떠안게 만든 남편을 둔 담임 혜옥은 퇴근 후 고액 과외 아르바이트까지 하는 삶으로 피곤하다. 이혼을 하지도 않으면서 왜 폭력까지 휘두르는 남편에게 붙들려 사는 건지 답답한 인물이다. 취조 시에 남편에게 맞은 자국을 보여주며 자신은 힘들다는 것을 말하는데 이런 행동이 자신은 약자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었던 것 일수도. 


피로에 짓눌려 온몸이 녹아버릴 것 같았다. 이렇게 살다가 자신이 죽지 않을까, 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답도 없는 질문이 끝없이 머릿속에서 정신을 칼날처럼 벼렸다. P53


📋김근미

유정의 남자친구 승원의 엄마 김근미. 승원의 엄마는 고졸 간호조무사로 12살 많은 의사였던 아빠를 만나 결혼했었다. 아빠가 사고로 죽은 후 시어머니와 공동양육이나 다름 없는 감시 받는 생활을 한다. 생활비를 받아야 하므로 참고 살지만 내면의 악은 시어머니가 죽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이다. 시어머니가 죽으면 아들 승원과 함께 부유하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 믿으니까.


다른 사람의 약점을 들으면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 든다. 나약해서인지도 모르고 사악해서인지도 모른다. 그건 습성이 아니라 본성이다. P128


📋허승원

자신을 해방시켜줄 출구로 남자친구 승원과 사귀자고 말한 유정. 승원도 성적으로 힘겨운 싸움 중 엄마가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힘들게 산다는 그 말이 싫어 유정에게 공감이 갔고 둘은 만나게 된다.

아비 없다고 오냐오냐 키운 결과물. 승원은 쓰레기 같은 인성을 가졌다고 생각들 정도였다. 불쌍하다고 귀하다고 모든 것을 감싸다 범죄자로 키운 엄마와 할머니를 보면 그들의 이기심에 화가 났다. 

유정과 승원 둘을 보면서 헤어지자는 말에 칼부림을 일으키거나 데이트 폭력 같은 지금 젊은 세대에서 자주 뉴스로 볼 수 있는 사건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작가는 이런 충동적인 범죄들이 게임과 스마트폰에 노출된 세대들에게 너희들은 지금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승원을 통해 말해주는 듯도 하다. 


“지긋지긋해. 네 불행이 나한테 옮는 것 같다고.”

그 말이 유정에게 상처가 될 거라는 걸 명백히 알았다. 알면서 말한 거다. 상처를 받으라고. 그리고 떨어지라고. 그 말을 들은 유정의 창백해진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P149



인간의 이기심이 한 소녀를 결국 죽음으로 만들었다. 

자신이 망친 인생을 남 탓하기 바쁜 인물들. 그들은 사회적 지위, 이미지, 부모로서의 역할, 이상적인 가족, 명예는 중요시 여기면서 자신의 고통을 타인에게서 바라봄으로 행복했을까.


소설 속 용의자들을 보면서 나는 상대가 잘못되었을 때 걱정과 위로 뒤에 나만 아니면 돼, 너 그럴 줄 알았다는 위선이 있지 않았는지, 열심히 살았던 나에게 닥친 시련은 왜 나에게만 일어나는 지 괜히 심통이 나던 때가 있었는지 뒤돌아보게 했다. 


꼭 범죄자가 아니더라도 그런 마음을 먹고 추락으로 가는 길을 보는 동안 방관하고 있었다면 그들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용의자들 #정해연 #장편소설 #범죄소설 #위즈덤하우스 #신간도서 #서평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 건 아니다. 그런데도 울 것 같은 기분은 들지 않는다. - P33

피로에 짓눌려 온몸이 녹아버릴 것 같았다. 이렇게 살다가 자신이 죽지 않을까, 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답도 없는 질문이 끝없이 머릿속에서 정신을 칼날처럼 벼렸다. - P53

다른 사람의 약점을 들으면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 든다. 나약해서인지도 모르고 사악해서인지도 모른다. 그건 습성이 아니라 본성이다. - P128

"지긋지긋해. 네 불행이 나한테 옮는 것 같다고."

그 말이 유정에게 상처가 될 거라는 걸 명백히 알았다. 알면서 말한 거다. 상처를 받으라고. 그리고 떨어지라고. 그 말을 들은 유정의 창백해진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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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으뜸
김빵 지음 / 다향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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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으뜸』


김빵 장편소설

다향 출판




선재업고튀어 드라마 주인공 류선재로 떠들썩할 때 나도 그 떠들썩에 함께 했다.

현실에 마치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순애보같은 남자주인공의 모습에 홀린듯 빠져있었기 때문인지 <내일의 으뜸> 소설 류선재를 떠올리면 소설은 진짜 나를 애간장태우게 만들었다.


과거 학창시절의 풋풋했던 모습. 그 시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지만 돌아간다면 상상하며 인물들을 바라보는 대리만족. 나도 타임슬립하면 후회했던 순간을 다시 바꿀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과 아직은 선재를 보내기 아쉬운 마음도 컸고 드라마와 어떻게 다를지 <내일의 으뜸> 소설의 선재와 솔이 이야기도 궁금했다. 


‘이클립스’가 소설에서는 아이돌 그룹 ‘감자전’ 이다. 조금 촌스럽지만 그것마저 매력적인ㅎㅎ 

감자전 멤버 류선재의 팬인 솔이. 류선재가 약물중독 사망하자 6년전 과거로 돌아가 미래를 바꾸려고 한다. 6년전 고등학교 솔이는 너무 재미있다. (소설치고도 너무 우연이 많은 설정이지만 온전히 설렘만 가득하면 되는 소설이니까^^) 선재를 만나기 위해 선재가 다니는 자감고 체육복을 중고로 사러 나가고, 그 판매자는 선재. 솔이가 분식집에서 음식 값이 없어 선재에게 체육복 환불해달라며 불러낸다는 것. 억지같지만 또 상황이 웃음짓고 보게 만든다. 


바뀐 미래애서 만난 선재. 기억 못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다 알고 있었다. 다만 지금의 솔이와 기억이 없는 과거 열아홉의 솔이는 다른 솔이였을 뿐. 모른척했던 솔이가 못내 미웠나보다 선재는. 프로환불러김춘백 전화번호를 지우지 않고 여태 갖고 있고 숨어서 바라보기만 하는 모습에 짠하다.


읽는 내내 마음이 찌르르르 해서 수없이 손으로 입을 틀어막다가도 눈시울을 붉히다가 미소도 짓기도 하게 만든. 6월 시작하는 여름에 읽어서인지 더 청춘이 그리워지게 만드는 소설!


🔖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면서 노래를 들으니 당시의 나를 불러오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P71


🔖

펜을 들고 달력 앞에 섰다. 오늘 날짜에 빗금을 쳤다. 하루가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실제 이맘때의 나는 하루하루가 지옥같고 우울했는데, 다른 기분으로 과거를 사는 게 그저 신기했다. P128


🔖 

이렇게 노을이 쏟아지는 교실 안에서, 해가 저문 길에서, 불을 끈 방 안에서 이 음악들은 임솔과 함께 어떤 시간을, 감정을 공유했을 것이다. 그 시간 속의 임솔을 떠올리다 보면 기분이 이상해졌다. 그녀가 받았을 위로가, 아니면 어떤 슬픔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P176


🔖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얼어 버린 내 앞으로 선재가 성큼 다가왔다. 

“너도 하루 종일 내 생각 해?”

“……”

가슴이 뛰다 못해 터질 것 같다. 모든 사고가 정지한 것처럼 멍했다. P216


🔖

"·····무슨 기대를 했는데?"

선재가 말없이 눈을 맞췄다. 표정 없이 나를 보더니 잡힌 팔을 빼냈따. 그 얼굴이 어쩐지 조금 슬퍼 보인다.

"언제 만날지도 모르는 너를 기다렸어."

P289


🔖

그 시절의 너는, 너였어.

기쁜 것도 잠시, 마음이 무거워졌다. 어떤 절망이 차올랐다. 기다림이 무색하게 느껴진 탓이었다. 너를 다시 만나는 날만 기다렸는데, 넌 대체 어떤 마음이었기에 나를 알면서도 등을 돌렸을까. P293 


#선재업고튀어 #내일의으뜸 #선재업고튀어원작 #가지마선재야 #연예소설 #소설 #타임슬립소설 #김빵 #장편소설 #다향 #드라마원작 #서평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면서 노래를 들으니 당시의 나를 불러오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 P71

펜을 들고 달력 앞에 섰다. 오늘 날짜에 빗금을 쳤다. 하루가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실제 이맘때의 나는 하루하루가 지옥같고 우울했는데, 다른 기분으로 과거를 사는 게 그저 신기했다. - P128

이렇게 노을이 쏟아지는 교실 안에서, 해가 저문 길에서, 불을 끈 방 안에서 이 음악들은 임솔과 함께 어떤 시간을, 감정을 공유했을 것이다. 그 시간 속의 임솔을 떠올리다 보면 기분이 이상해졌다. 그녀가 받았을 위로가, 아니면 어떤 슬픔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 P176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얼어 버린 내 앞으로 선재가 성큼 다가왔다.

"너도 하루 종일 내 생각 해?"

"……"

가슴이 뛰다 못해 터질 것 같다. 모든 사고가 정지한 것처럼 멍했다. - P216

"·····무슨 기대를 했는데?"

선재가 말없이 눈을 맞췄다. 표정 없이 나를 보더니 잡힌 팔을 빼냈따. 그 얼굴이 어쩐지 조금 슬퍼 보인다.

"언제 만날지도 모르는 너를 기다렸어." - P289

그 시절의 너는, 너였어.

기쁜 것도 잠시, 마음이 무거워졌다. 어떤 절망이 차올랐다. 기다림이 무색하게 느껴진 탓이었다. 너를 다시 만나는 날만 기다렸는데, 넌 대체 어떤 마음이었기에 나를 알면서도 등을 돌렸을까. -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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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시의적절 5
오은 지음 / 난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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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전후의 변화가 분명한 일도 있으나 일의 성과를 자기 자신만 알아치릴 수 있는 때도 있다. 글쓰기 작업이 지난 持難하고 지난 至難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일을 질질 끌며 미루는 일이 많으니 지극히 어려워지는 것이다.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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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러브, 좀비 (리커버)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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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러브, 좀비』

조예은 단편집

안전가옥 쇼-트 02


*책을 펼치면 끝까지 볼 수밖에 없게 만드는 마력의 소설




📕 <초대>


먹기 싫다는 회를 억지로 먹어보라며 아빠 엄마 이모 이모부는 채원에게 회를 먹였다. 싫은데 제대로 씹을 수는 있나. 꿀꺽 삼킨 탓인지 가시가 걸린 듯해서 병원에도 갔지만 가시는 찾을 수 없다. 대학에서 정현을 만났지만 눈치보며 그의 스타일로 맞춰지는 나를 깨닫게 된다. 정현에게 헤어짐을 마음 먹은 때 연락하던 태주르는 사람은 채원의 강의에도 찾아오고 채원은 검색끝에 리버뷰 리조트라는 외딴 장소에 초대받듯 찾아간다. 거기서 만난 태주는 채원의 가시를 빼준다. 


채원은 지금껏 모두가 아니라했던 가시의 존재를 알아봐 준 태주를 위한 일을 해준 걸까 아니면 정현을 향한 미움때문이었나.  가시 같은 인간들에게 받은 상처를 눈으로 빼버리면 후련은 할지 그 이후가 궁금한 이야기. 


내 목에는 17년째 가시가 걸려 있다. P7


너무 사소해서 남에게 말하기조차 민망하지망 확실히 나의 신경을 자극하는 것. 존재하지 않지만 나에겐 느껴지는 것. 그런 걸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P17


이 상황이 아주 기이하게 느껴졌다. 길을 잘못 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잘못 들었는데, 어떻게 돌아갈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P19


“다들, 있는 것도 그냥 없다, 없는 것도 있다 하고 사는 거죠.” P38




📗 <습지의 사랑>


물귀신은 자신의 억울함과 외로움으로 사람들에게 장난치고, 그마저 지겨워져 고요하게 흐르는 시간을 감당하던 그때. 숲의 귀신 이영을 만난다. 귀신들의 만남이 이토록 설레는 일이었던가^^ 사람들의 개발로 인해 하천과 숲이 사라지고 산사태로 마을이 사라져도. 그럼에도 둘의 사랑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헐레벌떡 멀어지는 뒷모습을 볼 때면 증오와 부러움, 그 두 감정이 함께 찾아왔다. 자신의 영역에 멋대로 침입한 이들을 쫓아내고 싶다가도 발목을 붙잡고 가지 말라 외치고 싶었다. 장난은 짧았지만 외로움은 길었으니까. P44


물은 죽은 것들과 함께 한가로이 흔들렸다. P45




📘 <칵테일, 러브, 좀비>


술을 좋아하고 고집불통이고 가부장적이고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아빠는 국밥집의 뱀술을 먹고 좀비가 되었다. 그런 아빠를 두고 엄마와 주연은 당장의 생활비 걱정을한다. 그동안의 아빠가 해온 행실(?)들로 걱정보다 말을 잃은 좀비가 된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듯 생각한다.


엄마를 함부로 대하는 아빠. 한심할 만큼 답답했던 엄마. 부모 아래 적당히 생활하던 나. 모든 증오의 밑바닥에 깔린 건 애정이었지만 애정보다 증오를 덮는 가식으로 살아가는 건지.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사람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면서  이해하고 또 이해하며 참고 피해보며 살아야하는게 맞는 것일까. 나는 왠지 좀비가 된 아빠가 그렇게 된 것도 최선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안 되겠어. 묶어 둬야 해. 어쨌든 저건 우리가 알던 아빠가 아니잖아, 엄마. 언제 다시 공격할지 몰라. 좀비에게 물리면 대부분 좀비가 된다고. 엄마도 <월드 워Z> 봤지?"

"······."

P82


저렇게 작은 애들도 진화라는 걸 하는데, 살아 보려고 변하는데. 우리는 왜 지금껏 그대로였을까. P87


적당한 가식이 세상을 유지시킨다는 걸 안다. P89




📙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시작부터 강렬하다. 

손이 초록병으로 보일정도였던 아버지는 사과를 못깎는다는 핑계로 어머니를 죽이고, 그 과도로 아버지를 죽이고, 피도 섞이기 싫은 나는 새로운 칼로 스스로 죽는다. 어린 시절 다정했던 아버지는 어디로 간걸까. 사업이 망했다고 손찌검을 휘두르는 아버지 이전으로 모두 망쳐버린 이 상황을 되돌리고 싶다. 

또 다른 인물. 나만 알고 느끼는 스토커.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을 알아준 찬석. 그는 스토커 칼에 찔린다. 다시 돌아가 그를 살리고 싶다. 


두 인물은 타임슬립. 달콤한 속삭임에 과거로 돌아가면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중요한 건 현재의 나만 돌아간 것이 아니라 미래의 내가 계속 과거로 돌아와 결국은 시간의 궤도에 갇힌듯 후회와 생각에 무한반복 하고 있는 듯 보였다. 

돌아간다고 해도 정말 바꿀 수 없는 것일까. 벌어질 일은 벌어지는 걸까. 그리고 과거에서의 노력으로 바꾼다고 미래가 행복할까.


동기나 타이밍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것은 언젠가는 벌어지고야 말 일이었던 것이다. 단지 그날이 오늘이었던 것뿐.  P114


항상 속으로 꾹꾹 눌러 담았고 그 스트레스는 안에서 곪아 갔다. 밤길을 걸을 때면 늘 실체를 알 수 없는 발소리와 시선에 떨었다. 다음 날에도 역시 내 말을 믿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의 무관심은 또 하나의 공포였다. P117


나는 절망에 몸부림쳤다. 나의 선택을 후회했다. 살면서 한 번이라도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한 적이 있던가. 내 모든 선택은 후회의 연속이었고 이번 역시 그랬다. 하지만 이제 와서 다시 돌아갈 수는 없었다.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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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사소해서 남에게 말하기조차 민망하지망 확실히 나의 신경을 자극하는 것. 존재하지 않지만 나에겐 느껴지는 것. 그런 걸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초대 - P17

이 상황이 아주 기이하게 느껴졌다. 길을 잘못 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잘못 들었는데, 어떻게 돌아갈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초대 - P19

헐레벌떡 멀어지는 뒷모습을 볼 때면 증오와 부러움, 그 두 감정이 함께 찾아왔다. 자신의 영역에 멋대로 침입한 이들을 쫓아내고 싶다가도 발목을 붙잡고 가지 말라 외치고 싶었다. 장난은 짧았지만 외로움은 길었으니까.-습지의사랑 - P44

"안 되겠어. 묶어 둬야 해. 어쨌든 저건 우리가 알던 아빠가 아니잖아, 엄마. 언제 다시 공격할지 몰라. 좀비에게 물리면 대부분 좀비가 된다고. 엄마도 <월드 워Z> 봤지?"

"······." -칵테일,러브,좀비 - P82

동기나 타이밍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것은 언젠가는 벌어지고야 말 일이었던 것이다. 단지 그날이 오늘이었던 것뿐.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 P114

항상 속으로 꾹꾹 눌러 담았고 그 스트레스는 안에서 곪아 갔다. 밤길을 걸을 때면 늘 실체를 알 수 없는 발소리와 시선에 떨었다. 다음 날에도 역시 내 말을 믿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의 무관심은 또 하나의 공포였다.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 P117

나는 절망에 몸부림쳤다. 나의 선택을 후회했다. 살면서 한 번이라도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한 적이 있던가. 내 모든 선택은 후회의 연속이었고 이번 역시 그랬다. 하지만 이제 와서 다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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