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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세르크 1
미우라 켄타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의 누구인가?]
나는 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일까? 나는 왜 살아가고 있으며, 왜 살아야 하는 것일까? 우리가 누구이든 우리는 이 물음에 알게 모르게 답을 해야 한다. 그 답 중에 하나가 [꿈] 혹은 [욕망]이다. 나를 존재하고 내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말이다.
인간은 누구나 꿈이 있고, 바램이 있고, 소망이 있으며, 욕망이 있다. 그리고 그 꿈과 바램, 소망, 혹은 욕망을 위해 노력한다.
그 과정 중에 우리는 우리의 꿈 혹은 욕망으로 인해 다른 사람을 상처주고 상처받고, 또 좌절하며, 때로는 포기한다. 그리고 그 과정중에 많은 변명들을 만들어 내곤하며, 그 꿈을 다른 사람에게서 발견하기도 한다.
<베르세르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자신의 꿈을 간직하고 있다. 자신의 존재이유가, 살아가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것이 평민의 신분으로 자신의 나라를 갖는 것이든, 혹은 검으로서 살아가는 것이든, 자신의 가게를 갖는 것이든,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 주는 것이든.
그 과정중에 등장인물들은 자신의 꿈을 위해 자신에게 상처주고, 타인에게 상처주며 타인을 희생하며 살아간다. 그리피스의 꿈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쟁터에서 죽어 갔으며, 가츠의 꿈을 위해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쟁터에서 사라졌는가? 하물며 조그만 가게를 내겠다던 용병조차 돈을 벌기 위해 전쟁터로 달려간다.
그런데 만약 그 꿈을 이뤄주는 존재가 나타난다면 얼마나 매력적일까?
[베헤리트!]
그것을 소유한 사람에게 자신의 꿈을 이뤄주는 존재!, 하지만 자신의 노력이 아닌 운명에의해 그것을 소유한 댓가는, 꿈을 이루기 위한 댓가는 자신의 소중한 것을 바쳐야만 한다!
희생없이 무엇을 이룰 수 있겠는가?
그리피스는 오랜 꿈을 꾼 후 자신의 모든 것(매의 용병단)을 마물의 제물로 바치고 사도가 된다.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기위해 떠도는 남자 가츠!
검에서 자신의 꿈을 발견하고자 했고, 그런 검을 그리피스에게 바치고자 했던 가츠! 그리고 그리피스의 친구가 되고자 했던 가츠는 그리피스의 [부하]된 자로서는 그리피스의 친구가 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자신이 홀로서기를 위해서, 그리피스와 대등한 친구가 되기 위해서 매의 용병단을 떠난다.
그 홀로서기의 댓가는 결국 매의 용병단 붕괴였으며, 그리피스의 몰락이었다. 홀로된 후에야 친구의 중요성을 알고 그리피스를 찾아가지만 결국 그리피스에 의해서 마물들에게 제물로 바쳐진후 그리피스에 대한 증오심에 불탄다. 믿었던 존재에 대한 배신! 그리고 자신도 복수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또 하나의 사도가 되어간다.
동성애적 표현으로 읽히기도 하는 그리피스와 가츠의 애증관계는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또하나의 큰 기둥으로 앞으로 둘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진행되는 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이 만화를 읽으며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베르세르크>는 자신의 존재이유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며, 그 사람들의 꿈과 소망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그 과정중에 상처주고 상처받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만화가 매력적인 이유는 그 꿈을 잊어가는, 그리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잃어버린 우리의 모습과 오버랩되기 때문이며 그 과정중에 상처주고 상처받는 모습이 또한 어딘지 우리와 닮아있기 때문이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