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식당으로 오세요 (2종 중 랜덤)
구상희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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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식당으로 오세요>, 구상희 지음, 다산책방, 2021


마녀식당. 마법의 힘이 깃든 요리. 소원을 빌며 먹으면 반드시 이루어 진다. 대신 반드시 대가도 따른다. 어떤 소원을 빌 것인가? 로또 당첨?, 우주 평화?, 슈퍼 히어로?,


은행 잔고가 1원으로 시작해 매일 아침 전날의 두 배가 되게 해주세요


이쯤 되면 은행 잔고가 마르지 않는 화수분이 될 수도 있고, 세상의 모든 부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마녀식당을 찾아오는 손님들의 소원은 로또 당첨도, 학폭 가해자를 향한 복수도 아니었다. 노총각인 아들이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할머니, 바람난 애인이 돌아오게 해달라는 사람, 번듯한 직장에 취업하고 싶은 취준생. 영혼까지 지친 이들은 마녀식당을 찾아와 소원을 빌었다. 탐욕스런 욕심을 채우기 위한 소원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원했다. 어쩌면 마녀식당은 탐욕스런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듯하다.


사랑이란 게 원래 그래.
첫맛은 달콤하지만 끝을 향해 갈수록
알싸한 고통이 심해지지.”
(
)
그래도 기억하렴, 그 고통도 언젠간 끝이 날 거야.
거짓말처럼 싹.
사랑의 아픔도 언젠가는 사라지잖아?”
(
)
물론 고통은 잊고 달콤한만을 기억해
또다시 사랑에 빠진다는 점은 비극이지만.”
(85~86
)


지금껏 홀로 캄캄한 밤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했다.
희망은 보이지 않았고 어둠 속에서는 절망만 숨어
윤기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밝은 빛을 비추는 손전등은 손가락을 잃은
순간부터 내내 윤기 자신의 손에 쥐여 있었다.
스위치를 켜기만 하면 외롭고 캄캄한 앞길에
한 줄기 빛이 비쳤을 텐데, 그걸 몰랐다니.
세상에 바보도, 이런 바보가 없었다.(197)


마녀는 아주 오래전부터 힘없는 이들을 위해 존재해왔어.
세상의 힘없는 이들이 손을 내밀 때
그 손을 잡아주기 위해 마녀식당은 존재하는 거야.”
(326
)


인생은 새옹지마라고 좋은 일 뒤에는 나쁜 일이 생기고, 나쁜 일 뒤에는 좋은 일이 생긴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좋은 일과 나쁜 일들은 우연에 의한 것이겠지만, 누군가의 간절한 소망이 마법처럼 이뤄진 것일 수도 있다. 어쩌면 나의 무의식적 열망과 소망이 반영되어 생긴 우연일 수도 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아 소원인지도 모르게 우연처럼 다가 온 것일 수도 있다.


이 드라마틱한 전개는 삶의 우연이 빚어낸 결과였을까?
아니면 정말 마녀식당의 요리에 깃든 마법의 힘 덕분이었을까?
어쩌면 삶 자체가 마법인지도 몰랐다.(200)


슬픔, 기쁜, 분노, 행복, 고통……
인간이 살면서 겪는 모든 경험과 감정의 흔적들,
그 흔적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기억을 내게 주세요.
지금까지의 당신 인생이 차곡차곡 쌓인 기억은
실로 어마어마하겠지요.”(229)


음식을 만들며 마법의 주문을 외우지 않아도 음식에는 마법의 힘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음식을 통해 기쁨과 용기를 얻고, 음식을 통해 관계를 회복하고 돈독하게 한다. 음식을 통해 지금 이 순간, 오늘을 즐길 수 있기에 음식에는 마법의 힘이 있다고 믿는다.


간절한 소망을 품고 사는 사람들이 마주하는 모든 음식은 모두 마법의 요리가 아닐까? 생일 케익크의 촛불을 끄기전 소원을 빌 듯, 마주한 음식에 소원을 빌면 이뤄지지 않을까?


내 안의 탐욕과 헛된 욕망을 걷어내면 지금 나에게 주어진 한 그릇의 음식, 나에게 주어진 소소한 일들에 내 소원을 이뤄줄 마법이 깃들었음을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다면 마녀식당으로 오시길

연분말이 잔치국수
육수 주머니를 건져내 그 안에 들어 있던 인어의 꼬리,
큐피드의 머리털, 노루 사향을 꺼내고,
안에 무, 대파, 양파, 다시마, 멸치를 넣은 다음
다시 솥 안에 집어넣었다.
잠시 후 거기에 은하수로 담근 청주 반 컵과
보리수 열매 효소액을 한숟갈 첨가했다.
그런 다음 주걱, 그러니까 천 년 넘은 떡갈나무로 만든 주걱으로
휘휘 젓고는 삼신할매표 국간장을 조금씩 넣어가며 간을 맞췄다.
(
)
주문을 외운 후 마지막으로 석이버섯, 애호박, 지단으로 고명을 올렸다.
마녀가 노랗고 하얀 금은화를 국수 국물에 띄(웠다.)(234)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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