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내 일 - 일 잘하는 여성들은 어떻게 내 직업을 발견했을까?
이다혜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일을 위한 내 일>, 이다혜 지음, 창비, 2021

 


<내일을 위한 내 일>은 영화 전문 기자 이다혜가 일하는 여성들과 만나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 내용을 묶어 낸 인터뷰집이다. 영화감독 윤가은, 배구 선수 양효진, 바리스타 전주연, 작가 정세랑, 경영인 엄윤미, 고인류학자 이상희, 범죄심리학자 이수정을 만나 어떻게 내 직업을 갖게 되었는지를 묻고 답한다.

 


작가는 인터뷰이들이 일을 시작하거나 만들고, 때로는 멈추거나, 우회하고, 옮기거나 그만두는 등 모두 자기 방식으로 내 일을 찾기까지의 과정을 과장된 성공담으로 미화하지 않고 가감 없이 전하기 위해 애쓴 노력이 보인다.

 


진로 고민을 평생 하게 될지는 몰랐다.
'
장래희망'란을 채우던 중학생 때, 고등학생 때 상상했던
삼십 대나 사십 대는 모든 게 정해져서 권태로운 시간이었다.
살아있는 동안 끊임없이 내 일, 내 자리를 근심하고
발명하며 살아야 할 줄 몰랐다.
어른들은 늘 모든 문제에 확신을 가진 사람들로 보였으니까.
이제 알겠다.
확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스스로 확신하는 제스처 없이
버티기가 힘든 시간이 올 수 있다는 걸.
좀 알겠다 싶어질 때면 기반이 흔들리는 일이 생긴다.
기회인 줄 알고 잡았던 것은 형체가 없었다.
불운인 줄 알고 주저앉아 울면서 꾸역꾸역 한 일이 쌓여서
후일 큰 성취의 든든한 기반이 되기도 했다. (4~5)


저자는 서문에 이제 첫발을 떼는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바치고 싶다고 했다. 때론 지나치게 평범하게, 때론 지나치게 비범한 인터뷰이의 내일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 뿐만 아니라 나의 자리가 어디인지 고민하는 모두에게 위로가 되기도 하고 길잡이가 되어주기도 한다.


 

저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고 바라기만 하던 시간 동안
고민이 정말 많았는데 그걸 나누는 방법을 잘 몰랐어요.
마음이 늘 아픈 상태로 지낸 거죠.
너 혼자만 그런 거 아니야 괜찮아.
괜찮을 거고, 괜찮아질 거야. 하는 이야기를
저에게 하려고 영화를 만든다는 걸 깨달았어요.
-
영화감독 윤가은 (40~41)

 


내가 가진 것으로 인해 누군가가 긍정적인 생각을
한 번이라도 더 하게 된다는 건 중요한 가치죠.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은 제 개인적인
욕심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외국에서 일하는
한국인 바리스타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됐고,
모모스커피의 직원들도 일하기 편해졌고,
스페셜티 커피의 원두를 생산하는 분들도 고맙다고 말씀해 주세요.
뭐가 가장 좋다고 하나를 꼽기는 힘들지만
개인적인 목표로 시작한 일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과로 이어져 기뻐요.
-
바리스타 전주연 (107)

 


아웃풋이 안 될 땐 아웃풋만 어떻게 해 보려고 하는데
인풋을 조정해야 맞아요.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안 나온다 하면
과감히 쓰는 걸 아예 그만두고
관련해서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다큐를 보고, 현장을 방문하고,
그 업계에 있는 사람을 만나고,
그런 작업을 하면 금방 풀리는 것 같아요.
-
작가 정세랑 (125)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게 이상한 위안을 줘요.
멸종과 새로운 종의 탄생이 진화의 원동력이니까.
인간의 멸종도 당연한 과정이라고 보거든요.
인간이 오래 존재해 왔다고 생각하지만
지구의 관점에서는 그렇지만도 않아요.
최소한 갈 때는 깨끗하게 가야 하지 않을까.
지구를 살려 내야 하는 책임이 지금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나쁘고 무책임해요.
-
고인류학자 이상희 (172)

 


200쪽이 조금 더 되는 소책자 임에도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참 많았던 책이다. 작가의 말 처럼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번갈아 온다는 것’, ‘실패한 뒤 방향을 바꾸는 일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며 내일의 경력을 위해 오늘을 열심히 살기로 다짐해 본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