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 - 플라스틱 먹는 애벌레부터 별을 사랑한 쇠똥구리 까지 우리가 몰랐던 곤충의 모든 것
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 지음, 조은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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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 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 조은영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20


여름에 매미가 울 때 즈음 아이들이 잠자리채와 채집통을 들고 다니는 모습을 보곤 한다. 서울 한복판의 아파트 단지에 얼마나 많은 곤충이 있을까 싶어 괜한 노력을 하는게 아닌가 싶었다.


도시에서 곤충은 우리에게 이로운가 해로운가로 구분하지 않는다. 파리, 초파리, 모기, 거미, 개미, 노린재 등은 벌레로써 벌레로써 박멸해야 하 대상으로 바라본다. 한 여름 멀리서 들리는 매미 소리는 생의 마지막을 위한 처절한 투쟁가로, 때로는 암컷을 유혹하는 그들의 세레나데로 들리는데, 우리집 열린 창문의 방충망에 붙어 울어대면 소음에 지나지 않아 털어내기 일쑤다.


최근 곤충을 활용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며, 새롭게 곤충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식품회사들은 단백질원으로써 곤충을 연구하고 있고, 음식물쓰레기를 먹는 곤충, 플라스틱을 먹는 곤충도 발견되었다는 뉴스였다. 곤충을 벌레로 바라보며 잃었던 동심도 함께 돌아오는 듯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 가운데 <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플라스틱 먹는 애벌레부터 별을 사랑한 쇠똥구리까지 우리가 몰랐던 곤충의 모든 것이란 부제는 호기심을 자극했다. 곤충이 플라스틱으로 위협받는 인류의 구원투수가 될 것인지 궁금했다.


저자는 곤충의 생태를 연구하는 생물학자로서 모기가 무슨 쓸모가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이 거슬리는 곤충들은 자연에서 쓸모가 많고, 역겹고 불쾌한 생물일지라도 의외의 분야에서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치료하기 힘든 상처를 깨끗하게 해주는 검정파리, 플라스틱을 소화시키는 갈색거저리 유충 밀웜 등의 사례가 보여준다. 그는 많은 사람이 신기하고 놀라운 곤충들의 세계에 눈을 뜨길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냈다고 하는데, 책장을 넘길수록 신기함에 잃어버린 동심이 돌아오는 듯 했다.


곤충의 성은 알의 수정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는 여왕이 결정한다.
여왕만이 알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왕이 난자를 정자와 수정시키면 암컷이 되고,
유충 단계에서 받은 영양의 종류에 따라 일꾼 또는 여왕이 된다.
수정되지 않은 알은 수컷이 된다.(71)


초소형 가축은 공간, 먹이, 물이 거의 필요하지 않고,
대단히 빠르게 번식하며, 동시에 단백질 함량이 높은 효율적인 식량원을 제공하고,
최소한의 온실가스를 방출한다.(
)
(
추가로) 인간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로 곤충을 키울 수 있다.
양질의 식량을 생산하는 동시에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139~140)


검정 파리는 상처의 감염 부위를 먹음으로써 치유를 촉진할 수 있다.()
칭기즈칸이 출정을 나갈 때면 마차 가득 구더기를 싣고 다녔다는 전설이 있다.
병사들의 상처 위에 올려두면 치료가 빨라져 전장에 빨리 복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구더기는 여러 기능을 동시에 한다.
항생 물질과 상처의 산도를 바꾸는 물질을 분비해 세균 생장을 억제하고,
새로운 세포조직의 성장을 촉진하는 물질을 만든다.
죽은 조직과 고름만 먹고 상처 주위의 살아 있는 세포는 건들지 않는다.(205~206)


아무리 곤충이 우리에게 도움을 줘도 벌레일 뿐이라 생각하더라도, 이미 딸기잼, 요거트, 주스, 빨간색 사탕, 화장품, 바니시, 향수 등에 곤충이 이용되고 있음을 알면 곤충이 조금은 다르게 보일 것이다. 붉은 색을 내는 식품첨가제 E120은 깍지진디 암컷에서 얻는 염료이고, 바니시, 과일 광택제 등으로 사용되는 셸락은 깍지진디의 사촌인 랙깍지진디의 분비물로 만든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붉은 카민(코치닐) 염료는 깍지진디의 암컷에서 얻는다.()
카민은 강렬하고 진한 붉은 색을 내며 햇빛을 오래 쬐어도 색이 바래지 않는다.
(
) 오늘날 카민은 대체로 페루에서 나온다.
식품첨가제 E120으로서의 카민은 딸기잼, 캄파리(술의 일종), 요커트, 주스,
양념, 빨간색 사탕 등 붉은 색을 내는 식품과 음료에 많이 사용된다.
립스틱이나 아이섀도 같은 화장품에도 다양하게 쓰인다.(190~191)


이 작은 곤충(랙깍지진디)이 바니시, 페인트, 광택제, 보석, 섬유 염료, 틀니, 필링,
화장품, 향수, 전기 절연, 밀폐제, 공룡 뼈를 복원하는 데 사용하는 접착제,
그 밖에 식품 및 제얀 산업의 그토록 많은 분야에 쓰이는 물질을 만(든다.)(193)


우리는 곤충이 없어도 살 수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그 반대라고 한다. 곤충에게 우리가 필요 없지만, 우리는 곤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곤충은 인간에 의존하지 않고 진화해왔고, 인간은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곤충에 의존해 진화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곤충의 생존은 인간의 지속가능한 생존에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버드대학교 교수 에드워드 윌슨()
진실은, 우리는 무척추동물이 필요하지만 그들에게는 우리가 필요하지 않다는 데 있다.
인간이 당장 내일 사라진다고 해도 세상은 거의 변화를 겪지 않을 것이다.
……
그러나 무척추동물이 사라진다면 인간이 불과 몇 달이나마 버틸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249
)


최근 기후위기로 지구가 인간에게 거주 불가능한 행성으로 변하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인간이 스스로 멸종에 이른 유일한 종일 될 것이란 우울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변화는 더디다. 에드워드 윌슨 교수의 말에서 무척추동물을 지구로 바꾸면 우리가 처한 현실을 더욱 선명해진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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