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팜
조앤 라모스 지음, 김희용 옮김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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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팜>, 조앤 라모스 지음, 김희용 옮김, 창비, 2020


<베이비 팜>이라는 제목에서 연상이 되듯 대리모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골든 오크스는 최고급 대리모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중국계 혼혈인 메이가 총괄하는 골든 오크스는 부유층 대리모 의뢰인과 다양한 인종의 대리모를 연결해주고, 대리모가 출산 시까지 생활할 수 있는 리조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이를 갖고 싶으나 갖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몸을 빌려주고일정 대가를 받는 대리모 사업은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메이. 아빠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돈이 필요한 레이건과 필리핀 출신 이민자로 불안한 일자리로 한 살배기 아이와 생계를 유지하는 제인도 돈이 필요해 대리모 을 하게 된다.


그녀는 처음으로 그 문 안으로 들어가는 길을 그려볼 수 있었다.
만약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돈이 늘어나는 거라면,
그녀에겐 더 많은 돈이 필요했다.(
)
그녀가 조심만 한다면 그 큰돈이 차츰 저절로 불어서
일종의 요새가 되어줄 터였다.(49)


<베이비 팜>에서는 조금 미래의 이야기로 그려지고, 부유층 일부의 호화 서비스로 그려지지만, 사실 대리모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최근에 나타난 현상도 아니다. 대리모라는 말을 자주 접하지 못해 대리 임신, 대리 출산이라는 상황이 무척 낯설게 느껴지고, 부정적으로 느껴졌지만, <베이비 팜>을 통해 대리모를 하고자 하는 사람의 사연을 들여다보며, 누군가에게는 절실하고 절박한이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리모는 일부 국가에서는 합법적으로 인정되기도 하고, 일부 국가에서는 불법으로 처벌받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합법도 불법도 아닌 사각지대에 있다고 한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01670.html)


간략히 정리하면 돈을 받고 난자를 제공하면 불법이지만, 대리모 의뢰인의 난자와 정자로 체외 수정한 배아를 대리모 자궁에 착상하면 처벌 근거가 없다고 한다. 대리모 계약은 상법 상 무효이고, 출산한 아이의 친권은 출산한 대리모에게 있다고 대법원은 한결 같이 판결하고 있다고 한다.


아이를 갖고 싶으나, 여러 원인에 기인한 불임, 난임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아짐에 따라 대리모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이 된다. 대리모가 공론화될 만큼 사회적 이슈는 아니지만, 합법도 불법도 아닌 사각지대에 있다면 밝은 면보다는 어두운 면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법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도덕, 윤리적인 문제도 있어 보여 이에 대해서는 보다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베이비 팜>은 어두운 그늘에 가려져 관심 갖지 않은 대리모에 대해서 독자가 볼 수 있도록 빛을 비춰주는 한편, 등장인물들의 부모와 자식들간의 관계를 통해 모성이란 무엇인지, 가족이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해 준다.


카터 부인은 죄책감을 느끼는 유형의 어머니야.
자기 아이와 함께 있는 걸 좋아하지만,
진짜 좋아한다기보다는 좋아한다고 생각만 하는 거지.(
)
그녀는 죄책감에 시달려.
사랑과 시간이 비례한다고 믿거든,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야.(40)


레이건이 읽는 법 배우는 것을 힘들어하던 초등학교 1학년 때,
엄마가 그녀에게 첫 카메라를 주었다.
앞쪽의 가늘고 긴 구멍으로 즉석에서 사진을 뱉어내는
폴라로이드 카메라였다.
엄마는 말했다.
말은 이 세상을 표현하는 방법들 중 하나에 불과하단다.(
)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면 관심을 가질 수 없고,
그러면 중요한 일은 아무것도 할 수 없겠지.(165)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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