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 5인 5색 연작 에세이 <책장위고양이> 2집 책장 위 고양이 2
김겨울 외 지음, 북크루 기획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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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김겨울/박종현/이묵돌/제리/핫펠트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2020


55색 연작 에세이 <책장 위 고양이>는 작가 초대 플랫폼 북크루에서 진행하는 작가 에세이 구독 서비스라고 한다. 한 주에 한 가지 주제로 다섯 명의 작가가 쓴 에세이를 이메일로 새벽 배송해주는 서비스라고 한다. 시즌 2로 김겨울, 박종현, 이묵돌, 제리, 핫펠트가 참여했고, 시즌 종료 후 글을 모아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단행본으로 출간했다고 한다.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9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다섯 명의 작가가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독자들이 제시한 주제어에서 작가들의 투표로 두 개를 정하고, 나머지 하나는 <책장 위 고양이>를 진행하는 셸리가 정했다고 한다. 각 주제에 공통적으로 언젠가,’를 붙여 언젠가, 고양이’, ‘언젠가, 삼각김밥’, ‘언젠가, 북극’, ‘언젠가, 망한 원고’, ‘언젠가, 후시딘’, ‘언젠가, ’, ‘언젠가, 지하철’, ‘언젠가, 버리고 싶은’. ‘언젠가, 게임에 대해 이야기한다.


예전에 사진을 찍으며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기 위해 하루에 하나의 색을 정해 일상에서 해당 색을 찾아보곤 했다. 익숙함에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이 새롭게 눈에 띄고, 눈길이 머물지 않는 곳에도 시선을 주면서 세상이 조금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에세이로 시작하는 하루라면 사는대로 생각하며 좁은 시야에 갇혀 살지 않을 것 같다. 생각의 깊이와 사고의 폭을 넓혀 단조로운 일상에서도 정신적 풍요로움을 안겨줄 것 같다.


가만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에 육신을 잘못 찾아온 영혼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역사적으로도 그랬다.
잘못 깃들어도 너무 잘못 깃들어버린 영혼들.
이를 테면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영혼은
병정개미 또는 암컷 사마귀로 태어나는 쪽이 한결 나았을지 모른다.
-
이묵돌 <어쩌다 고양이 아닌 사람으로 태어나버려서>(27)


나는 여전히 경험해보고 이해해보려는 태도가
하지 않고 판단하려는 태도보다는 낫다고 믿고 있다.
인간을 인간으로서 살펴보고 공감함으로써
그가 인간임을 상기하는 일, 뭉툭한 편견으로 싸잡는 대신
살아 있는 인간으로 보는 일.

- 김겨울, <모르는 사람들> (53)


망한 원고가 될까 봐 끝까지 쓰지 않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내게 있어서 망한 원고란 완성해보니 수준이 낮고 너무 못 쓴 글이 아니라,
그렇게 될까 봐 무서워서 시작도 완성도 못한 생각들이다.
잘되든 못되든 일단 던져야 한다.
게임은 투수가 공을 던질 때 비로소 시작되므로.
-
이묵돌 <나는 전혀 망하지 않았다> (132)


가끔은 다 버리고 싶다.
양양 바닷가 어딘가에 조그만 집 한 채를 짓고 매일 서핑하며 살고 싶다.
사람들의 평가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자존잠의 롤러코스터에서 내리고 싶다.
인스타그램도 버리고, 사랑받는 나도, 사랑받지 못하는 나도
다 버리고 내가 나를 좀 사랑하고 싶다.
-
핫펠트 <노래하는 사람> (271)

<책장 위 고양이> 시즌 2의 작가들이 모이고, 주제를 선정하고, 한 주 한 주 연재되는 과정이 궁금하다면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의 맨 마지막에 수록된 핫펠트의 <엔드게임>을 읽으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시즌 3도 기대된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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