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별이 만날 때
글렌디 벤더라 지음, 한원희 옮김 / 걷는나무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과 별이 만날 때>, 글렌디 벤더라 지음, 한원희 옮김, 걷는나무, 2020


20대의 나이에 엄마와 같이 암 진단을 받고 두 가슴과 난소를 제거한 조애나 틸7년간 사귄 남자친구마저 떠나며 조류연구에 전념한다. 자연 속 산장에서 홀로 연구에 몰두하던 어느 날 잠옷 차림에 맨발인 어린 소녀를 만난다. 소녀는 자신은 바람개비 은하꼬리쯤에 있는 헤트라예별에서 온 외계인이라 소개한다. 본명은 이어푸드--아스루’, 지구 이름은 얼사 메이저’, 큰곰자리라는 이름이다.


지구에서 다섯 가지 기적을 경험하면 자신의 별로 돌아간다고 이야기한다. ‘조애나 틸()’은 이를 믿지 않고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다만 강제적이고 폭력적인 방법은 피하고, 신뢰를 통해 얼사가 사는 곳과 집을 나온 사연 등을 말해주길 기대하면서.


조가 잠시 빌려서 묵고 있는 키니 교수의 산장옆에는 개브리얼 내시(게이브)’가 살고 있다. 그는 농장을 운영하며 일주일에 두 번 큰 길에서 달걀을 팔고 있다. 광장공포증, 우울증 등 마음 속 상처를 가지고 있는 게이브 어느 날 조부터 얼사를 집에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 받는다.


저마다 몸과 마음에 상처를 가진 조, 엘사, 게이브는 친구와 가족 등 주변사람들에게 상처를 드러냄으로써 더 큰 상처를 받을 것 같아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가슴 속 깊이 감추며 살아 왔다. 얼사를 계기로 만난 이들은 서로가 가진 상처의 근원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의지하면서 마음 속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언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고도의 수단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린 여전히 소통하고 싶은 생각들은 뇌 속에 가둬 두고,
꿀꿀대는 거로만 표현하는 유인원에 불과하죠.(196)


엄마가 몇 달 뒤 돌아가실 거라는 걸 알게 된 후에,
두 가지 선택권이 주어졌어요.(
)
고통과 거리를 두든지, 아니면 더 가까워지든지요.()
전 고통과 가까워지기로 결심했어요.
너무 가까이 다가가는 바람에 엄마가 느끼는 고통과 공포를
나도 고스란히 경험하게 되었지만요.(271)


우주에서 왔다는 얼사의 주장이 너무도 터무니 없지만, 완고한 주장에 정말로 외계에서 온 존재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다섯 가지의 기적이 모두 일어나면 얼사가 헤트라예로 떠날 것 같아 기적이 모두 일어나지 않길 바라기도 했다.


부화된 어린 새, 갓 태어난 새끼고양이, 천진난만한 순진함을 지닌 조의 친구 태비 등 얼사의 기적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평범한 것들이다. 생명의 탄생, 동심을 가진 어른은 분명 기적 같은 일이지만 평범하다는 이유로 기적같은 일임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들이다.


네잎크로버라는 행운을 찾기 위해 행복을 의미하는 세잎크로버를 잊고 있는 것과 같이 일상에서 일어나는 기적 같은 일들을 잊고 사는 건 아닌가 싶었다. 기적도 행복도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 주변에 늘 있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먼 곳만 바라보고 있기에 쉽게 알아보지 못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


<숲과 별이 만날 때>는 일상의 기적이 모이면 경이로운 기적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나 역시 소중한 사람들의 큰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일상의 행복을 통해 경이로운 기적을 만들고자 다짐해 본다.


난 너의 가장 큰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거란다.(275)


경이로움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기적!(509)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