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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찰여행 - 인생에 쉼표가 필요하다면 산사로 가라
유철상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8월
평점 :
<아름다운 사찰여행>, 유철상 지음, 상상출판, 2020
여행을 가면 주요 관광지와 함께 주변의 성당과 사찰을 애써 찾아간다. 성당과
사찰 마다 고유의 역사가 깃든 이야기가 있어 이를 찾아보는 즐거움도 있고,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게 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로움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에 공감한다. 어두운 밤하늘에 쏟아질 듯 가득 메운 별들도 별자리를
모르면 그저 많은 별들일 뿐이다. 별자리를 알면 없던 선들이 이어지고,
별자리에 담긴 이야기들이 연상된다.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여행지에 대해 모르면 그저 아름답거나 아름답지 않은 풍경일 뿐이다. 여행지에 대해 알면
무심히 지나칠 사소한 것들이 사소하지 않게 된다.
<아름다운 사찰여행>은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의 사찰 52곳을 소개하고 있다.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등 산속에 위치한 산사는 물론 길상사, 봉은사 등 도심에 위치한 사찰도 소개하고 있다. 사찰의 역사나 가람
배치 등 사찰에 대한 설명과 함께 각 사찰에서 진행하고 있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사찰과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주변 관광지와 숙박과 식당 정보 등도 있어, 여행 일정을 잡는데 유용하다.
통도사는 해인사, 송광사와 함께
한국의 3보 사찰 중 하나이다.
불교에서 가장 귀하게 여기는 보물 세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부처님, 다음은 부처님의 가르침인 불법,
이 불법을 배우고 따르는 스님을 일컬어 3보라고 한다.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불보사찰이라 하고,
해인사는 부처님의 법을 새긴 대장경 경판을 모시고 있으므로 법보사찰이라 하고,
송광사는 예부터 지눌국사 등 고승대덕을 배출했다 하여 승보사찰이라 부른다.(28쪽)
해인사라는 이름은 이(화엄경) 경전의 ‘해인삼매’라는
구절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해인삼매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한없이 깊고 넓은 큰 바다에 비유하여,
거친 파도 곧 중생의 번뇌 망상이 멈출 때
비로소 참된 모습이 그대로 물속에 비치는 경지를 말한 것이다.(89쪽)
조계산 기슭에 자리 잡은 송광사는 승풍을 간직한 승보사찰로,
보조국사 지눌이 절 입구에 지팡이를 꽂은 1천 2백
년 동안
한 번도 그 위엄을 잃은 적이 없는 대찰이다.(96쪽)
침묵은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말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말하고 싶을 때 길상사를 찾으면
침묵을 통해 자신의 마음에 전달되는 말고 생각이
얼마나 크게 증폭되는지를 느낄 수 있다.(208쪽)
“올바른 웰빙을 위해서는 오감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습관을 고치고
임종의 순간, 자신에게 도움이 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나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214쪽)
작년 여름 강화도 여행 중에 방문한 전등사에서
대웅전 지붕을 떠받들고 있는 “나녀상”을 보고, 엄숙한 절에도 이런 익살과 해악이 담겨 있을 수 있고, 종료라는
것이 꼭 엄숙한 것만은 아니라 느꼈었다. “나녀상”이 신기해
대웅전을 수십 번 돌며 올려다 보았는데 사진으로 책으로 이야기를 만나니 다시금 그때의 생각이 떠올랐다.
사찰을 창건할 때 공사를 맡았던 도편수는 아랫마을 주모와 정을 나누었다.
불사가 끝나면 부부의 연을 맺기로 약속한 도편수는 불사에만 전념하였는데
완공을 얼마 앞둔 어느 날 그 여인은 도편수를 기다리지 못하고
돈을 모두 챙겨 다른 남자와 도망을 가고 말았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도편수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네 개의 나녀상을 깎아 대웅전의 귀공포마다 하나씩 달아 놓았다.
속세에서 지은 죄를 뉘우치고 무거운 처마를 평생 받들며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개과천선하라는 Et이 담겨 있다고 한다.(288~289쪽)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인지라, 코로나19로 나가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할수록 나가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그래서 나가는 것에 대한 생각자체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아름다운 사찰여행>은 어서 사찰로 나오라고 손짓하는 듯 하다. 코로나19 종식을 기원하며 빽빽한 ‘사찰여행’ 스케쥴을 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