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업을 키운다는 것 - 스탠퍼드 MBA는 왜 도시락 가게의 비즈니스 모델을 배우는가
스가하라 유이치로 지음, 나지윤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사업을 키운다는 것>, 스가하라 유이치로 지음, 나지윤 옮김, 비즈니스북스, 2020
‘최고의 도시락을 최고의 배달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경영철학을 지닌 일본 도쿄의 도시락 배달 전문점 ‘다마고야’의 연매출액은 90억엔(1,000억원)에 달한다. 배송지역이 도쿄 15개
자치구와 인근의 가와사키시, 요코하마시 일부로 한정되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실로 놀라운 성과다. 국내 도시락 전문점 본도시락이 2018년 기준 전국 326개 매장에서 1,1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https://www.foodbank.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364
)고 하는데, 도쿄 일부 지역에서 도시락 하나로 1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이다.
다마고야의 경영 사례는 스탠퍼드 MBA의 비즈니스 사례로 다루고
있는데, 이들이 주목한 것은 단지 매출액만이 아니다. 도시락
가격은 470엔(5,300원), 하루 최대 7만개 정시 배송률 100%,
재고율 0%, 폐기율 0.1%이라는 믿기지 않은
숫자에 주목한 것이다.
<사업을 키운다는 것>은
‘다마고야’의 사장인 스가하라 유이치로가 직접 ‘다마고야’의 ‘믿기 어려운
경영 실적’의 비밀과 노하우를 전하는 책이다. 다마고야의
실적에는 어떠한 비밀이 있을까?
1. 하루 최대 7만개 생산
하루 최대 7만개 도시락 생산이 가능한 비결은 1일 1메뉴와 기계화, 수요예측을
통한 사전 작업에 있다고 한다.
먼저 메뉴는 1일 1메뉴로
제공해 대량 제조가 수월하고, 원자재와 도시락 수요 변동에 빠르게 대응이 가능하고, 양질의 식자재를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1일 1메뉴이지만 한 번 제공된 메뉴는 한 달 동안 다시 제공되지 않는다고 한다.
또 다른 비밀은 기계화인데 이는 과거 식중독 사건으로 존폐 위기에 처하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기계를 적극
도입한 것이라고 한다.
1975년 창업한 ‘다마고야’는 1982년 전체 주문량의 40%를
차지하는 대기업에서 집단 식중독이 발생해 존폐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때 ‘다시는 식중독을 일으키지 않는 구조’를 만들기로 하고 가급적 사람
손이 음식에 닿는 비중을 줄이기 위해 기계화를 진행했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값싼 노동력 대신 비싼 기계를
도입하는 것에 회의적이었으나, ‘질 좋고 안심할 수 있는 도시락을 제공’하기 위해 과감히 투자했고, 현재 3시간
내 7만개, 일일 최대 30만개를
생산 능력은 다마고야의 경쟁력의 원천이 되었다고 한다.
매일 오전 9시부터 10시 30분까지, 딱 1시간 30분 동안만 주문을 받고
당일 정오까지 사무실이나 공장, 관청 등에 도시락을 배달한다.
주문이 가능한 지역은 도교도 15구와 가나가와현 동부 지역이다.
2018년 현재 다마고야와 계약을 체결한 기업체 및 사무실은
5,000여 곳이며 하루 배송처는 1만여 곳이 넘는다.(…)
불특정 다수에게 도시락을 팔지 않는다.
다마고야와 거래를 맺은 기업체 직원만을 대상으로 판매한다.(…)
하루에 한 가지 메뉴만 제공한다.
대신 한 번 나온 메뉴가 한 달 안에 다시 나오는 일은 없다.
가격은 세금 포함 450엔(약 5,000원)이고 하루 평균 판매량은 최대 7만 개다.
(13~14쪽)
2. 세 시간 만에 1만여 곳에 배송
다마고야는 오전 9시부터 10시
반까지 1시간 30분 동안만 주문을 받고, 12시 이전에 1만여 거래처에 배송하는데, 정시 배송률이 100%라고 한다.
교통 체증으로 악명이 높은 도쿄이기에 예측 수요에 따라 원거리 조는 오전 8시에 출발하고, 이후 시차를 두고 중거리, 근거리 조가 배송한다. 초과/부족 분은 가까운 거리의 배송조 또는 예비차량이 조정함으로서
모든 거래처에 12시 이전 배송이 가능한 것이다.
3. 도시락 가격 470엔, 원가율 53%로
이익을 내는 법
다고야마 도시락의 가격은 470엔(5,300원, 책에는 450엔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20.8월 현재 회사 홈페이지에는 470엔으로
기재)이고, 원가율은 53%라고
한다. 다른 업체의 원가율이 40% 가량 된다고 하니 원가율이
높은 셈이다. 고객에게 질 좋은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품질을 타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4. 재고율 0%,
폐기율 0.1%
일본 내 도시락 업체의 폐기율은 평균 3%라고 한다. 다마고야는 0.1%라고 하니 이들의 30분의 1에 불과하다. 비결은
정확한 수요예측에 기반한 도시락 제조와 긴급 수요 대처를 위한 대량/소량 조달 시스템에 있었다. 날씨와 메뉴, 요일, 월급날
등의 변수들을 감안해 수요량을 예측해 80% 가량을 선 제조하고, 나머지는
당일 주문량에 따라 추가 제조를 함으로서 재고율 0%, 폐기율 0.1%를
달성하고 있다.
5. 인재 경영
이처럼 믿기 어려운 경영 실적의 뒤에는 유능한 ‘인재’들이 있기 가능했다고 한다. 다만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는 ‘인재’가 아니라, 소위
‘악동’이라 불리던 청년들을 고용해 이들의 잠재력을 끌어내
유능한 인재로 키워낸 것이다. 이들이 배송도 하고, 거래처에
방문해 신규 영업도 하고, 도시락 용기를 회수하며 고객 반응을 살피고,
고객 의견을 회사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양식 어류는 활어조에서 먹이를 먹고 자란다.
인간으로 치면 부모가 갈아준 레일 위를 순탄하게 달리는 타입이지,
정해진 규칙은 잘 지킬지 몰라도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힘은 부족하다.
하지만 천연 어류는 자기 힘으로 먹이를 사냥한다.
사람으로 치면 자기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 온 타입이랄까.
다마고야 악동은 천연 어류다. 패기와 근성이 있어.
그들의 잠재력을 끌어낸다면 엄청난 능력을 발휘할 거다.”
- 다마고야 창업자, 스기하라 이사츠구 (82~83쪽)
최근 전 세계 경영계의 화두는 지속가능경영이다. 단지 기업이
이익을 내 직원의 월급과 세금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소극적인 사회적 책임을 넘어, 사회와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소비자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다마고야는 일본 판 지속가능경영인 ‘산포요시’를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산포요시란 파는 사람에게 좋고, 사는 사람에게도 좋고, 사회에도 좋은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악동’을 고용해 인재로 양성하고,
좋은 원자재로 고품질의 도시락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재사용 도시락 용기를 사용함으로써 환경 영향도 최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 제일주의와 인재 양성을 고민하고 있는 기업가라면 <사업을
키운다는 것>의 ‘다마고야’ 사례를 통해 좋은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마고야
사장 스기하라 유이치로가 전하는 ‘사업에 실패하는 경영자의 특징 12가지’는 매번 선택이 따른 경영 상황에서 곁에 두고 읽으면 큰 도움일 될 것 같다.
사업에 실패하는 경영자의 특징
1. 기존의 방법이 제일 좋다고 믿는다.
2. 지금 가장 잘나간다고 자만한다.
3.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책을 멀리한다.
4. 어떻게든 되리라 생각한다.
5. 돈 되는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다.
6. 좋은 알아서 팔리니 안심한다.
7. 임금은 최대한 깎는다.
8. 지급은 최대한 미룬다.
9. 기계는 비싸니 값싼 노동력을 쓴다.
10. 손님은 이기적인 존재라고 여긴다.
11. 장사에서 인정은 금물이라고 믿는다.
12. 어차피 안 될 거라면 개선하지 않는다.
(235~2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