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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자들이 경험하는 방식 - 김솔 짧은 소설
김솔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5월
평점 :
<살아남은 자들이 경험하는 방식>, 김솔 지음, arte, 2020
<살아남은 자들이 경험하는 방식>은 소설가 김솔의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 40편의 단편이 실렸는데, ‘짧은 이야기’이지만 ‘긴
여운’을 남긴다.
8년 16일차
쌍둥이 동생이 등장하는 <복제>를 통해 쌍둥이에
대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정의가 당연하지 않을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직장인들의 대화>는 아버지의
부고를 전하며 휴가를 신청하는 부하직원에게 업무 이야기로 일관하는 직장상사의 반인륜적인 행태에 분노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이 로봇이었다는 반전에 허탈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 하지만 ‘로봇에게
누가 부모가 될 수 있’느냐는 물음은 두고두고 고민하게 만든다.
<여행>은
인간의 화성 이주 프로젝트인 마스-원이 발표되자 이슬람에서는 ‘지구에
귀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가운데 인간의 화성행은 자살과 같은 죄악’이라는 율법 해석에 대해 재검토를
요청하는 편지 형식의 소설이다. 이슬람이 천문학에 기여한 역사를 기술하며 인류가 위대한 도전을 시도할
수 있도록 재고해달라는 요청은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주기도 했다.
위대한 도전을 끊임없이 시도하지 않는다면
우주가 완전히 닫히는 순간까지도
인간은 태양계조차 빠져나갈 수 없다.(49쪽)
고독사에 대한 정의, 식물인간과 뇌사의 차이, 하품과 같이 다른 사람에게 이유 없이 전이되는 가려움, 뾰족한 것을
두려워하는 첨단 공포 등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또한 의인화된 그림자, ‘고통을 함께 하는 친구’(Copain)의 이야기는 생각을 틀을
깨고, 새로운 시각으로 사고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해 준다.
<살아남은 자들이 경험하는 방식>의 ‘살아남은’ 이야기를
통해 무료한 일상에서 지적 유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