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 - 차별과 배제, 혐오의 시대를 살아내기 위하여
악셀 하케 지음, 장윤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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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 악셀 하케 지음, 장윤경 옮김, 쌤앤파커스, 2020.


언제 시작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사회를 혐오의 시대라 규정짓는 이야기들을 종종 듣곤 한다. 차별과 배제를 넘어 서로를 혐오하는 시대.


고성장 시대의 무한경쟁은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한 경쟁이었다면 저성장 시대의 무한경쟁은 없어 지는 자리를 잃지 않기 위한 경쟁이 아닐까 싶다. 가진 것이 많든 적든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상대에 대한 비난을 넘어 혐오하게 된 건 아닐까 싶다.


독일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악셀 하케가 쓴 <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차별과 배제, 혐오가 난무한 무례한 시대품위있게 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품위가 없는 사람은 평범한 보통의 삶 속에서도
타인을 배려하거나 고통에 동참하지 않는다.(30)


품위는 시대와 사회를 거스르는 보편적 개념이 아니다.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개념이다.(38)


유행과 유사하면서 이를 넘어서는 개념으로,
해가 바뀔 때마다 (반드시) 입어야 하는 옷이 있듯이
각각의 시대에 발생하는 문제를 매번 새로운 생각으로 해결하는 방식”(39)


주점에서 친구와 맥주를 주문하면서, 친구는 해당 맥주 양조 업체가 시민 의식도 없고, 온갖 환경 파괴를 저지른 책임 있어, 자신은 그 맥주를 마시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신념을 지키려는 친구의 모습이 품위 있는 행동이라 느꼈다는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어 일상에서 마주하는 품위를 지키는 삶과, 무례한 사례들을 열거한다.


가볍게 시작된 이야기는 소셜미디어 공간과 정치공간에서 차별과 멸시, 비난과 혐오가 난무하는 모습을 비춰준다. 사건의 본질은 온데 간데 없고 비난과 멸시로 가득한 댓글들만 살아남는 소셜미디어 공간은 점점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하수구가 되어 간다고 진단한다. 극우 세력이 정치세력화 되면서 차별과 배제, 증오와 혐오의 목소리가 점점 노골화되어 가는 현실을 짚어주기도 한다.

악셀 하케는 품위란 한 인간이 스스로를 통제하는 행위이고, 사람은 저마다 다르다는것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또한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가 <이것은 물이다>에서 이야기한 기본 설정 값 벗어나기를 소개하며 품의 있는 삶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한다. ‘자기중시적 본성과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기본 설정 값을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와 실천으로 모든 유형의 인간과 연대하려는 연대감이 우리가 인간다운 품위라 칭하는 가치의 근본적인 토대라고 이야기한다.


악셀 하케는 품위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한다고 당위를 주장하거나 강요하지 않으며 가벼운 사례로 시작해 점점 범위를 확장하며 품위라는 것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도록 이끌어준다.


차별과 멸시를 넘어 혐오의 시대에 인간의 본능으로서 내재되어 있는 기본 설정 값을 넘어 서로가 입장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관심을 가질 때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생긴다.


한 인간이 스스로를 통제하는 행위()
품위란 다른 이들과 기본적인 연대 의식을 느끼는 것이며,
우리 모두가 생을 공유하고 있음을 느끼는 것이라고.
또한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크든 작든 모두 동일하게 중요하며,
이를 일상의 모든 상황 속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마음이다.(208)


우리가 미덕이라 여기는 가치를 끊임 없이 의심하면서,
자기 확신을 조금 낮추어 잡는 것이 이성적인 태도라 생각해.(213)


품위 있는 인간이 되고 싶으면 먼저 결심을 하나 해야 해.
그리고 그 결심을 월리스가 말한 것처럼
자신의 이성적 판단을 활용해 자동으로 흘러가는 생각을
붙잡아 돌리려는 자세인 거지.(240)


당신이 아는 모든 인간과 당신이 그들에게 가하는 모든 행위는
언젠가 어떤 방식으로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므로 각각의 인간은 다른 모든 이들에 대해 책임이 있다.
어떤 개인적인 신념이 있다 하더라도
이 책무를 잊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타인에 대한 책임은 도덕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
인간은 서로 다르다.
그리고 우리는 이 차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
콰메 앤터니 애피아 <세계시민주의>(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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