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요괴 도감
고성배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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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요괴 도감>, 고성배 지음, 비에이블, 2020.


어린 시절 친구들과 곧잘 주고받던 질문 중에 귀신, 외계인과 같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믿는지를 묻는 것들이 많았다. 귀신을 보았다는 친구도 있었고, 외계인을 보았다는 뉴스를 모은 잡지를 통해 그 존재를 확신하는 친구도 있었다. 대체로는 눈으로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믿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나 또한 확신에 가까울 정도로 확고하게 믿었는데, 어느 순간인가부터 확신에 가까울 정도로 믿지 않게 되었다. 마치 산타클로스의 존재에 대한 믿음과 같은 것 아닐까 싶다.


성인이 된 이후에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더 이상 이런 질문을 하지 않는다. 귀신과 외계인의 존재가 삶의 우선순위에서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동양 요괴 도감>은 나에게 귀신의 존재를 믿느냐고 다시금 질문을 던졌다. 존재하지 않기에 믿지 않는 경향이 있었는데 저자가 프롤로그에 밝힌 오리너구리 일화를 통해 몇몇 요괴들은 다소 과장이 있더라도 실제로 있었을 가능성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리너구리를 생각해보자.
너구리의 몸에 오리주둥이가 달려있는,
오리와 너구리라는 말도 안 되는 조합에 발톱엔 독까지 있는 존재.
이 얼마나 상식에서 벗어난 생물인가.
만약 오리너구리의 존재를 모른 채 고서에서 이 생물의 묘사를 보았다면
우린 어떻게 생각했을까?(4)


<동양 요괴 도감>은 고문서와 민간 전설에 등장하는 요괴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우선 그 다양함에 놀랐다. 한국, 중국, 일본은 물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이란, 이라크 지역의 요괴 200여 개가 수록되어 있다. 세상에 이렇게나 많은 요괴가 있구나 싶었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친숙한 봉황, 해치, , 기린, 구미호도 있고, 전혀 생소한 요괴들도 있지만 대체로 처음 접하는 요괴들이 많았다.


요괴 도감이기에 해를 입히는 요괴들만 소개되는 건 아닐까 싶었는데, 해를 입히지 않는 요괴, 심지어는 소원도 들어주는 착한?’ 요괴들도 있어 이들을 찾아 읽는 재미도 있었다. 소원을 들어주는 갓파나 진실을 알려주는 세요는 어딘가에 실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전작인 <한국 요괴 도감>과 전 세계 악마를 모아 기록한 <검은 사전>, 고문헌 속 한국 판타지 식물과 묘약 레시피를 모은 <괴초록>, 초기 SF 영화 속 과학 장치를 모아 기록한 <기믹스>들이 궁금해졌다.


당신은 귀신, 요괴의 존재를 믿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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