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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 피플
샐리 루니 지음, 김희용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4월
평점 :
『노멀 피플』, 샐리 루니 지음, 김희용 옮김, 아르테, 2020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에서 중등학교를 다니는 메리앤. ‘그녀는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을 노골적으로 경멸하고, 친구가 없어서 혼자 소설을 읽으며 점심시간을 보낸다. 많은 아이들이 그녀를 몹시 싫어한다.’ 같은 학교를 다니는 코넬. ‘그는 공부를 잘하고, 축구에서 센터 포워드이며, 잘생긴 데다 싸움도 하지 않는다. 모두가 그를 좋아한다.’
메리앤의 엄마는 변호사이고 집안이 부유하지만 딸에게 무관심하고, 코넬의
엄마는 메리앤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고 가난하지만 아들과 격의없이 친밀하게 지낸다. 메리앤과 코넬은
사회, 가정, 경제적으로 상반된 위치에 있지만 이성적으로
끌려 비밀리에 사랑을 나누기 시작한다.
주변의 눈을 피해 은밀한 사랑을 나누던 둘은 친구들로부터 관계를 의심 받고 코넬은 자신을 좋아하던 여학생과
교제하며 의심을 불식시키지만 메리앤은 이 일을 계기로 학교를 자퇴한다. 스스로에게 그리고 주변으로부터
정식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사랑은 흐지부지 마무리 되지만 이후에도 메리앤과 코넬은 서로를 몹시 그리워한다.
다음해 대도시의 같은 대학교에 입학한 메리앤과 코넬. 대학에서
자신처럼 부유한 가정의 친구들과 어울리던 메리앤은 중등학교 시절과 다르게 친구들과 활발하게 어울리지만 학비 때문에 일과 학업을 병행하던 코넬은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어느 날 대학에 아는 사람을 만들 요량으로 나간 파티에서 우연히 마주친 메리앤과 코넬. 중등학교 시절과 다르게 사교적으로 바뀐 메리앤은 코넬에게 자신의 친구들을 소개해주고 이 후 교내 사교 모임에 항상 함께한다. 그리고 또다시 서로의 모든 것을 공유하고 교감하며 사랑을 나누지만 다른 이성과의 교제, 일탈까지 허용하며 위태로운 관계를 유지한다. 둘의 사랑은 상반된
배경, 그로인한 갈등과 불안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사랑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소설은 메리앤과 코넬을 통해 20대 초반 젊은이들이 한번쯤 은
겪어 봤을 관계의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주인공의 배경과 행동방식을 통해 어려움의 본질이 무엇인지
과감하고 극명하게 드러내 독자들이 대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부엌의 정적이 마치 하얗게 밀려오는 세찬 물소리처럼
그녀의 귓속에서 시끄럽게 울렸다. (82쪽)
그는 경험을 말로 적어 두는 행위가
매우 효과적이라고 느낀다.
마치 경험들을 병 속에 가둬놓은 듯,
절대로 그에게서 휘릭 사라져버리는 일은 없을 것처럼 느껴진다. (196쪽)
잎사귀들이 떨어져 땅의 한 부분을 덮고 있다가
결국 그 토양과 섞여버리듯이,
지금은 너무 많은 것이 시간에 덮였다.(29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