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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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다산책방. 2020.


<어둠의 눈>은 초자엱연적인 현상에서 빚어지는 특유의 분위기를 감동적인 드라마와 연결 짓는 데 귀재로 알려진 딘 쿤츠의 초기작으로 1981년에 출간되었다. 40년 전 소설이 현재 전세계적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소설에 등장하는 우한-400’이라는 바이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닮아 있기 때문이다. ‘우한-400’은 정부 주도하에 만들어진 생화학 무기인데 부디 현실에 없는 허구적 상상이기를 소망하며 소설을 읽었다.


라스베가스의 무용가로 시작해 소규모 공연의 안무가를 거쳐 일류 호텔의 공연 제작자가 된 크리스티나 에번스. 1년 전 그녀는 캠프에 간 12살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그 일로 남편과 이혼까지 하게 된 크리스티나는 슬픔을 잊기 위해 일에 몰두했고 그녀가 제작한 거대한 규모의 공연은 성공적으로 막을 올린다. 처음 무대를 올리던 날 변호사 엘리엇을 소개 받은 크리스티나는 그와 사랑에 빠질 것 같은 예감을 느끼며 그녀 인생에 드리운 비극의 장막이 걷히는 듯 했다.


하지만 그 무렵 기괴한 일들이 그녀 주변에서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죽은 아들 대니의 방에 놓여있던 칠판에 서툰 글씨체로 죽지 않았어라는 다섯 글자가 적혀 있다. 매일 밤 그녀의 꿈속에 나타나 자신을 구해달라고 애원하는 아들 대니. 혼란스러운 크리스티나는 참혹한 교통사고 때문에 끝내 얼굴을 보지 못한 아들의 시신을 보기 위해 변호사 엘리엇의 도움으로 무덤을 파헤쳐 보기로 한다.


변호사 엘리엇은 전직 국가기밀요원 출신 판사 케네벡에게 무덤을 팔 수 있는 허가를 요청했다. 그로부터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비밀단체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는다. 같은 시각 대니의 방을 정리하던 크리스티나도 집이 폭파되는 위기에 처한다. 15년 전 정보국 요원으로 활동했던 엘리엇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다. 대니의 무덤을 파헤치려 하자 시작된 생명의 위협. 대니의 죽음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크리스티나와 엘리엇은 비밀을 알기 위해 대니의 장례사를 찾아 리노로 떠나기 전 들린 레스토랑에서 또다시 기괴한 일이 벌어진다. 주크박스에서 귀청을 찢을 듯 반복되는 두 마디 죽지 않았어. 죽지 않았어. 죽지 않았어..’ 순간, 크리스티나는 이 섬뜩한 징후 뒤에 숨은 존재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대니는 살아있고, 이 초자연적인 현상은 대니가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보내는 메시지라 생각한다.


엘리엇과 크리스티나는 리노에 도착해 장례사를 찾아가지만 그는 이미 살해되었다. 이제 사건의 유일한 증거는 대니. 크리스티나는 대니를 직접 찾기 위해 캠프 일행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시에라네바다산맥 지도를 구입하고 대니의 염력이 실행되기를 기다린다. 또다시 나타난 초자연적인 힘. 지도에 선명해진 길을 따라 대니를 찾아 나선 둘은 산 속 깊은 기지에서 우한-400’ 바이러스를 이용한 정부의 거대한 음모가 1년 전 교통사고와 얽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대니는 무사히 엄마 품으로 돌아 올 수 있을까


<어둠의 눈>을 읽으며 어린시절 브라운관TV로 보았던 서스펜스 영화가 떠올랐다. 조악하고 어설프지만 요즘 영화처럼 폭력적이지 않고 주인공이 죽음을 대하는 태도는 진중하다. 소설은 아날로그 감정이 그리운 중년들에게는 추억을, 뉴트로가 유행하는 청년들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웃음은 고통받은 이들을 위한 연고이자
절망에 맞서는 최선의 방어고
우울증에 듣는 유일한 약이다.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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