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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해석 - 당신이 모르는 사람을 만났을 때
말콤 글래드웰 지음, 유강은 옮김, 김경일 감수 / 김영사 / 2020년 3월
평점 :
『타인의 해석』, 말콤 글래드웰, 유강은 옮김, 김영사, 2020.
말콤 글래드웰은 신작 <타인의 해석>에서 ‘우리가 타인을 파악하기 위해 선택했던 전략을 모두 수정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낯선 사람이 면전에서 거짓말을 하는데도
왜 알아차리지 못’하는 이유와 ‘낯선 사람을 만나지 않을
때보다 왜 직접 만났을 때 더 알기 어려’운지 예시 사례와 심리 실험 결과를 토대로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1938년 영국 총리 네빌 체임벌린과 아돌프 히틀러의 만남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최대 실수’로 꼽으며, 체임벌린이 히틀러를 직접 만나 회담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히틀러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제2차 세계대전 발발도
막지 못했다고 한다. 오히려 회담을 통해 체임벌린은 히틀러를 잘 알게 되었고, 히틀러도 ‘전쟁을 무척 싫어한다’는
그릇된 믿음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체임벌린은 우리 모두 낯선 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동일한 가정에 입각해서 행동하고 있었다.
우리는 개인적 상호작용을 통해 모은 정보가 특출하게 소중하다고 믿는다.(56쪽)
체임벌린과 핼리팩스와 헨더슨이 눈이 먼 것은(…)
똑똑하고 헌신적인 사람들이 기만을 당하면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무능과 관련된 문제다.(59쪽)
그럼
낯선 사람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말콤 글래드웰은 ‘진실기본값’ 모드에서 벗어나기, 겉으로 드러난 태도를 근거로 정직성을 판단하지
않기, 낯선 사람 탐색의 한계성 인정하기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비대칭적 통찰의 착각’
남이 나를 아는 것보다 내가 남을 더 잘 안다.
그리고 내가 그에게 없는 그에 관한 통찰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으면,
귀를 기울여야 할 때 이야기를 하고,
또 남들이 자신이 오해를 받거나 부당한 평가를 받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표명할 때 마땅히 가져야 하는 것보다 인내심을 갖지 못하기 쉽다.(74쪽)
진실기본값 모두에서 벗어나려면 러바인이 말하는 ‘계기(Trigger)’가 필요하다.
약간 미심쩍은 정도나 의혹은 계기가 될 수 없다.
처음 품은 가정에 어긋나는 증거가 결정적인 것으로 밝혀질 때만
비로소 진실기본값 모드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침착한 과학자들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어떤 것이 사실인지 허위인지 천천히 증거를 모은 뒤에 결론에 이르지 않는다.
우리는 정반대로 행동한다. 일단 믿고 본다.
그리고 의심과 걱정이 점점 커져서 해명되지 않을 때가 되어서야 믿는 것을 멈춘다.(102쪽)
의심은 믿음의 적이 아니다. 의심과
믿음은 동반자다.(151쪽)
우리는 사람들의 태도를 근거로 정직성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친절하고 매력적인 데다가 말을 잘하고 자신 있는 사람이
손을 꼭 잡고 악수하면 믿음직하게 보인다.
초조하고 미덥지 못하며 말을 더듬고 불안한 사람이
내용 없는 설명을 빙빙 돌려 하면 믿음직해 보이지 않는다.(216쪽)
우리는 낯선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탐색에
실제적인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절대 진실의 전부를 알지 못할 것이다.
온전한 진실에 미치지 못하는 어떤 수준에 만족해야 한다.(311쪽)
낯선 사람의 행동과 말 모두를 의심하며 살 수는 없다. 이러한 의심은 원만한 인간관계로 발전하는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타인을
잘 알고 있다거’나 ‘자신도 모르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는 섣부른 믿음을 갖지 않는 것, 타인에 대해 갖고 있는 작은 믿음도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다는 유연함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